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콧대 꺾인' 수입차들 "보험료 깎아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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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스바겐 사태에 보험료 인상 가능성
등급평가 신청 등 돌파구 찾기 '분주'

[서울파이낸스 김희정기자] 손해보험사들의 보험료 인상 움직임과 폭스바겐 사태로 이중고를 겪고 있는 수입차업계가 고객 붙잡기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자동차 수리비를 낮추기 위해 보험개발원의 차량모델 등급평가를 줄지어 신청하고 대체부품(인증품) 출시에도 주력하고 있는 것.

15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최근 동부화재는 자기 차량 손해 담보에 '고가 수리비 할증요율'을 신설해 금융감독원에 신고했다. 금융당국이 수입차의 비싼 부품가격 등 고가 수리비 문제를 지적하며 보험료 인상 가능성을 제기한 지 10개월 만이다.

할증요율은 수리비가 평균보다 120%를 초과할 때 적용되며 보험개발원이 산정한 기준에 따라 최소 3%에서 최대 15%까지 보험료가 인상될 전망이다. 보험업계는 국산차는 현대 에쿠스 등 8종, 수입차는 BMW 시리즈, 아우디, 벤츠, 포르쉐 등 38종의 보험료가 최대 15% 올라갈 것으로 보고 있다.

보험연구원에 따르면 수입차 수리비는 평균 276만원으로 국산차(94만원)에 비해 2.9배나 높다. 국산차 대비 4.6배나 비싼 부품 값 탓이다. 지난 2013년에는 자동차 수리비로 지급된 보험금 5조1189억원 가운데 부품비만 2조3460억원으로 절반(45.8%)가량을 차지했다. 손보업계가 수입차 보험료 인상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이유다.

대형 손보사 관계자는 "수입차로 인한 손해율 악화는 이미 한계치를 넘었다"며 "동부화재의 할증요율이 금감원을 통과하면 손보사 대부분이 보험료 인상에 동참할 것"이라고 말했다.

보험료 인상은 수입차업계로서는 엎친데 덮친격이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올 상반기 수입차 판매량은 11만6749대로 지난해 상반기와 비교해 2.6% 감소했다.

수입자동차협회 관계자는 "지난해 일어난 폭스바겐의 디젤 차량 배출가스 조작 사태가 장기화 되면서 시장이 활력을 잃고 있다"고 귀띔했다.

수입차 브랜드 이미지 실추와 그에 대한 신뢰도 하락으로 소비자들이 등을 돌리기 시작하자 수입차업계도 돌파구 찾기에 분주하다. BMW, 메르세데스-벤츠 등 고가 수입차 브랜드가 잇따라 보험개발원의 차량모델 등급평가를 신청한 것.

차량모델 등급평가는 신차 출시 전 충돌실험을 통해 사고 시 차량 손상성, 수리 용이성, 부품 값, 공임비를 산정하는 절차다. 1등급에서 26등급까지 차량 등급을 매기는 데 등급이 높을수록 보험료는 낮아진다.

포문은 한국GM이 열었다. 지난해 쉐보레 임팔라의 부품값을 50%까지 내려 수입차 중 처음으로 차량 등급평가를 받은 것이다. 지난해 12등급을 받은 임팔라는 자차보험료를 최대 76만원까지 낮췄으며, 뒤를 이어 폭스바겐도 신형 파사트에 대한 등급평가를 받아 보험료를 인하했다. 수입차회사 관계자는 "보험료가 직접적으로 낮아지는 효과가 있어 고객들에게 혜택이 돌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심상우 보험개발원 자동차기술연구소 팀장은 "최근 판매된 신차 가운데 15%정도의 비중을 수입차가 차지하면서 수입차업계도 (등급평가를 받야아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된 것으로 보인다"며 "수입차 브랜드들이 자발적 참여로 등급평가 산정이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미 대체부품 시장은 수입차업계가 선점했다. 자동차부품협회(KAPA)에 따르면 코리아오토파츠가 메르세데스-벤츠 E클래스, 폭스바겐 골프 등의 휀더 부품 8개를 지난달 출시한 데 이어 아우디 A6, BMW 3시리즈, 미니 쿠퍼, 폭스바겐 골프 등의 좌우 휀더 부품 11품목을 추가로 시장에 내놓기로 했다.

인증을 받은 대체부품 총 39개가 모두 BMW와 메르세데스-벤츠, 아우디, 폭스바겐 등 수입차로 이 외에도 300여개 품목의 심사가 진행 중이다. 자동차부품협회 관계자는 "대체부품을 쓰면 정품에 비해 비용을 약 절반 정도 낮출 수 있으며, 부품가격이 낮아지면 보험료가 줄어들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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