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환율전망] 北 리스크·中 증시 향방 따른 변동성 장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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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이은선기자] 주말 새 진행된 남북 고위급 회담 장기화로 대북 긴장감이 고조된 가운데 중국 증시 및 국내 증시가 급락하면서 아시아 통화와 함께 원화 가치가 주 초반 하락세를 이어갔다. 이에 원·달러 환율도 이날 연고점을 또 다시 경신하면서 4년여 만에 최대 수준으로 올라섰다. 이번주 서울 외환시장은 남북 긴장과 중국 등 주요국 증시 리스크를 반영하면서 원·달러 환율이 상승 압력을 받겠으나, 최근 급등에 따른 레벨 부담감도 상존하고 있어 조정 경계감을 떠안고 가는 변동성 장세를 보일 전망이다.

24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3.0원 오른 1198.0원에 개장해 전날보다 4.0원 오른 1199.0원에 마감했다. 이는 지난 2010년 7월 22일(1204.0원) 이후 가장 최고치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장중 1200원까지 고점을 높여 지난 2011년 10월 4일(1208.2원, 장중 기준) 이후 처음으로 1200원선에 일시 진입하기도 했다.

21일(현지시간) 발표된 중국의 8월 제조업 PMI지수가 47.1로 2009년 3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하면서 중국 상하이 종합지수는 전일대비 4.27% 급락했다. 중국 경기 및 증시 불안이 글로벌 금융시장 변동성이 확대로 연결되면서 미국의 9월 금리 인상 기대가 약화돼 달러화가 주요 선진국 통화 대비 약세를 이어갔다. 이에 21일(현지시간) 뉴욕장에서 유로·달러 환율은 1.1367달러에 상승 마감, 엔·달러 환율은 122.01엔에 하락 마감됐다.

이날 서울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1198.0원에서 상승 개장한 뒤 장 초반 레벨을 높여 9시 1분 1200.0원에서 고점을 찍은 뒤 1196원 초반선까지 조정을 받았다. 오전 9시 15분 1196.1원에서 바닥을 형성한 뒤에는 재차 상승세를 회복했고, 중국 상하이 증시가 개장 후 급락하면서 급격히 레벨을 높였다. 오전 11시 이후 1199원선을 재돌파한 원·달러 환율은 오후 12시 7분 1200원에 또 다시 근접하는 등 상승세가 확대됐다. 이에 저항을 받아 1196원 후반선까지 조정됐지만, 흐름을 되돌리지 못하고 또 다시 급등해 1199.0원에서 마감됐다.

이날 원화는 하루새 달러화 대비 0.33% 하락했고, 오후 4시 전후를 기준으로 위안화는 전거래일 대비 0.10%, 말레이시아 링깃 1.47%, 싱가폴 달러 0.69%, 대만 뉴달러 0.67%, 인도 루피 0.60%, 태국 바트 0.39% 약세를 나타냈다. 호주 달러화는 1.52%, 뉴질랜드 달러는 1.33% 급락했다. 반면, 유로화 및 엔화는 각각 1.27%, 1.19% 강세를 나타냈다.
 
김문일 유진투자선물 연구원은 "뉴욕장에서는 미 달러화가 유로화 및 엔화 등 선진국 통화 대비 약세를 나타냈으나 신흥국 통화 변동성은 크지 않았다"며 "대북 리스크가 이어지면서 이날 원·달러 환율이 상승 개장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장중 중국 증시가 8% 가까이 급락하면서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부각돼 상승세가 확대됐으나 정부 개입 경계감으로 1200원선을 넘어서지는 못했다"고 부연했다.

한 시중은행 딜러는 "북한 리스크와 함께 주식 시장 불안으로 아시아 통화들이 일제히 약세를 보이고 있다"며 "이에 반해 유로화 및 엔화는 달러화 대비 강세로 가고 있는 것은 해당 통화에 대한 캐리 자금들이 청산되면서 아시아지역에 투자된 자금이 회수되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어 "당국 경계감과 급등 부담 때문에 1200원선에서 저항을 받으면서 오르지도 못하고 빠지지도 못한 채 마감된 모습"이라고 덧붙였다.

이번주 원·달러 환율도 대북 관계와 중국 등 주요국 증시 흐름에 민감하게 반응하면서 변동성이 확대되는 모습을 보일 전망이다. 하단은 1180원 초반선에서 지지되나 당국 개입 경계와 최근 급등에 따른 부담감 등으로 1210원 이상으로 상승세를 확대하기는 어렵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오는 27일(현지시간)부터 사흘간 개최되는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잭슨홀 미팅에서 스탠리 피셔 부의장의 연설 내용에도 관심이 집중된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글로벌 증시 변동성 확대가 증시 약세 흐름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은 가운데 국내 증시에서의 외국인 자금 이탈 흐름도 계속되는 분위기"라며 "상승 압력이 우세하지만 당국에서 급격한 변동은 관리하고 있고 월말 도래에 따른 수출업체 네고 물량도 출회될 수 있어 속도는 조절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피셔 부의장의 연설에서 비둘기파적 스탠스가 확인되더라도 금융시장 불안이 진정될지는 의문인 만큼 조정포인트는 크지 않아 보인다"며 이번주 전망 수준을 1190~1210원선으로 제시했다.

김문일 연구원은 "이날 주식 시장이 급락한 만큼 환율 시장에서의 당국 방어 흐름이 마냥 지속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대북 협상이 극적으로 잘 마무리 된다면 차익실현을 위한 조정을 받을 수 있으나 이번주에는 1200원선에 안착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레벨 조정에 대한 경계감도 상존하고 있다. 정성윤 현대선물 연구원은 "글로벌 위험회피 심리가 극대화된 상황인 만큼 1200원선 진입 시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며 "다만 1200원선이 안착하기도 쉬운 레벨은 아닌 만큼 일시 진입했다가 과하게 되돌림을 받을 여지도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미국 2분기 GDP 수정치가 발표되는 시점과 맞물려 예정된 피셔 연준 부의장 연설에서 최근 부각된 위험회피 심리를 안정시키는 발언이 나올 가능성이 있다"며 "연준의 시장 심리 회복 노력과 대북 리스크 해소가 이뤄지면 차별적으로 상승해온 원·달러 환율에 대한 강한 되돌림이 일어날 가능성도 커진다"고 설명했다.

한 시중은행 딜러는 "원·달러 환율이 한번 더 레벨을 높일 여지가 있지만 대북 리스크가 어떤 식으로도 해결이 되고 주식 시장 변동성도 잠잠해진다면 조정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며 "1180원대 초반에서는 지지력을 형성하면서 조정을 받은 뒤 다음주 미국 고용지표와 함께 반등을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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