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 폭염보다 더 짜증스런 일기예보, 그리고 비용
[초점] 폭염보다 더 짜증스런 일기예보, 그리고 비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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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판까지 '오보'…"철저한 원인 규명, 대책 서둘러야"

[서울파이낸스 온라인속보팀] 올여름, 국민들은 기록적인 무더위에 기상청의 잦은 오보로 배가되는 짜증때문에 그 어느해보다 견디기 힘든 시간을 보내야 했다.

장마가 찾아온다는 예보는 있었으나 이렇다할 비는 몇번 내리지도 않은 마른장마. 하지만 그 기간에도 기상청의 비소식은 수시로 있었고 그때마다 빗나갔다. 이후 찾아온 폭염관련 예보도 '일기예보'라는 말 자체가 무색할 정도였다. 간간이 전해진 비소식은 말할 것도 없고, 기온도 예측과 실제간 편차가 너무 큰 경우가 빈번했다.

이에, 일기예보를 전하는 뉴스에는 댓글이 줄을 이었다. 기상청을 비판하는 내용이 주를 이뤘고, 이번에도 '수퍼컴퓨터 무용론'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심지어 아예 일본 방송의 일기예보를 참고한다는 사람들까지 생겨났을 정도다. 기상청의 오보가 애국심 강한 국민들을 수치스럽게 만든 꼴이 됐다.

이런 가운데, 기상청은 폭염 종료 시점까지 맞추지 못해 오보로 누적된 불신을 만회할 마지막 기회마저 놓치고 말았다.

기상청은 19일 서울지역 폭염이 이달 24일까지 이어진다고 예보함으로써 20일께부터 폭염이 누그러질 것이라는 불과 하루 전의 예측을 뒤집었다.

기상청은 20일에도 낮 최고기온이 34도까지 오르고, 24일까지 낮 최고기온이 폭염주의보 기준인 33도 이상을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기상청이 전날 전한 "토요일인 20일 서울 낮 최고기온이 32도를 기록한 후 폭염이 누그러질 것"이란 예보와는 큰 차이가 있다. 불과 하루 만에 폭염 종료 시점이 5일 뒤로 늦춰진 것이다.

기상청은 "일본 동쪽 해상의 북태평양 고기압이 평년보다 강하게 발달하면서 한반도 주변 기압계 흐름이 정체되고 중국에서 평년보다 3∼5도 높은 공기가 한반도로 유입되는 데다 강한 일사가 지속하면서 무더위가 지속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기상청은 그러면서 다음 주 후반부터는 기온이 조금 낮아지겠지만, 평년보다 1∼3도 높은 기온이 유지될 것이라고 예보했다.

하지만 아직도 기상청의 예보에 대해 '이번에는 맞겠지'보다 '맞겠어?', '두고 봐야지' 등 부정적이거나 회의적인 반응이 더 많다. '기상청의 일기예보가 아무리 틀려도 가을은 온다'는 체념을 믿음으로 삼아 '자연의 섭리'에 자신을 내맡겨 버리려는 분위기마저 감지된다. 서글픈 현실이다.

다른 한편, 기상청의 일기예보 시스템 전반에 대한 철저한 검증을 통해 어떻게든 예보의 정확도를 높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비등하고 있다.

오늘날 일기예보와 사회 경제적 비용간의 상관 관계와 중요성은 굳이 계량화된 수치를 제시하지 않더라도 누구나 알고 있는 상식에 속한다. 그런데 올여름, 사실상 '일기예보'는 없었고 '엄청난 피해'만 남았다. 일기예보의 정확도를 높이는 것보다 더 시급한 '경제살리기'는 없다는 지적이 제기되는 이유다.

기상청 인력의 잦은 보직변경때문인지, 아니면 노후된 장비때문인지, 그도 저도 아닌 또다른 이유는 없는지, 철저한 원인규명을 통한 대책마련을 더 이상 늦춰서는 안된다. 언제까지 짜증으로 모든 비용을 때우고 있을 셈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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