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을 건 지주택뿐인데···서희건설, 3년간 완판은 딱 한 곳
믿을 건 지주택뿐인데···서희건설, 3년간 완판은 딱 한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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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2023년 분양한 11개 단지 중 10곳이 미분양
올해 6개 단지도 청약 경쟁률 미달···물량 적체 심각
미청구공사도 1036억원, 8년만에 최대···재무 불안 고조
서울 서초구에 있는 서희건설 본사 사옥. (사진=서희건설)
서울 서초구에 있는 서희건설 본사 사옥. (사진=서희건설)

[서울파이낸스 오세정 기자] 지역주택조합(이하 지주택) 사업을 주력하는 서희건설이 미분양 늪에 허덕이고 있다. 최근 2년 간 공급한 단지에서 미분양이 대거 발생한데 이어 올해 분양 단지들도 청약 성적이 저조한 상황이다. 문제는 미분양 리스크에 따라 미청구공사액도 8년여만에 최고치를 찍으며 재무 손실 우려도 커졌다는 점이다. 수익 확보를 위한 신규 사업도 뚜렷하지 않은 만큼 향후 분양 성과가 절실한 데 불황 속에 사업 반등도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25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서희건설이 2022년부터 2023년까지 2년 동안 분양한 11개 단지(조합원 취소분 제외) 가운데 10곳이 현재까지 미분양 단지로 남아 있다. 

미분양 단지는 2022년 분양한 △서희스타힐스 더 도화 △남전주IC 서희스타힐스 △두류 스타힐스 △인천 강화 서희스타힐스 1단지 △광주 탄벌 서희스타힐스 1·2단지와 2023년 분양한 △경산 서희스타힐스 △평택화양 서희스타힐스 센트럴파크 △진위역 서희스타힐스 더 파크뷰 △광양 세미존 서희스타힐스 등이다. 

이 중 서희스타힐스 더 도화는 100세대 넘는 미분양이 나와 계약자에게 위약금을 주고 분양계약을 해지하기로 했다. 2021년 분양을 시작한 광주 탄벌 서희스타힐스는 1·2단지 청약률이 저조해 현재 3차 일반분양을 진행 중이다.   

올해 분양 단지들도 미분양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실정이다. 지난 3월 3차 분양에 나선 광주 탄벌 서희스타힐스 1‧2단지를 포함해 같은 달 경기도 '이천 서희스타힐스 SKY'(343가구 모집 23명)와 '역북 서희스타힐스 프라임시티', 4월 '평택화양 서희스타힐스 센트럴파크 2차', 5월 인천 '검단 스타힐스 가현숲' 등 6곳을 공급했지만 모두 청약 경쟁률이 저조했다.     

특히 이천 서희스타힐스 SKY는 343가구 모집에 23명만 신청해 0.06대 1의 저조한 경쟁률을 보였고, 84㎡A·B·C 등 전타입 모집가구를 채우지 못했다. 평택화양 서희스타힐스 센트럴파크 2차도 369가구 모집에 29명(0.07대 1) 신청에 그쳐 전타입이 미달했다. 

이처럼 미분양 물량이 쌓이며 회사 미청구공사액도 불어났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서희건설의 사업보고서를 살펴보면 지난해 말 연결기준 미청구공사 잔액은 784억원으로, 1년 전(498억원)보다 57.4% 증가했다. 올해 1분기 연결기준으로는 32.1% 증가한 1036억원을 기록, 2016년 2분기(1238억원)이후 8년여만에 가장 높은 액수를 보였다.

미청구공사는 공사를 진행하고도 발주처에 청구하지 못한 금액으로, 회계상 자산으로 분류되지만 미래에 대금을 받지 못하면 손실로 전환돼 대표적인 잠재 부실 요인으로 꼽힌다. 보통 공사 연장으로 계획보다 많은 공사비가 투입되거나 원자재 가격 급등 혹은 미분양 발생 등의 이유로 증가한다. 

서희건설의 미청구공사액은 비슷한 규모의 경쟁사와 비교해 낮은 수준이지만 매출 약 88.4%가 주택을 비롯한 건축에 집중된 사업구조상 수익 악화가 불가피한 데다 향후 재무 불안 요소가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특히 주택사업에서도 지주택 사업을 주력하는 회사는 지방 분양시장 침체 장기화의 직격탄을 맞을 수 있다. 유동비율 178%, 부채비율 73% 안정적 재무구조에도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실제 서희건설은 업계 전반 자잿값 및 인건비 상승 속에서도 올해 1분기 전년 대비 매출액 확대와 원가율(80.6%) 방어에 성공했지만 영업이익이 다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현금창출력지표인 영업활동현금흐름은 마이너스(-) 592억원으로 전년동기 -138억원 대비 329% 급감했다. 이 수치가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은 기업활동을 통해 영업이익을 냈지만 빠져나간 현금이 더 많다는 의미다. 연도별로는 △2021년 2856억원 △2022년 1511억원 △2023년 806억원으로 3년새 71.7% 감소했다.

업계 관계자는 "고금리와 원자잿값‧공사비 상승 등으로 인한 건설경기 침체가 장기화하고 분양시장 역시 녹록치 않은 상황"이라며 "대부분 건설사들이 수익 확보를 위해 주택 사업 비중을 줄이고 신사업 발굴에 나선 가운데 지역을 기반으로 주택을 주력하는 회사들의 경우 경영상 어려움이 가중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서희건설 측과 수차례 전화 연락을 취했지만 닿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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