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구계획 따른 구조조정 효과 반영…외부환경 비관적 선제대응 준비
[서울파이낸스 황준익기자]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이 올해 3분기에서 나란히 흑자를 기록했다. 인력 감축과 설비 축소 등 구조조정에 따른 비용절감 효과 때문이다.
2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올해 3분기 실적에 따르면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의 영업이익은 각각 3218억원, 840억원이다.
현대중공업은 3분기 연속 흑자, 삼성중공업은 전분기는 물론 전년 동기 대비 흑자 전환했다. 삼성중공업은 지난 2분기 희망퇴직 위로금 등 일회성 요인의 영향으로 영업손실 2838억원을 기록한 바 있다.
두 회사의 흑자 달성은 자구계획에 따른 구조조정 효과가 반영됐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들 모두 희망퇴직, 임금반납, 자산 매각 등 자구안을 통한 구조조정을 진행해왔다.
특히 현대중공업은 지난 7월 사무·생산직 과장급 이상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실시한 데 이어 대리급 이하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았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인력 감축은 3500명을 넘어섰다. 현대중공업은 조선· 해양을 제외한 비조선사업부문 분사를 추진 중이다. 삼성중공업도 최근 창립기념일에도 출근하는 등 경영정상화에 집중하고 있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2014년부터 지속적으로 펼쳐온 경영합리화 노력으로 주요부문에서 3분기 연속 안정적인 실적을 기록했다"고 말했다.
문제는 수주다. 조선업황 침체로 수주가뭄이 계속되고 있기 때문. 현대중공업은 지금까지 수주실적이 목표대비 22.5%(60억달러·현대중공업 조선3사 기준)에 그치는 등 극심한 수주가뭄을 겪고 있다. 삼성중공업은 현재 올해 수주액이 8억달러로 수주목표(53억달러) 대비 15%에 그친다.
내년에도 저유가 지속과 업황악화에 따른 어려움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두 회사 모두 경영정상화에 더욱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현대중공업은 연말께 이뤄졌던 사장단 및 임원인사를 이달 단행했다. 불확실한 외부 환경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다.
삼성중공업도 불확실성에 대비하고 유동성 확보를 위해 유상증자에 나섰다. 1조1011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추진하고 있다. 성공 가능성은 높은 것으로 전망된다. 연내 대형 해양플랜트 계약도 앞두고 있어 유동성 확보에는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분석된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3분기 흑자는 큰 의미가 없다"며 "올해 수주가뭄에 따른 실적이 내년 또는 내후년에 잡히면 지난해와 같은 조단위 적자는 또 올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선박 수주와 더불어 대형 해양플랜트 수주가 늘어나야 수익성 개선이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