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HDC신라면세점 D-10…전자상가 '기대속 긴장'
[르포] HDC신라면세점 D-10…전자상가 '기대속 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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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용산 전자상가 내부는 현재 '신라아이파크' 면세점 오픈을 위한 마무리 공사가 진행 중이다. (사진=김태희 기자)

[서울파이낸스 김태희기자] HDC신라면세점의 정식 오픈을 열흘 앞두고 용산역 전자상가 일대는 긴장감이 감돌았다. 국내 최대의 전자상가 부활을 꿈꾸며 상인들은 기대감반, 걱정반의 심정으로 면세점의 마무리 공사를 지켜보고 있었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서울 시내면세점 신규사업자로 특허권을 획득한 HDC신라면세점은 오는 24일 '신라아이파크' 면세점을 정식 오픈한다.

▲ '신라아이파크' 면세점 위치가 표시된 아이파크몰 지도. (사진=김태희 기자)

면세점은 서울 용산역 아이파크몰 디지털전문점 내부에 위치해 있으며 3~7층으로 구성됐다. HDC신라면세점은 오는 24일 1차 오픈을 통해 3층과 4층, 6층을 공개할 예정이다. 이후 브랜드 추가 및 매장 운영시스템을 보완해 내년 3월경 그랜드오픈을 계획하고 있다.

먼저 면세점의 입출입구인 3층은 화장품 매장으로 전면 구성된다. 4층은 명품 브랜드 등을 중심으로 한 잡화, 6층은 화장품과 잡화 복합 매장으로 이뤄진다. 입점 브랜드에 대한 구체적인 명단은 알려지지 않은 상태다.

샤넬, 에르메스, 루이뷔통 등 명품 브랜드 유치가 쉽지 않을 것이란 업계 관측이 나오면서 민감한 사안으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다만 24일 오픈일에는 국내 내로라하는 화장품 브랜드 등을 비롯해 총 350여개 브랜드를 선보일 예정이다. 이는 전체 입점 브랜드의 60% 정도 수준이다.

◇ 면세점 쇼핑객 유입, 전자상가 부활 '기대감'

현장은 면세점 오픈 준비로 분주하다. 용산역 전자상가에는 면세점 구역만큼 흰색의 콘트리트 벽이 세워졌다. 틈틈이 설치된 문은 보안장치로 통제돼있었다. 현장 근로자들은 내부 인테리어 마무리 작업 중으로 오픈일까지 공사가 완료될 것이라는 말을 전했다.

분주한 공사 현장과는 다르게 전자상가는 한적한 모습이었다. 24일 면세점 오픈 소식에 상인들은 먼저 기대감을 내비쳤다. 면세점을 찾는 중국인 관광객(유커)들을 비롯해 유동인구가 많아질 것이라는 예상에서다.

3층에 위치한 상인 김모씨는 "과거 전자메카로 불리던 용산이 부활할 수 있을지 기대된다"며 "중국인 관광객들이 국내산 제품(Made in korea)을 선호한다는 얘기를 듣고 관련 상품들의 입고를 추진 중에 있다"고 말했다.

상인들은 대체로 유커들이 좋아하는 전자기기 제품과 일본의 아키하바라의 마케팅 전략들을 참고하고 있었다. 또 일부 상인들은 면세점 오픈 이후 관광객 유입 수를 고려해 중국어가 가능한 직원을 고용할 계획이라고 답했다.

◇ 단절된 전자상가, 면세점 효과 기대난?

▲ 흰색벽이 전자상가와 면세점을 구분하고 있다. (사진=김태희 기자)

하지만 기대가 큰 만큼 걱정하는 분위기도 감지됐다. 면세점과 전자상가가 단절돼 있어 고객 유입효과가 미미할 것이라는 문제가 제기되고 있는 것.

기존의 전자상가는 한개 층이 막힘없이 전부 오픈된 형태로 상점들이 밀집돼 있었다. 현재는 면세점 구역을 둘러싼 흰색의 콘크리트 벽이 세워진 상태다. 매장이 모두 오픈돼 있는 전자상가와는 이질적인 느낌이 물씬 풍겼다.

