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버랜드 상장 추진…윤곽 드러낸 '이재용의 삼성'
에버랜드 상장 추진…윤곽 드러낸 '이재용의 삼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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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버랜드 중심 지배구조에 '무게'

[서울파이낸스 윤동기자] 삼성SDS에 이어 삼성에버랜드까지 상장 계획을 발표하면서 삼성그룹의 지배구조 개편 작업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삼성에버랜드의 상장을 통해 이재용 부회장을 중심으로 한 새로운 삼성그룹의 지배구조가 만들어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 '순환출자 해소+재원마련' 이중포석

▲ 현재 삼성그룹 지분구조(출처=키움증권)

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날 삼성그룹은 삼성에버랜드의 상장계획을 발표했다. 업계에서는 삼성에버랜드가 상장을 추진하면서 지배구조 개편의 제반 준비가 완료됐다는 평가다. 삼성에버랜드가 삼성그룹의 순환출자 고리가 시작되는 핵심 계열사이기 때문이다.

동시에 삼성에버랜드는 이건희 회장을 이어 삼성그룹의 3세대 경영의 중심이 될 것으로 예상되는 이재용 삼성그룹 부회장이 25.1%의 지분을 보유해 최대주주로 있기 때문에도 관심을 받아왔다. 삼성에버랜드가 상장을 하면서 그룹의 지주사 역할을 맡게 되면 그만큼 이 부회장의 승계를 염두에 둔 지배구조 개편 작업이 빨라질 것이라는 시각이다.

특히 삼성에버랜드는 이 부회장을 제외하고도 이 회장과 이부진·이서현 사장 등 특수관계인의 지분이 45.56%에 달한다. 순환출자 해소를 위해 삼성카드, 삼성전기, 삼성SDI, 삼성물산이 보유한 삼성에버랜드 주식 18.48%를 모두 매각하더라도 경영권을 방어하기가 상대적으로 수월하다.

따라서 삼성가는 상장 후 삼성에버랜드 주식을 매각해 나온 자금으로 다른 계열사의 지분을 확대하는데 쓸 수 있다. 업계에서는 삼성이 삼성에버랜드의 주식의 가치를 높이고 현금화를 쉽게 하기 위해 상장을 추진한다는 것이 중론이다.

박중선 키움증권 연구원은 "삼성에버랜드의 상장으로 삼성은 지배구조 개편에 대한 재원을 마련할 수 있는데다 순환출자 구조도 개선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시나리오 압축…에버랜드·전자·물산 인적분할 가능성

현재까지 다양한 시나리오가 제기돼 왔지만 이날 에버랜드 상장추진 결정으로 삼성그룹의 지배구조 개편은 에버랜드를 중심으로 한 몇가지 시나리오로 압축됐다는 평가다. 

다만 아직 자금확보와 상속세 등 현실적 장애물이 여전해 삼성에버랜드의 상장 이후 후속조치가 이어질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 삼성그룹 지배구조 개편 후 예상 지분구조(출처=키움증권)
먼저 가장 많이 논의되는 시나리오는 삼성에버랜드가 상장 후 인적분할을 통해 지주사(홀딩스)를 설립하고, 이와 비슷한 방식으로 만들어진 삼성전자 홀딩스와 삼성물산 홀딩스를 통째로 합치는 방안이다.

추가로 삼성생명을 중심으로 한 금융지주사도 설립이 거론되고 있다. 위와 같은 방법으로 합병된 홀딩스들이 보유한 삼성생명 지분 40%를 별도로 수평분할하면 금산분리 문제를 해결할 수 있으면서 최대주주인 삼성가의 지배권도 유지할 수 있다는 것이다.

박선호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와 물산, 에버랜드가 각각 인적분할을 통해 지주회사들을 설립하고 이들을 통합하는 방법이 현재로 봐서는 가장 합리적"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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