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단 中 위안화 절하 쇼크…국내증시 손익계산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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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가 "중장기적으로 韓 경제에 긍정적"
수출·중국관련 소비株 부정적…중소형株 '매력'

▲ 그래픽 = 서울파이낸스DB

[서울파이낸스 김소윤기자] 전일에 이어 중국이 이틀 연속 위안화 평가절하에 나서면서 글로벌 증시가 충격에 휩싸이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당분간 위안화 평가절하에 따른 불확실성에 더 민감하게 반응할 것으로 보이지만, 중장기적으로 한국 증시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1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날 중국 인민은행이 또 다시 큰 폭의 위안화 평가절하에 나섰다. 인민은행은 달러당 위안화 환율을 6.3306위안으로 고시했으며, 이는 전날 고시환율인 6.2298위안보다 위안화 가치가 1.62% 하락한 수준이다. 인민은행은 그간의 위안화 강세가 수출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어 이를 더 이상 지켜보지 않겠다며 이번 일회성 고시환율 조정에 나섰다고 밝혔다.

전일 고시된 6.2298위안도 전장 대비 가치가 1.86% 하락한 수준으로 전 세계 금융시장을 요동치게 했다. 중국의 위안화 평가절하 깜짝 조치로 코스피지수도 크게 반응했다. 전일 코스피지수는 음식료, 화장품, 쇼핑 등 중국 소비관련주 중심으로 하락하며 2000포인트를 5개월여 만에 하회했다.

위안화 절하 여파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현지시간으로 지난 11일 뉴욕증시에서 다우 지수는 212.33포인트(1.21%) 떨어진 1만7402.84로 마감했다. S&P500 지수도 전날보다 20.11포인트(0.96%) 하락한 2084.07을 기록했으며, 나스닥도 65.01포인트(1.27%) 급락한 5036.79로 거래를 마쳤다. 유럽에서는 독일 프랑크푸르트증시 DAX30지수가 2.7%, 영국 런던증시 FTSE100지수가 1.1% 각각 떨어졌으며, 일본증시의 닛케이225지수 역시 이를 악재로 받아들이면서 0.4% 하락했다.

특히, 세계 최대 에너지·원자재시장인 중국의 수요가 약화될 것이라는 불안감에 상품가격까지 하락하는 등 원자재시장까지 영향을 미쳤다. 전일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9월물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전일 대비 4.2% 급락한 배럴당 43.08달러로 2009년 2월 이후 최저치를 찍었으며, 브랜트유 또한 3.6% 하락했다. 알루미늄은 금속가격의 하락을 이끌며 2.1% 하락했고 구리도 3% 빠졌다.

이재훈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위안화 평가절하 여파는 중국에 대한 수출 규모가 큰 국가들의 주식시장부터 주변 외환시장으로 빠르게 퍼져나갔다"며 "반면, 금 가격은 상승했는데 이는 안전 자산 선호 현상의 영향인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위안화 평가절하는 국내 증시에 악재와 동시에 호재로도 인식되고 있지만, 당분간 신흥국 경기 불안과 환율전쟁 격화로 이어질 것이란 우려감에 부정적 영향에 더 민감하게 반응할 것이라는 관측에 힘이 실린다.

이날 삼성증권도 선진국에 비해 신흥국 시장에서의 부정적인 영향이 불가피할 것으로 내다봤다. 유승민 삼성증권 연구원은 "이미 위안화의 추가 절하 가능성을 시장 참여자들이 예상했고, 미국의 출구전략도 임박해 있어 신흥시장에서 글로벌 투자자금의 추가 이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김정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의 위안화 평가 절하로 당분간 국내 등 아시아 수출 경쟁 국가들의 수출 위축이 우려된다는 점에서 원-달러 환율은 추가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며 "인민은행은 일회성 조정이라고 언급했지만 중국경제의 디플레이션 압력이 심화되고 있음을 감안하면 위안화 추가 약세에 대한 우려도 지속될 것으로 예상돼 원-달러 환율이 1200원대까지 올라서는 상황을 염두에 두고 대응해야 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특히, 상품 수출비중이 큰 신흥국 중심으로 부정적 영향이 상대적으로 클 수 있다는 진단이다. 실제 위안화가 관리변동 환율체제를 시작한 지난 2005년 7월 이후 위안화 가치가 절하됐던 3차례 사례에서도 브라질과 러시아 주식시장이 상대적으로 부진했으며, 한국의 경우는 지난 2012년을 제외하고 대체로 중립적인 것으로 조사됐다.
 
그럼에도 위안화 평가절하가 경기 둔화 속 수출 경쟁력 회복을 위한 조치 즉, 중국의 경기부양 목적이 있다는 점은 다소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진단이다. 지난 8일에 발표된 중국의 7월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증가율이 -8.3%로 컨센서스인 -1.5%와 직전치인 2.8%를 모두 크게 하회한 모습을 보였다.

박정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위안화 평가절하가 중국 경기 부양효과로 이어지게 되면 대중 수출 비중이 30% 내외인 한국 수출에는 당연히 긍정적"이라며 "중국의 성장률이 1%포인트 증가할 때, 한국의 성장률이 대략 0.1%포인트 증가하는 관계를 감안한다면 이번 위안화 환율 평가절하의 효과는 중기적으로 한국의 성장률에 긍정적 영향을 줄 것"이라고 판단했다.

유승민 삼성증권 연구원은 "단기적으론 신흥시장에서 단기 자본 유출심화와 주식시장 변동성 확대 가능성이 있다"며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중국의 경기회복 기대에 더 무게중심을 둘 경우 시장의 우려는 점차 완화될 것으로 보여, 글로벌 주식자산의 비중 축소를 고려할 상황은 아니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중국의 조치로 위안화 약세가 심화되고 장기화될 경우 상당수 산업에서 부정적인 영향이 미칠 것으로 내다봤다. 우선 삼성증권에서는 자동차 부품, 조선, 운송, IT, 반도체, 철강 등 대형 수출추와 중국인 여행객들의 구매력 약화 등으로 화장품과 음식료 등 소비 및 레저관련 섹터가 당분간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일 것으로 조언했다. 이어 IBK투자증권에서는 상대적으로 환율과 외국인 수급에 영향력이 적은 중소형주 및 코스닥주의 매력이 부각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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