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농협 껴안기 '혈안'
금융권, 농협 껴안기 '혈안'
  • 황철
  • 승인 2005.10.16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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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환銀 LG카드등 M&A 전략적 파트너로 '각광'
단독인수 어려워...풍부한 자금력때문에 입지 넓어져.

외환은행, LG카드 등 금융권 최대 매물의 매각작업이 임박하면서, 전략적 투자자로서 농협의 입지가 크게 강화되고 있다.

양 금융사 모두 매각 가격만 수조원에 달해, 시중은행들의 단독 인수는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전망이 우세하기 때문이다.

이에 1조원 이상의 여유자금을 보유하고, 투자금융을 강화하고 있는 농협은 전략적 파트너로서 더없이 좋은 상대로 지목되고 있다.

외환은행, LG카드 등에 대한 매각논의는 내달을 기점으로 본격화될 전망이다.

산업은행이 11월 LG카드의 공식적인 매각공고를 예정하고 있고, 외환은행 대주주 론스타의 의무보유기한도 이달 31일로 끝나기 때문.

특히 산업은행은 내년 3월까지 LG카드 매각을 종료할 계획이고, 대내외적 악재가 겹친 론스타도 외환은행 매각을 서두를 가능성이 큰 상태다.

농협이 이들에 대한 M&A과정에서 다크호스로 떠오른 것은 상대적으로 풍부한 여유자금 때문이다. 농협은 9조원 가량의 자기자본 중 출자제한 15% 적용시 1조3천5백억원 가량의 자금 여력을 보유하고 있다.

그러나 인수의사를 밝힌 우리, 신한, 하나 등은 각각 3천억에서 1조원 내외의 여유자금을 갖고 있어 단독인수는 힘든 상태다.

LG카드, 외환은행의 매각 대금을 최소 3조원으로 잡아도 1~2조원의 자금은 외부 조달을 해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이런 상황에서 1~2조의 여유자금을 갖고 있는 농협은 가장 매력적인 파트너일 수밖에 없다. 특히 농협이 이들 매물에 대해 단독 인수보다는 PEF 등을 통한 투자에 나설 수 있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전략적 제휴에 대한 기대를 한껏 부풀게 하고 있다.

이에 인수 희망 은행들은 농협과의 컨소시엄 구성을 통해 M&A에 나서는 방안 등을 적극적으로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농협은 산업은행, 우리은행 등과 PEF 구성 등을 협의한 바 있어, 국내 은행들의 전략적 파트너로서 입지를 굳혀 왔다.

은행권 관계자는 “외환은행, LG카드 등은 모두 금융시장의 판도 자체를 변화시킬 초대형 매물”이라면서 “리딩뱅크를 노리는 시중은행들로서는 놓칠 수 없는 기회인만큼, M&A의 키를 쥐고 있는 농협의 역할이 더욱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문제는 증권사 인수의사를 공식적으로 밝히고 나선 농협의 자금 여력이 지속될 수 있느냐는 점이다. 또 전략적 투자이긴 하지만 1조원에 달하는 대규모 M&A 투자에 대한 관계당국의 반응도 해결해야할 과제다.

농협은 증권사 인수에 약 2천억원 정도의 적정가를 산정하고 있지만, 추가적으로 수천억원의 자금이 소요될 수도 있다. 이렇게 되면 여유 자금은 절반 수준으로 떨어질 수 있다.

특히 1조 이상의 전략적 투자가 가능하다 해도 특수은행으로서 관계당국의 눈치를 살필 수밖에 없다.

은행권 관계자는 “증권사 인수에 나서거나, 소규모 PEF 형태가 된다면 투자 자금은 시장의 기대와 달리 현격히 줄어들 수 있다”면서 “M&A나 투자금융 확대 등을 통한 종합금융사 변모에 대한 부정적 여론도 변수가 될 수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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