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납이냐, 개편이냐"…금융지주 임금조정 '제각각'
"반납이냐, 개편이냐"…금융지주 임금조정 '제각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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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H농협, 하나 이어 임원 급여 반납
KB·신한, 성과 연동 체계개편 추진

[서울파이낸스 문지훈기자] 경영환경 악화로 금융권 수익성이 크게 하락하면서 주요 금융지주사들이 임원급 연봉조정에 나서고 있다. 특히 일부 지주사는 급여체계에 대한 손질작업에 나섰지만 조정과정에서 차질을 보이고 있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NH농협금융지주는 농협중앙회 임원들과 함께 급여 10%를 반납키로 했다.

급여 반납 기간은 이달부터 연말까지로 기본금의 10%를 자발적으로 반납한다. NH농협금융 내 급여 반납 대상은 임종룡 회장을 비롯해 김주하 부사장, 정연호 상무 등 3명으로 농협중앙회 및 계열사 임원을 포함할 경우 총 87명이 급여를 반납하게 된다.

농협의 이 같은 조치는 올 상반기 수익성 저하가 심각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NH농협금융의 경우 이자수익 감소와 STX그룹 구조조정 등 부실채권 증가로 실적이 악화된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지주사 중 가장 먼저 임원 급여 반납에 나선 곳은 하나금융지주. 하나금융은 지난달 김정태 회장 급여의 30%을 반납키로 했으며 최흥식 하나금융 사장, 김종준 하나은행장, 윤용로 외환은행장의 경우 20%를 반납했다.

이와달리 KB금융지주와 신한금융지주는 급여 반납이 아닌 체계 개편을 추진 중이다. 고정급여와 장·단기 성과급으로 구성된 급여체계를 단순 삭감이 아닌 실제 성과와 연동, 실적이 저조할 경우 높은 성과급을 받지 못하도록 하는 데 방향을 맞추고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 구체적인 방안은 내놓지 못하고 있다. 신한지주의 경우 당초 급여체계 개편을 마치고 22일 이사회에 부의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추가 검토기간을 갖기로 하면서 결정이 연기됐다.

신한지주 관계자는 "이사회 부의를 위해 사외이사들에게 안건에 대해 사전 설명하는 자리에서 내년 금융산업 전망, 경쟁사, 선진금융기관 사례 등 전반적으로 면밀히 봐야하지 않겠냐는 의견에 따라 다음 이사회에서 논의키로 했다"며 "다음 이사회는 오는 10~11월께 열릴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KB금융은 이사회 산하 평가보상위원회가 컨설팅 회사로부터 받은 용역결과를 토대로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금융지주의 경우 이순우 회장(겸 우리은행장) 취임 후 임원들의 연봉이 아닌 업무추진비를 20% 삭감했다.

이처럼 각 금융지주사들이 임원 급여를 반납하거나 체계를 손질하는 것은 부진한 실적에도 불구하고 높은 수준의 급여를 챙긴다는 금융당국의 지적과 고액 연봉에 대한 여론의 질타에 따른 대응방안의 성격이 짙다.

금융권 안팎에서는 특히 급여를 반납한 곳에 대해 향후 임원 연봉이 기존대로 복구될 가능성에 대해 지적하고 있으며, 반납한 금융지주사들도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한 금융지주사 관계자는 "내년에도 경영여건이 좋지 않다면 급여 반납이 이어질 수 있지만 정상화 가능성이 있다면 복구될 것"이라며 "향후 상황에 따라 판단해야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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