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금융시장, 금리+수요억제 '이중고'
주택금융시장, 금리+수요억제 '이중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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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D연동 대출금리 또 '최고치'...버블 리스크 점증
주택금융시장이 '집값 핵폭풍'에서 '이자폭탄'으로 빠른 속도로 진화해가면서 버블 붕괴현실화에 대한 우려감속에 급속히 얼어붙고 있다.
 
시중은행들의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18일부터 또 오른다.
한국은행이 지급준비율을 인상하기로 방침을 정한 이후 4주연속 상승행진이며, 연중 최고치경신이다. 
주택담보대출의 기준금리가 되는 시장 실세금리인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가 계속 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CD금리는 3년 8개월만에 최대 수준으로 치솟았다.

고금리보다 더 큰 문제는 은행의 대출문턱이 높아지고 있다는 점이다.
은행들은 지난주 신한은행을 시발점으로 주택담보대출 몸조심에 들어갔다.
갑작스런 집값하락에 대한 경고음이 이곳 저곳에서 터져나오자 은행들이 리스크 관리에 들어간 것이다. 주택금융시장이 고금리에 대출감축이라는 '이중고'에 시달리기 시작한 것이다.
 
17일 금융계에 따르면 국민은행의 이번주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연 5.75~6.75%가 적용된다. 지난주에 비해 0.03%P 상승한 것인데, 올들어 최고 수준이다.
국민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2주전에 0.06%P, 지난주 0.04%P 각각 상승한 바 있어 불과 3주새 0.13%P나 오른 것이다. 한 달도 안돼 1억원 대출에 이자부담이 연 13만원이나 늘어나는 셈이다.

하나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금리도 5.78~6.48%로 지난주보다 0.02%P 오르며, 신한은행(5.73~6.83%)과 우리은행(5.43~6.73%)의 주택담보대출 금리도 같은 폭으로 오른다. CD금리에 연동돼 있기 때문이다.

CD금리는 지난 8월 콜금리 인상 후 연 4.71%까지 올라 연중 최고치를 기록한 이후 하락세로 돌아 섰었다. 그러나, 부동산 광풍이 몰아치면서 금융당국이 은행 창구봉쇄에 나서자 10월부터 다시 상승하기 시작해 이달 6일 다시 연중 최고치에 도달한 후 이번주 들어 4.74%까지 급등했다. 연초에 비해 0.63%P 올랐으며, 3년 8개월만의 최고 수준이다.

이런 가운데, 국민은행은 오는 26일부터 주택담보대출 가산금리를 0.1%P 인상할 예정이다. 가산금리란 개별 은행이 자체적으로 산정해 적용하는 금리로 통상 CD금리와 합산돼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계산된다. 국민은행 기준 주택담보대출 기준금리는 현재의 가산금리인 2.01%와 지난 14일 현재 CD금리인 4.74%를 더해 6.75%가 적용된다. 따라서 CD금리 변동이 없다는 점을 전제로 가산금리가 0.1%P 인상되면 우대금리를 감안할 경우 26일부터 국민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5.85~6.85%가 된다.

문제는 가산금리 인상이 전체 은행권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한국은행의 지급준비율 인상과 금융당국의 대손충당금 적립비율 상향에 따른 리스크 관리 방안의 일환이어서 타 은행들도 뒤따를 수 밖에 없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반면, 농협을 포함한 주요 5대 은행의 12월 주택담보대출 증가 폭은 지난달에 비해 크게 둔화됐다. 이달 들어 지난 14일까지 이들 은행의 주택담보대출은 총 9483억원 증가했다. 이는 지난달 1일~15일까지의 증가액 2조1783억원의 절반이 안되는 수준. 11·15 부동산 대책에 따른 대출가수요와 주택거래 비수기라는 점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때문이다. 비수기인데도 대출수요는 줄지않고 있다는 분석이 가능하다.

한편, CD 금리 상승세는 당분간 지속될 수 밖에 없다는 데 의견이 일치한다. 
평소처럼 연말 계절적 요인으로 CD 발행이 늘어나는 데다, 일부 은행들이 인상된 지급준비금 예치를 위해 CD를 발행해야 할 상황이다. 반면, 운용사들의 수요는 급감했다. CD금리가 오를 수 밖에 없는 구조인 것이다.

결국, 주택자금 수요는 줄어들 지 않는데 은행들은 금리를 높이면서 주택담보대출 규모자체를 줄이고 있는 것이 현재의 주택금융시장의 '정확한' 현실진단이다.
고금리에 수요억제까지 겹치면서 주택금융 리스크가 점점 증대되고 있는 것이다.
 
남지연 기자 lamanua@seoulf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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