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중동수주 전년比 99.9%↓…유가하락 여파
1월 중동수주 전년比 99.9%↓…유가하락 여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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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료=국토교통부

[서울파이낸스 성재용기자] 국제유가 하락이 해외건설 수주에 본격적인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다. 쿠웨이트, 사우디아라비아 등에서 발주 예정이던 대규모 프로젝트 입찰이 연기되는 등 전통적 '수주텃밭'이던 중동지역 수주실적이 크게 줄어들고 있다.

11일 국토교통부의 '1월 해외건설 수주현황'에 따르면 중동지역 수주실적은 2800만달러에 그쳐 전년동월(19억1000만달러)대비 급감(-99.98%)했다.

1965년부터 올해 1월까지 중동지역 누적 수주액 비중이 56%인 것을 감안하면 이례적으로 낮은 실적이다. 해외건설협회 관계자는 "월간 해외수주액에서 중동 비중이 1%를 하회하는 경우는 아주 드문 케이스"라며 "중동 붐이 시작되기 전인 2000년대 초반 이후 처음"이라고 말했다.

중동지역의 수주 부진은 국제유가 하락에 따른 전반적인 사업 지연, 세계경제 저성장, 엔저, 유로화 약세 등 발주여건이 악화되면서 주요 프로젝트의 입찰이 연기됐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실제로 쿠웨이트는 100억달러 규모의 신규 정유공장 프로젝트(NRP) 사업을 당초 지난해 10월 발주할 예정이었으나 올 2월로 연기했으며 사우디 역시 2013년 10월 발주예정이던 20억달러 규모의 라스타누라 석유화학시설 공사를 지난해 11월로 연기한데 이어 또 다시 입찰계획을 미룬 것으로 알려졌다.

사실 이 같은 조짐은 지난해 12월 중동지역 수주액(68억6000만달러)이 전년동월(79억4000만달러)보다 크게 줄어들면서 감지됐다.

해외건설종합정보서비스에 따르면 중동지역 최대 수주국가인 사우디만하더라도 작년 11월과 12월 수주액이 각각 1612만달러와 18만달러에 그쳤다. 전년동월 사우디 수주액이 2억9913만달러와 12억1664만달러에 달했던 것에 비하면 급감한 수준을 넘어 거의 끊겼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지난해까지만 하더라도 발주를 연기하는 경우가 많지 않았는데, 올 들어 대형 프로젝트 발주가 눈에 띄게 줄고 있다"며 "때문에 올해 중동지역 수주 목표도 지난해보다 대폭 낮춰 잡은 상태"라고 말했다.

한편 중남미는 38억5000만달러로 전년대비 크게 증가했다. 아시아도 20억달러로 같은 기간 소폭 증가세를 보이면서 1월 국내 건설업계 해외건설 수주액은 60억달러를 기록, 전년대비 61% 증가했다. 정유플랜트 수주보다 유망 신시장국과 베트남 등 주요 수주전략국에서 발주되는 대형 가스설비 및 발전소 공사 등을 수주한데 따른 것이다.

다만 중남미의 경우 아직 시장 여건이 성숙되지 않아 이 같은 호조세가 지속되기 어렵다는 점을 감안하면 올해 우리나라 해외건설이 큰 어려움에 처했다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국토부 관계자는 "저유가, 엔저 등 올해 해외건설시장의 수주 여건은 불확실성이 매우 높은 것이 사실이지만, 주요 프로젝트의 발주계획 등 해외건설 동향을 지속적으로 예의주시하면서 신시장 개척 및 공종다변화를 위한 정책적 지원을 계속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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