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QE3 축소 앞두고 글로벌 금융시장 '폭풍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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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흥시장 불안 변수…인도 금융위기 우려
국제금융센터 "9월 금융시장 위험" 경고

[서울파이낸스 채선희기자] 미국이 이르면 9월 양적완화규모 축소를 시작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이 불안감에 휩싸이고 있다. 특히 미국의 출구전략으로 가장 먼저 타격을 입을 신흥시장이 글로벌 금융시장의 주요 변수로 떠오르며 금융위기 발발 가능성까지 대두되고 있다.

20일 서울 외환시장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3.9원 오른 1119.5원에 출발한 직후 이내 1120원대를 돌파해 장중 한때 1123.9원까지 급등했다. 그러나 환율은 상승폭을 축소해 전날보다 5.2원 오른 1120.8원에 장을 마쳤다. 이날 코스피 역시 1900선이 무너지며 전날보다 29.79포인트(-1.55%) 내린 1887.85에 장을 마쳤다.

동남아시아를 중심으로 신흥국 경기 개선에 대한 우려가 가중되고 미 연준의 9월 양적완화 축소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신흥국 경제가 가장 먼저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되자, 시장 참가자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특히 인도의 경우 이른바 '트리플 약세'가 나타나며 금융위기 발생 가능성이 부각, 지난 1997년 외환위기의 악몽이 재현되고 있다.

이날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인도의 10년물 국채금리는 전날보다 25bp 오른 9.49%를 기록해 12년만에 최고 수준으로 올라섰으며 루피화 가치는 사상 최저 기록을 경신했다. 인도 주가는 지난 16일 4% 떨어진 데 이어 19일에도 1.6% 하락하며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인도네시아와 태국의 경우 경제성장률이 떨어지고 경상수지가 확대되면서 펀더멘털에 대한 의구심이 커지는 상황이다. 인도네시아 주식시장의 자카르타 종합지수는 고점 대비 20% 하락했으며 루피아화 환율은 4년여 만에 최고치를 나타냈다. 게다가 최근 인도네시아 중앙은행이 지급준비율을 인상하기로 결정하면서 금융시장에 부담을 주고 있다는 분석이다.

태국 역시 2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하고 2분기에는 경상수지 적자가 대폭 확대될 것으로 보이면서 금융시장이 흔들리고 있다. 이에 해당 국가들의 자금이탈 위험은 더욱 커질 것이라는 지적이 잇따라 제기되고 있다.

정지영 한국은행 신흥경제팀 팀장은 "특히 금융위기 우려까지 대두되는 인도의 경우 당국이 외환관리를 잘 하려고 했던 부분이 오히려 역효과가 나고 있다"며 "시장을 방어할 만한 실탄이 부족한 상황이라고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현재 문제가 되는 해당 국가들은 펀더멘털 자체는 금융위기가 올 정도로 문제 있을 정도가 아니지만 미국의 양적완화규모 축소와 맞물려 금융시장이 출렁이고 있다"며 "참가자들이 서로 위험을 공유하며 신흥시장에 대한 불안감이 섞인 군중심리가 커지고 있는 듯 하다"고 우려했다.

이영원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인도와 인도네시아, 태국 등은 지난 4~5월까지만 해도 긍정적으로 평가되며 자금유입이 꽤 있었지만 지금은 미국 양적완화 축소와 맞물려 다시 돌아오는 과정으로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다만 그는 신흥국 경제의 불안이 한국 금융시장까지 확대될 가능성은 낮게 봤다. 그는 "이날 국내 주식이나 환율시장은 과민반응 한 것으로 보인다"며 "한국은 이미 한고비를 넘긴 상황에서 경제가 성장 추세에 있고 경상수지도 큰 폭의 흑자를 보이고 있기 때문에 해당 신흥국가들과는 차별화를 둬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국제금융센터는 전일 보고서를 통해 9월 국제 금융시장의 위험성을 경고했다. △美 양적완화 축소△선진국 경기우려 완화△신흥국 경기우려 지속△유럽 정치불안 △日 소비세 인상 논란△美 부채한도 협상 △중동 불안 확산 등이 금융시장의 주요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는 것.

안남기 국제금융센터 연구원은 "글로벌 주요 변수들에 대한 불확실성이 상반기에 비해 더욱 커지고 있는 가운데 9월 이후 이벤트 리스크가 확대되는 등 금융시장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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