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이고 깎고 합치고'…증권사 생존 몸부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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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사 주도 구조조정·지점 통폐합 가속

[서울파이낸스 윤동 고은빛기자] 지난해 11년만에 적자를 기록한 증권사들이 올 들어 구조조정에 더욱 속도를 내고 있다. 특히 고비용저효율 구조로 인해 적자폭이 컸던 대형사들이 업계 구조조정을 이끄는 모습이다.

11일 삼성증권은 점포 통폐합과 함께 3년차 이상 직원들을 대상으로 한 대규모 희망퇴직 추진계획을 발표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희망퇴직으로 500여명에 가까운 인력이 회사를 떠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날 김석 삼성증권 사장은 "현재와 같은 상황이 지속될 경우 적자를 넘어 회사자체 존립이 위협받는 절체절명의 위기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며 "회사의 미래와 비전 달성을 위한 불가피한 선택으로 특단의 경영효율화 조치를 단행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우리투자증권도 NH농협지주의 인수절차가 마무리단계에 접어들면서 대규모 구조조정 가능성이 수면위로 떠올랐다.  업계에서는 NH농협지주가 우리투자증권 직원의 30%에 해당하는 1000여명을 구조조정 할 것이라는 소문까지 나돌고 있다.

이에 앞서 교보증권은 지난달 4일 6개 지점 축소안을 이사회에 상정할 예정이었으나 노동조합의 반대로 무산됐다. 그러나 비용절감 차원의 자구노력은 지속해 나간다는 방침이어서 향후 어떤 형태로든 구조조정이 진행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메리츠종금증권도 19개 점포를 5개 대형점포로 개편하겠다는 방침을 밝혔으며, 한국투자증권도 최근 서울 도곡지점과 관악지점 2곳을 통폐합했다. 하나대투증권 역시 연내 지점 5~6곳에 대한 통폐합 방안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매물로 나온 현대증권의 경우 구조조정 이슈에는 비켜서 있지만 향후 인수주체가 확정되면 지점 통폐합 및 인력감축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사실 증권업계의 구조조정은 최근 수년간 꾸준히 진행돼 왔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말 62개 증권사의 국내 지점수(본점 포함)는 1534개로 2012년 말 1674개 대비 8.36% 줄었다. 같은 기간 증권사 임직원 숫자도 4만2802명에서 4만241명으로 5.98% 감소했다.

그러나 지난해 4~12월 기간 동안 증권사들의 당기순이익이 마이너스로 집계되는 등 11년 만에 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나오면서 매년 반복되는 소폭의 구조조정만으로는 수익성 방어에 역부족이라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특히 일부 대형사는 90% 가까이 순이익이 감소하거나 적자를 기록하면서 구조조정에 사활을 거는 모습이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올해부터 증권사 실적이 일부 호전될 것이라는 의견도 있지만 적어도 올해까지는 인력 구조조정과 지점 통폐합 흐름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며 "특히 대형사의 구조조정이 본격화될 경우 그 여파가 중소형사들로 확산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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