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공기업 취업 선호도 '하늘 찌른다'
금융공기업 취업 선호도 '하늘 찌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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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PA등 전문직 대거 몰려...고용안정 '최고 매력'


굴지의 대기업 사원도 일과후 도서관行...증권거래소 경쟁률 100대 1 

시대상황에 따라 인기직종은 돌고 돌기마련이지만, 올해만큼 인기직종에 대한 선호도가 강하고 분명하게 나타난 때도 없는 것같다.  
 
감사원의 금융공기업에 대한 감사결과 '도덕적 해이'가 심각한 수준에 이른 것으로 드러나면서 대수술이 예고된 것이나 마찬가지인데도,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 증대로 취업준비생들의 이들 금융공기업에 대한 선호도가 하늘을 찌를 정도다.
 
일각에선 감사원 감사결과 발표가 이들 금융공기업에 대한 취업정보를 제대로 갖고 있지 못했던 취업준비생들에게까지 '취업가이드' 역할을 한 게 아니냐는 야릇한 분석마저 하고 있다.

22일 신입사원 채용시험을 치르는 금융공기업은 한국은행을 비롯, 금융감독원, 산업은행, 수출입은행, 증권선물거래소, 수출보험공사, 예금보험공사 등 7곳이다.
 
취업경쟁률이 높은 것은 둘째고 전문직이나 기존 회사원들까지 모여들어 금융공기업 입사의 문은 그야말로 좁디 좁은 문이 되고 있다. 이중에는 과거 한때 고시패스하는 것과 다름없을 정도의 인기를 누렸던 공인회계사나 대기업 사원들이 대거 응시한 것으로 나타났다.
항간에는 굴지의 대기업 사원들의 상당수가 하루 업무가 끝나기 무섭게 취업준비생이 되어 도서관을 찾는다는 얘기까지 들린다.
 
50명을 뽑는 금감원에는 3천734명이 몰려 약 75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고,한국은행도 40명 정도를 선발할 예정인데 2천402명이 지원해 60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10명정도를 예정하고 있는 선물거래소는 1천100여명이 몰려 무려 100대1이 넘는 경쟁률을 보이고 있다.

금융공기업이 이처럼 최고 인기직종으로 부상한 가장 큰 이유는 고용안정이다.

국책은행등 금융공기업에 응시한 공인회계사들은 "전문직이라고 하지만 미래가 불안하고 대부분 40대 후반이면 퇴직을 하는 실정"이라고 이구동성으로 말한다.

임원승진이 유일한 길인데, 경쟁률이 8대1정도로 매우 좁아 사실상 극소수에게만 기회가 돌아 가고, 결국 임원이 되지 못한 나머지는 대부분 40대 초반에 퇴사해야 한다는 것이다.

결국, 이런 이유때문에 높은 연봉을 받는 대기업 직원이나 CPA 합격자 중에 한국은행등 국책은행 입사를 준비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는 것.

이번 금융공기업 입사 시험에는 이미 대기업 입사 시험에 합격한 응시생들 또한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낮은 취업률때문에 다른 많은 취업준비생들에겐 여전히 '그림의 떡' 인 대기업의 문을 어렵게 통과하고도 마음에 차지않아 이들 금융공기업에 다시 도전하는 예가 많다는 것이다. 
 
공무원을 선호하고, 그 곳으로 인재들이 편중되는 현상이 과연 국가적인 차원에서 바람직한지는 의문이지만, 아무튼 오늘날 우리사회 최고직장은 공무원이나 각종 공사, 그리고 금융공기업임은 분명한 사실이다.    

박후정 기자 freejuli@seoulf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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