전자상가에서 20년 이상 장사를 해온 김모씨는 단절된 벽을 바라보며 회의적인 목소리를 냈다. 면세점과 전자상가를 이어줄 매개체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그는 "HDC신라면세점의 사업권 획득 소식에 롯데면세점을 비롯한 다른 시내면세점을 직접 방문해 봤다"면서 "다른 면세점의 경우 기둥으로만 면세점 구역을 표시하거나 내부가 보이는 유리벽을 설치해 매장의 통일성을 추구했는데 용산은 면세점 구역과 전자상가가 완전히 차단된 상태"라고 말했다.

이어 "관광객들 또한 주차장을 통해 면세점으로 직접 유입되는 걸로 알고 있다"며 "면세점 내부에서 층간 이동이 전부 가능하기 때문에 관광객들이 면세점 쇼핑만을 끝내고 나가는 식이라면 전자상가의 부활은 힘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HDC신라면세점은 용산역 뒤편에 마련된 대형 주차장에서 면세점 3층으로 직접 이어지는 엘리베이터 공사를 하고 있다. 면세점 쇼핑객들은 3층 면세점 출입구를 중심으로 동선이 짜인다.

▲ 주차장에서 3층 면세점 입구로 직접 연결되는 부분. (사진=김태희 기자)

또 층마다 3개의 에스컬레이터가 있지만 면세점 내부에는 1개 에스컬레이터로 층간이동이 모두 가능하다. 상인들의 말에 따르면 벽으로 단절돼 있기 때문에 면세점을 일부러 나와 전자상가를 둘러보지 않는 한 쇼핑객 유입이 힘들다는 것.

더욱이 국내 최대 규모의 시내면세점이라는 타이틀에 걸맞게 매장 규모는 총 4개층 2만7400㎡에 달한다. 시간적 여유가 있는 개인관광객을 제외한 단체관광객들은 면세점 내부만 둘러보기에도 시간이 빠듯할 것으로 예상된다.

화장품과 잡화, 국산품을 중점으로 하고 있지만 상품 중복 문제도 있다. 대부분 상인들은 면세점 내부에 전자기기가 입점하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었다.

4층에서 스마트기기 제품을 판매하는 A씨는 "상인연합회와 협의한 부분에 의하면 디지털제품은 면세점에 입점하지 않기로 상생협약을 맺은 걸로 알고 있다"면서 "전자상가의 부활을 사업권 공약으로 약속했는데 상인들이 판매하는 제품을 면세점이 판매할리 없다"고 단호하게 말했다.

하지만 신라아이파크 면세점에는 디지털제품 일부가 입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체 관계자는 "전자제품은 그렇게 많지 않지만 기본적인 주요 제품들은 입점할 계획"이라면서 "주변 상가를 고려해 상품군을 최소한으로 하는 등 구색 맞추기 정도"라고 답했다.

한편 HDC신라면세점은 용산 전자상가 상인과의 상생협약에 대해 구체적인 방안을 현재 논의 중이다.

앞서 제기된 면세점 쇼핑객 유입효과를 최대화하기 위한 방안들이 대부분이다. 일본의 아키하바라처럼 용산 전자상가를 모태로 한 여행상품을 개발하는데 앞장서겠다는 것. 이를 통해 전자상가의 쇼핑객 유도를 계획하고 있다.

또 면세점을 포함한 용산 전자상가의 전체 지도를 만들어 관광객에게 배포하고, 면세점 쇼핑객에게는 전자상가 상품권을 증정하는 등의 이벤트도 준비 중이다. 이외에도 내년 3월경 그랜드오픈 전까지 고객들의 동선을 분석해 전자상가와 상생하는 방안을 모색하겠다는 입장이다.

HDC신라면세점 관계자는 "현재 용산 상인연합회와 적극적으로 의사소통을 하고 있는 상태로 상생방안에 대한 협의를 진행 중"이라면서 "설치된 흰색 벽은 면세점에 맞춰 디자인 해 페인팅하고, 내년 그랜드오픈 전까지 고객 동선 등을 분석해 보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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