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단> 癌보험이 '죽어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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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수술관련 보장 96가지 11가지로...업계 확산 '시간 문제'

"수익성 중시 공공성 외면" 비난 여론 불가피
 

암발병률 증가로 순식간에 생보사들의 주력상품으로 자리매김했던 암보험이 위기를 맞고 있다. 암보험이 '이름뿐인 상품'으로 전락할 조짐이 여러 곳에서 포착되고 있기 때문이다.

우선 생보업계 대표주자인 삼성생명이 암보험 시장에서 철수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삼성생명의 암보험에 대한 영업전략을 수정할 경우, 치밀하고도 충분한 사전 검토가 이뤄졌을 공산이 커 생보업계 전체로 확산되는 것은 시간문제이다.   

삼성생명은 특히 암보험 판매를 중지한데 이어 종신이나 건강보험에 붙인 '암보험 특약'의 수술 관련 보장도 대폭 정리할 예정이다.

이렇게 되면, 암보험의 보장은 전무하다시피 해 사실상 암보험은 이름뿐인 상품을 전락하게 된다.

22일 생보업계에 따르면 삼성생명은 이르면 11월부터 특약으로 판매하던 암보험에서 수술관련 보장들을 대폭 줄이기로 했다.
 
현재 5종 96가지에 이르는 수술 관련 특약들이 있지만, 이중 85가지를 정리하고 11가지만 보장키로 했다.

삼성생명측은 축소하는 보장내용에 대해서는 공식적으로는 함구하고 있지만, 이미 일선 영업현장에서의 교육일정이 잡힌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생명 관계자는 “아직까지 공식적으로 확인된 사안은 아무것도 없다”며 “다만 암보험에서 현재 손해가 커 대형사들은 물론 일부 생보사들도 판매를 중지하거나 특약으로만 판매하고 있기 때문에 가능성은 항상 존재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삼성생명측은 이미 관리자급에게 수술특약 관련 보장축소에 대한 사전교육까지 마친상태로 알려졌다.

영업현장의 한 설계사는 “소장급들이 암보험 관련 교육을 받고 왔는데 주 내용이 수술관련 보장을 축소한다는 것이었다”며 “아직까지 설계사 전체에 대한 교육은 이뤄지지 않았지만 조만간 시행할 것이라는 통보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수술보장이 이처럼 대폭 축소 된다면 암보험은 그야말로 유명무실한 상품으로 전락한다.

암에 걸리면 수술치료가 주류인데 이를 보장하지 않겠다는 것은 암보험을 팔지 않겠다는 것과 마찬가지인 셈이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삼성생명의 이같은 행보가 일선 영업현장에 있는 설계사들의 영업방식을 회사영업전략에 맞게 자연스럽게 유도하려는 수순을 밟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삼성생명은 지난 9월 적자가 지속되고 있던 암, 질병등 건강 주보험시장에서 발을 빼려다가 설계조직의 반발로 무산된 적이 있다. 

삼성생명의 이번 조치는 향후 타 생보사들에게도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돼 파장이 클 전망이다. 지금까지 관례로 보아 생보업계 대표주자인 삼성생명이 먼저 시장예측을 하고 영업전략을 수정하고 나면 뒤이어 다른 생보사들이 뒤따르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다만, 회사별 상품구조등에 따라 강도와 속도의 차이는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90년대초 한참 이익이 날 때는 주력으로 팔다가 손해가 나니까 그만 둔다면 공공성측면에서 여론의 비난을 면키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현재 민영의료보험법 개정안을 두고 보험사들은 환자의 자기부담금액을 줄이고 이를 민영보험사들이 보장하게 해달라고 주장하고 있기 때문에 도덕적으로 민감한 사안이 될 가능성도 크다.

이에 대해 업계 관계자도 “민영의보법 개정과 관련, 보건복지부는 보장확대를 반대하는 입장인데 시장전망이 좋은면 팔다가 나쁘면 빠지는 보험사들의 이런 행보를 곱게 여길지 의문이다”라고 지적했다.

김주형 기자 toadk@seoulf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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