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법(?) 따라 바뀐 은행 BI
로마법(?) 따라 바뀐 은행 B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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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은 관광공사지점, 파란색 대신 '색동' 간판 달아
신한은행을 상징하는 고유 색은 파란색이다. 지난 2002년 기존의 비둘기와 새싹을 의미하는 녹색에서 역동적인 파란색을 쓴 현재의 CI로 변경했다.
 
이에 따라 신한금융지주 모든 계열사의 CI는 파란색 구(毬) 위에 골드 빛 ‘S’자가 씌였다. 또한 모든 지점의 간판 색깔은 파란색이다.
 
그러나 서울시 중구 광교 소재 한국관광공사 1층에 있는 신한은행 무교지점 간판은 파란색이 아니다. 기본적인 CI형태만 있을 뿐 신한은행을 상징하는 파란색 구는 물론 'S'자의 골드 빛도 없다. 간판 색깔도 파란색이 아닌 빨간색과 분홍색, 노란색 등으로 어우러진 ‘색동 무늬’를 하고 있다.
 
▲   관광센터에 입주해 있는 신한은행 무교지점은 기존 신한은행 CI와 전혀 다른 형태의 간판을 하고 있다.
그렇다고 신한금융지주가 다시 CI와 BI(Brand Identity)를 또 교체할 의사는 전혀 없는 상황.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한은행 무교지점만 신한은행, 더 나아가 신한금융지주와 전혀 다른, 신한금융지주 전 지점 중 유일하게 독특한 BI를 사용하고 있는 것.
 
신한은행 무교지점이 이처럼 다른 BI를 사용(?)하게 된 것은 입주해 있는 관광공사의 요청이 있었기 때문이다.
 
관광공사를 대표하는 이미지인 색동을 입주사 간판에 사용해달라고 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신한은행은 관광공사의 요청에 의해 자신의 색을 버리고(?) 관광공사의 색깔을 간판에 사용하게 된 것이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무교지점의 간판 색깔을 다르게 가져 것은 관광공사의 요청이 있었기 때문”이라며 “입주사로서 우리나라를 사실상 홍보하는 정부투자기관의 요청을 일방적으로 무시하기에는 부담이 있었다”라고 말했다.
 
긍정적으로 해석하자면 "로마에서는 로마법을 따르고 성공적 비즈니스를 위해서는 상대의 언어와 풍속, 문화부터 수용하는 것이 왕도"라고 적극적 비즈니스 자세로 볼 일이다.
 
그러나 신한은행 관계자는 "다른 지점에서 이처럼 자체 BI를 포기하는 일은 다시 없을 것"이라고 관광공사에 굴복했음을 우회적으로 실토해 다소 씁쓸한 여운을 남겼다.
 
김성욱 기자 wscorpio@seoulf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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