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마니아를 위한 차?…'뉴 MINI 5도어'의 대중적 진화
[시승기] 마니아를 위한 차?…'뉴 MINI 5도어'의 대중적 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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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 BMW코리아)

[서울파이낸스 송윤주기자] 미니(MINI)가 달라지기 시작했다. '바닥의 낙엽 한장까지 느껴진다'던 딱딱한 서스펜션은 보다 부드러워졌고 휠베이스도 길어졌다. 여기에 차체를 키우고 문짝 두개를 추가한 5도어 모델까지 나왔다. 비좁고 불편한 차로 인식되던 미니가 '대중의 취향'으로 노선을 바꾸게 된 걸까.

지난 4일 출시된 '뉴 미니 5도어'를 강원도 평창 일대에서 체감했다. 시승한 차량은 디젤 엔진을 장착한 쿠퍼 SD 모델이다. 국내 시장에는 뉴 미니 5도어는 가솔린 엔진의 쿠퍼, 쿠퍼 하이트림, 쿠퍼 S와 디젤 엔진의 쿠퍼D, 쿠퍼D 하이트림, 쿠퍼SD 등 총 6가지 라인업으로 나왔다.

우선 차체가 얼마나 커졌나 살펴보면 전장은 4005mm로 3세대 뉴 미니 쿠퍼에 비해 161mm 길어졌다. 휠베이스는 72mm, 전고는 11mm로 길어져 각각 2567mm, 1425mm에 이른다. '커진' 미니라니 어딘가 어색하지 않을까하는 걱정은 실제 차량을 만나면서 이내 사라졌다. 뒷문을 달면서도 미니 특유의 느낌을 잃지 않도록 고심한 흔적이 보인다. 약간 길어보이긴 했지만 껑충한 느낌은 없었다. 여전히 미니다웠다.

신장이 국내 평균 여성 수준인 기자도 3도어 해치백 모델의 뒷좌석에 앉으면 벌을 서는 듯 하다. 앞좌석에 성인 남성이 탈 만큼 공간을 빼면 양반 다리를 하고 앉아야 할 정도였다. 5도어 모델은 이런 불편이 다소 개선됐다. 뒷문이 생기면서 뒷좌석 무릎 공간이 37mm 넓어진 덕이다.

▲ (사진 = 송윤주기자)

여전히 장시간 앉아 있을만큼 공간이 넉넉하진 않지만 넓어진 뒷좌석 공간은 6:4 폴딩 시트로 고스란히 적재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다. 뉴 미니 5도어의 트렁크 공간은 278ℓ로 기존 모델보다 30% 가량 넓어진 데다 시트를 접으면 최대 941ℓ까지 늘어난다. 컨트리맨의 적재공간(350ℓ~1170ℓ)보다는 적지만 골프백을 대각선으로 실을 수 있는 길이는 나온다.

추월이 가능한 고속도로에서 시승하는 내내 운전 모드를 '스포츠'에 두고 달렸다. 쿠퍼 SD 모델은 2.0리터 4기통 터보 디젤 엔진이 최고 출력 170마력, 최대토크 36.7kg.m의 힘을 뿜어낸다. 정지 상태에서 100㎞/h까지는 7.3초가 걸리며 안전최고속도는 223km/h다.

고성능 모델이라 그런지 차체가 커져도 모자란 느낌이 없었다. 가속 페달을 눌러밟자 속도계가 180km/h을 넘어서면서 함께 시승했던 BMW 차량들을 제치는 맛이 짜릿했다.

한때 미니의 귀여운 외모에 반해서 샀다가 주행 성능을 감당 못해 되파는 여성 운전자가 적지 않았다고 한다. 5도어 모델은 쿠퍼 S와 비교하면 순간 가속에서는 확실히 둔했지만 고성능 차량 운전에 익숙하지 않다면 오히려 안정감이 있다고 느낄 수도 있겠다.

옆좌석에서 동승을 했을 때에도 고속 주행이나 급격한 코너링 시 튕겨져 나갈 것 같은 불안함이 없었다. 하부로 느껴지는 진동도 이전 모델보다 줄었다. 미니의 반전 매력을 선호하는 마니아에게는 다소 아쉬울 수 있겠지만 새로운 수요를 끌어올 것으로 보인다.

▲ (사진 = BMW코리아)

다만 가격의 대중화는 기대하기 어렵다. 뉴 미니 5도어의 가격은 3도어 모델에 약 100만원을 더 얹은 수준이다. 가솔린 모델 쿠퍼 3090만원, 쿠퍼 하이 트림 3820만원, 쿠퍼 S 4340만원이며 디젤 모델 쿠퍼D와 쿠퍼D 하이트림은 각각 3340만원, 3970만원, 쿠퍼 SD는 4490만원이다.

미니는 시대가 요구하는 변화에 따라 진화를 거듭해왔다고 말한다. 연료 효율이 강조되면서 다운사이징 터보 엔진을 새로 개발했고 실용성과 공간 효율성을 원하는 고객 수요에 맞춰 기본 해치백 모델보다 차체를 키운 모델을 내놓고 있다. 5도어에 이어 내년에는 미니 브랜드에서 가장 몸집이 큰 클럽맨이 새롭게 출시된다. 신형 클럽맨은 이전모델보다 차체가 한단계 더 커졌으나 동일 세그먼트 중에서는 가장 작은 사이즈를 유지해 미니스러움을 잃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 (사진 = BMW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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