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닉스 등 일부 중견기업, 오너 일가에 배당금 '펑펑'
위닉스 등 일부 중견기업, 오너 일가에 배당금 '펑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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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6억 이익 내고 80억 현금배당
비상장 관계사 통해 배당 독식

[서울파이낸스 이은선기자] 일부 대기업에 이어 중견기업들도 비상장사를 이용해 오너 일가에 수십억의 배당금을 몰아준 것으로 나타났다. 한 해 당기순익을 초과하는 금액을 배당하는 것은 물론, 이익을 창출하고 있는 상장사의 배당 총액보다 관계사 지배주주 1인이 수령한 배당금이 6배 가량 많은 사례도 있었다.

18일 주주운동 컨설팅업체 네비스탁에 따르면 제습기와 공기청정기 등을 제조하는 위닉스의 관계사 위니맥스는 지난해 80억원을 현금배당했다. 같은기간 순이익인 76억원을 넘어선다.

위니맥스는 윤희종 위닉스 대표이사의 아들 윤철민 씨가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는 비상장사로 위닉스 제품의 판매와 사후관리를 담당하고 있다. 위니맥스는 지난해 위닉스의 실적 수혜를 고스란히 입었다. 위니맥스는 지난해 위닉스에서 1064억원어치의 제품을 납품받아 유통한 대가로 1719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문제는 위닉스 실적 호조의 수혜를 위닉스의 주주보다 위니맥스의 유일한 주주인 윤철민씨가 더 크게 누렸다는 점이다. 지난해 위닉스의 주주들이 수령받은 배당금을 모두 합한 총액은 겨우 12억7천만원에 그쳤다. 이는 위니맥스 주주인 윤씨가 배당받은 80억의 6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계면활성제와 특수산업용 유화제를 생산하는 한농화성의 비상장자회사 경산도 지난해 당기순익 30억원에 두 배가 넘는 70억원을 현금배당했다. 경산은 한농화성이 생산하는 화약약품의 도매와 운송을 맡고 있으며, 김응상 한농화성 대표이사의 아들인 김성빈씨가 지분의 45%를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 김성빈씨가 가져간 배당금은 총 31억5천만원이다. 반면 지난해 78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낸 한농화성의 배당총액은 고작 12억원으로 당기순익 규모가 반토막 수준인 경산보다 6배나 적은 수준이다.

동양강철은 비상장사 알루텍을 통해 박도봉 회장에 거액의 배당금을 몰아줬다. 알루텍은 박도봉 회장이 지분 43%를, 박 회장의 친인척과 특수관계인이 나머지 지분 전부를 보유한 회사다. 알루텍은 지난 2012년부터 2년 연속 순손실을 기록했지만 매년 6억원을 배당했고, 2011년에는 당기순익(10억원)의 두배인 19억원을 현금배당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엄상열 네비스탁 팀장은 "상장사인 모회사에서 이익을 축적하고 이렇게 축적된 이익으로 오너 일가를 위해서 배당한다면 이는 사실상 전체 주주의 이익을 갈취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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