엎친데 덮친 삼성…이재용 부회장 '현장 행보'
엎친데 덮친 삼성…이재용 부회장 '현장 행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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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사진=삼성전자)

엘리엇 공격에 메르스 사태까지

[서울파이낸스 박지은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사면초가(四面楚歌)'에 빠진 삼성 추스르기에 직접 나섰다.

19일 삼성에 따르면 이 부회장은 전날 퇴근 후 삼성서울병원을 찾아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MERS) 감염 진원지가 된 것에 대해 직접 사과했다. 그는 5층 병원 상황실에서 메르스 병원 현황을 보고받은 후 근무 중인 의료진과 직원에게 "삼성서울병원이 메르스 사태를 끝까지 책임지고 빨리 해결하자"고 당부했다.

이 부회장은 삼성서울병원 본관 지하 1층에 마련된 민관합동 메르스 대책본부를 국민께 사과를 전하기도 했다. 그는 "삼성서울병원에서 메르스가 확산돼 (국민께) 죄송하다"며 "최대한 사태를 빨리 마무리 할 수 있게 최선을 다 하겠다"고 말했다. 또 소속 의사의 부적절한 발언에 대해서도 사과했다.

이 부회장이 삼성서울병원을 직접 찾은 것은 병원을 비롯한 삼성그룹이 메르스 사태 해결에 적극 나서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서울병원이 서울지역 메르스 감염 진원지로 비판받고 있는 상황을 수뇌부에서 직접 챙긴 셈이다.

다만 전면에 나서서 진두지휘하기보단 삼성을 향한 날선 여론을 의식한 듯 몸을 낮춘 모습이다. 삼성서울병원 관계자는 "이 부회장이 전날 오후 7시30분 병원에 도착해 한 시간정도 조용히 상황을 보고받았다"며 "외부에 알리지 않고 퇴근 후 곧장 병원에 온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재계 한 관계자는 "아직 이 부회장을 향한 승계 작업이 마무리되지 않은 상태에서 전면에 나서는 것이 상당한 부담일 수 있다"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 삼성서울병원 입구(사진=서울파이낸스 DB)

삼성은 최근 메르스 사태에 이어 엘리엇 매니지먼트의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저지까지 사면초가에 빠진 상태다. 특히 "삼성이 뚫린 것이 아니라 국가가 뚫린 것"이라는 삼성서울병원 소속 의사의 언급 이후 삼성을 바라보는 여론은 더욱 싸늘해졌다. 최근 만난 삼성 고위 관계자도 "이렇게까지 연이어 여론의 질타를 받기는 처음"이라고 토로했다.

일각에선 이건희 삼성 회장이 갑작스럽게 쓰러지면서 삼성이 '리더십 부재'에 빠진 것 아니냐는 시선도 나온다. 이 회장은 신경영 선언, 메기론 등 특유의 강력한 리더십으로 삼성의 단단한 조직력을 완성했다. 하지만 삼성의 저력이라고 평가받던 조직력도 삼성테크윈, 삼성탈레스, 삼성종합화학, 삼성토탈 등을 한화에 매각하면서 다소 흔들리는 모양새다. 삼성테크윈 노조는 지난 18일 그룹 최초로 사옥에 진입, 로비에서 집회를 진행하기도 했다.

한편, 삼성은 사태가 진정되는 대로 삼성서울병원의 위기관리 시스템에 대한 정비를 진행할 계획이다. 삼성 계열사 사장들 역시 지난 17일 "고개를 못들 정도로 부끄럽고 참담한 심정"이라며 사태 수습을 위해 그룹 차원에서 적극적인 지원에 나서기로 의견을 모았다. 사장들은 전 계열사가 힘을 합쳐 위기를 헤쳐 나가겠다는 의지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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