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상선 새 사령탑은 누구?…출신성분 놓고 '득실계산'
현대상선 새 사령탑은 누구?…출신성분 놓고 '득실계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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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서울파이낸스DB

외국인 CEO 영입 경계…근해선사·내부출신 선임 가능성

[서울파이낸스 황준익기자] 현대상선이 현대그룹 품에서 벗어나 산업은행과 채권단의 공동 관리를 받게 되면서 새 CEO의 출신 성분을 놓고 다양한 해석이 나오고 있다. 일단 업계는 외국인 CEO의 영입 가능성에 경계의 시각을 내비치는 한편, 내부출신 및 근해선사 출신의 유력 인사에 무게를 두는 분위기다.

28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현대상선 채권단은 다음달 초 경영진추천위원회를 발족해 본격적인 CEO 인선 작업에 착수할 예정이다. 앞서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은 "9월 초까지 해운업 분야에 역량을 갖춘 전문경영인을 선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채권단은 현 CEO인 이백훈 대표를 비롯한 기존 경영진들을 대거 교체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해운업황 변화에 대응하지 못한 미숙한 경영이 현대상선의 부실을 키웠다는 판단에서다.

특히 채권단이 '경영부실에 책임 있는 내부 인사는 배제한다'는 원칙을 세운 것으로 전해지면서 전문성을 갖춘 외국인 CEO 추대 가능성이 거론된다.

다만 해운업계는 당장 이같은 가능성을 일축하는 분위기다. 김영무 한국선주협회 상근부회장은 최근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산업 생태계 및 정책적 측면에 대한 고려를 배제한 채 철저하게 회사 생존을 위해 경영에 몰두할 가능성이 높다"며 "국내 전문가가 바람직하다"고 단언했다.

국적 해운사라는 위치를 무시한 채 비수익 노선을 없애고, 동남아 등 '돈이 되는' 항로에만 집중해 시장을 교란시킬 가능성이 높다는 것.

한종길 성결대 동아시아물류학부 교수도 "외국인 인사가 선임되면 영업 노하우 등 비밀들이 절대 지켜질 수 없다"며 "향후 해외 선사와 인수합병(M&A)을 고려한다면 외국 선사로부터의 영입은 더욱 신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악의 경우 내부정보 유출로 인한 헐값 매각 가능성에 직면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기존 현대상선 CEO 출신들이 물망에 오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유창근, 노정익 전 현대상선 대표가 우선 거론된다.

이들의 경우 국적선사를 이끌었던 경험을 바탕으로 글로벌 선사들과의 네트워크 형성에 유리하다는 평가다. 경영공백 및 조직불안 등 새 CEO 선임으로 인한 리스크도 최소화할 수 있다.

다만 유 전 대표의 경우 현대상선 부실 책임에서 완전히 자유로울 수 없고, 노 전 대표는 '재무통'으로 해운업 전문가가 아니라는 한계가 있다.

이에 근해선사 쪽 인사를 영입하는 방안도 거론된다. 최근 파나마운하 확장으로 대형선사들이 아시아 역내 항로에 진출 가능성이 높아졌는데, 근해선사들의 주 무대였던 아시아 역내 항로에 대형선박이 투입될 경우 운임하락 등 시장붕괴가 우려되고 있는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대형선사와 근해선사 간의 출혈경쟁이 우려되는 상황"이라며 "앞으로 현대상선이 근해선사와 협력해야하기 때문에 컨테이너부문에서 성과를 내고 있는 근해선사 쪽 인사를 영입하는 것도 고려해볼만 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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