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카 25%룰, 연내 폐지될까?
방카 25%룰, 연내 폐지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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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규제완화 건의…금융위, 금융연구원에 용역

[서울파이낸스 유승열기자] 최근 은행들이 금융당국에 방카슈랑스 규제 완화를 건의하면서 '방카 25%룰'을 둘러싼 공방이 뜨거워지고 있다. 금융업계에서는 연내 방카 규제가 완화 또는 폐지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3일 보험 및 금융업계에 따르면 은행연합회는 최근 금융위원회에 방카슈랑스 규제 폐지 의견을 건의했다. 은행권이 방카 규제 완화를 건의한 것은 지난해 10월 이후 5개월만이다.

그동안 은행권에서는 방카슈랑스 25% 룰을 45% 등으로 확대하거나 폐지하고, 판매하지 못하는 보험상품을 팔 수 있도록 해달라고 금융당국에 건의해 왔다. 방카슈랑스가 주요 영업채널로서 안정적으로 정착했다는 게 주된 근거다. 더욱이 금감원이 변액보험 미스터리쇼핑 결과 합격점을 받은 점도 은행권 주장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실제 방카시장은 지난 2003년 8월 처음 도입된 이후 현재 저축성보험과 질병·상해보험, 변액보험 등 단계적으로 은행 창구에서 판매 가능한 상품군을 열어줬다.

그러나 현재는 3단계까지만 허용돼 현재 보장성·자동차보험은 판매할 수 없으며, 방카 25% 룰과 영업점 판매 인원 제한이 유지되고 있다. 방카 25% 룰은 개별 은행에서 판매하는 특정 보험사 상품 비중이 25%를 넘을 수 없도록 하는 규정이다.

이후 2011년 4단계 방카 규제에 대한 논의가 이뤄졌지만 보험업계의 반발 등으로 유예됐다. 하지만 최근 금융위는 한국금융연구원에 연구 용역을 맡기고 이에 대한 보고서를 작성토록 하는 등, 은행권에 힘을 실어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보험업계 내에서는 이에 대한 의견이 크게 나뉘고 있다. 대형 보험사들은 은행들이 보장성보험을 판매할 수 있게 되면 꺾기, 불완전판매가 심심찮게 일어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이미 대출과 보험상품을 꺾기로 많이 판매하고 있다는 게 업계의 주장이다.

또 저축성보험은 은행의 예·적금과 비슷해 상품설명이 비교적 쉽지만 보장성은 구조가 복잡하고 난해한 탓에 고객이 이해하기 쉽게 설명해주기가 힘들어 불완전판매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다.

특히 방카25%룰을 확대하거나 폐지한다면 은행들은 같은 계열 생보사의 상품에 집중할 가능성이 높다. 은행은 수수료를 받을 수 있고 생보사는 매출액을 높여 단기적으로 실적을 올릴 수 있기 때문이다.
 
반면 중소 보험사들은 규제완화에 찬성하고 있다. 방카 규제로 소비자들의 선택권이 제한된다는 것이 주된 근거다. 특히 지난 10년간 방카 판매에 따른 뚜렷한 부작용이 없었던데다 보험사들 역시 보장성보다 저축성보험 판매에 열을 올려왔다는 점에서 보험업계의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보험업계 한 고위 관계자는 "조만간 방카 규제가 풀릴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미 지난해부터 은행은 준비작업을 착실히 나서왔지만 보험업계에서는 이전과 같은 주장만 반복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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