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일 한국투자증권은 대규모 승진인사를 단행했다. 전무 1명, 상무 3명을 승진 시켰고 본부 일부 및 영업일선의 직원 28명을 새롭게 상무보로 승진 시키는 등 총 32명이 승진했다. 이번 인사는 합병의 어려움을 극복하고 증권사 중 최고의 실적을 거둔 임직원들에 대한 격려의 성격이 가미됐다는 것이 한국투자증권의 설명이다.
특히 이번 승진 인사 중에는 증권업계 최초의 영업 담당 여성 임원이 포함돼 화제다. 화제의 인물은 바로 PB사업본부를 총괄하게 된 박미경 상무. 박 상무는 마제스티클럽 부장에서 상무보를 거치지 않고 바로 상무로 두단계 승진했다.
그동안 증권업계에는 두명의 여성 임원이 있다. 민희경 전 푸르덴셜투자증권 경영지원본부 부사장과, 현재 삼성증권의 법무팀장을 맡고 있는 이정숙 상무 등이다. 그러나 영업담당 여성 임원이 탄생하기는 박 상무가 처음이다.
박미경 상무는 서울여상과 덕성여대 회계학과를 졸업했고 77년 구 한투증권의 전신인 한국투자신탁에 입사했다. 2002년 최초의 제2금융권 여성 대리로 승진한 이래 최초의 여성 지점장, 홍보실장, PB센터장 등 ‘최초‘라는 이름을 달고 다니며 화제를 일으켜 왔다.
지난해 1월엔 장하진 여성부 장관과 김영란 대법관 등 각계 여성을 대표하는 70여명과 함께 청와대에 초청되기도 했다. 지난해 11월엔 여성부가 발간한 ‘대한민국 파워우먼 42인의 좌충우돌 성공기’에서 증권업계의 파워우먼으로 소개되기도 했다.
그러나 박 상무는 자신이 여성 임원이기 때문에 화제를 받는 것에 대해서는 다소 불만이 있음을 내비쳤다. 다른 사람에게 결코 뒤지지 않는 노력의 결과인데도 불구하고, ‘여성’이라는 이유만으로 부각되는 것처럼 느껴지기 때문이다.
박 상무는 이번 승진에 대해 “회사에서 자산관리의 질적 상승 성과를 내라는 ‘숙제’를 제시해 준 것이기 때문에 어깨가 무겁다”라며 “PB라는 업무가 고객이 만족해야 완성할 수 있는 것이기 때문에 고객의 성과를 최우선으로 생각하고 영업에 나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상무는 옛 한투증권 홍보실장 출신. 박 상무는 홍보실 경험이 지점 영업에 큰 도움이 됐다고 말한다.
박 상무는 “홍보라는 업무가 간단해 보일 수도 있지만, 회사가 나아갈 방향, 상품 등 재테크를 알아야 홍보를 잘 할 수 있다”며 “홍보는 포장이 아니라 숲에 있는 나무를 알아야 할 수 있는 것으로, 홍보를 맡으면서 회사의 돌아가는 사정을 잘 알 수 있었다”고 말했다.
박 상무는 이어서 “홍보실을 떠난 첫 영업 현장인 마포지점장으로 갔을 때도 회사 내 모르는 상품이 없었기 때문에 큰 어려움이 없었다”며 “기자를 설득할 수 있다면 다른 일반 사람을 설득하기는 상대적으로 수월하다”며 홍보실 경험이 큰 도움이 되고 있음을 밝혔다.
박 상무는 그러나 이제 홍보에 대한 미련은 전혀 없다고 말한다. 홍보의 중요성은 알지만 이제는 PB로 승부를 걸겠다는 생각이다.
박 상무는 “2002년 홍보실을 떠나면서 이제 홍보와의 인연을 끝나고, PB쪽으로 승부를 볼 것”이라며 “PB라는 업무가 한번 판매로 끝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분산투자를 위한 포트폴리오 구성을 통해 고객이 원하는 수익 달성과 함께, 고객이 원한 체계적이고 다양한 관리를 통해 최고의 회사, 최고의 PB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성욱 기자 wscorpio@seoulf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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