증권업계 "원금보장형 우리사주제도 실효성 미흡"
증권업계 "원금보장형 우리사주제도 실효성 미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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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형 상장사·비상장사 수혜 無

[서울파이낸스 윤동기자] 자본시장연구원에서 제시한 원금보장형 우리사주제도 대해 증권업계와 학계 등이 실효성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다. 리스크가 커 적용 가능한 곳이 대형 상장업체 수십 곳에 불과하다는 것.

7일 오후 자본시장연구원은 금융투자협회 3층에서 '원금보장형 우리사주제도의 도입 및 활용'을 주제로 정책세미나를 개최했다. 이날 발표를 맡은 송홍선 자본시장연구원 펀드·연금실장은 "그간 근로자들이 주가하락을 우려하기 때문에 우리사주제도가 발전할 수 없었다"며 "근로자들의 안정을 위해서라고 원금보장형 우리사주제도의 도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증권업계와 학계는 회의적인 방응을 보였다. 김성락 한국투자증권 상무는 "증권사 입장에서 우리사주조합 대신 주가 하락의 리스크를 감당해야 하는데 위험이 너무 크다"며 "제도가 도입되더라도 리스크에 맞춰 상품을 설계할 수 있을 만큼 리스크 헷지가 되는 상장사는 50곳에 불과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정재만 숭실대학교 교수도 "상장사보다 비상장사가 더 열악한 곳이 많은데 그런 곳은 사실상 제도가 도입되더라도 증권사와 계약을 맺기 어렵다"며 "많은 곳이 혜택을 받기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동시에 이번 제도가 우리사주가 가지는 장점을 희석시킨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우리사주제도가 근로자들도 기업 주가의 등락에 따라 손실을 볼 수 있기 때문에 근로의욕이 고취될 수 있는데 원금을 보장해 주면 이런 효과가 사라진다는 것.

이호성 한국경영자총협회 상무 "원금보장을 하는 것이 우리사주제도의 원래 취지와 맞는 것인지 의문이 든다"며 "손실을 무조건 근로자가 지게 할 수는 없지만 또 전부 원금을 보장해주는 것도 우리사주제도의 장점을 살리기 어렵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원금보장형 우리사주제도의 수수료 부분을 해결하기 위해서 도입이 제안된 우리사주 대여제도에 대해서도 소유권의 문제로 제도의 장점이 희석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신범철 경기대학교 교수는 "대여제도의 핵심사항은 소유권 이전의 문제"라며 "대여제도로 소유권을 넘겨주면 주식도 안 가지고 있는 상황에서 주인의식이 생길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지적에 대해 송 실장은 "실제 제도의 수혜를 받는 회사는 50곳 정도겠지만 그 50곳이 모두 근로자를 많이 보유하고 있는 대기업이기 때문에 근로자 수로 보면 제도 혜택 마켓쉐어는 늘어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우리사주제도의 장점을 희석시킨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근본적으로 모럴헤저드 문제인데 크게 많을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며 "현재 제도를 도입한지 상당시간 지난 유럽에서도 이에 대한 문제가 없이 제도가 잘 운영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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