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싫다는데 왜 가나?"…내국인, 사드 보복에 중국행 여행객 급감
"싫다는데 왜 가나?"…내국인, 사드 보복에 중국행 여행객 급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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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동남아 새로운 여행지로 부상

[서울파이낸스 김태희기자] 다음 달 중국 베이징으로 여행을 계획했던 직장인 김 모씨(36)는 여행 취소를 놓고 갈등하고 있다.

김씨는 "뉴스를 통해 중국 내 반한 감정이 확산되는 것을 보고 여행을 취소할지 고민하고 있다"면서 "여행사에 확인해 보니 이번 주 여행을 취소하면 위약금 8만원, 다음 주에는 10만원 이상"이라고 말했다.

이어 "베이징에 거주하고 있는 친구를 만나려 휴가를 썼는데 친구가 현지 분위기를 보고 이번 주 내 다시 연락을 주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사드(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 배치에 대한 중국 내 반한 감정이 노골화되면서 국내에서는 중국 여행에 대한 상반된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14일 위메프에 따르면 지난 1월과 2월 중국행 관광 상품 판매량은 전년 대비 각각 20%, 50% 증가했다. 최근 해외여행 수요가 늘면서 가까운 국가인 중국을 찾는 사람이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중국의 사드 보복이 노골화된 3월에 접어들면서 중국행 관광 상품 구매율은 급격히 줄어들었다.

위메프 관계자는 "최근 중국 여행 취소 문의가 부쩍 늘었다"며 "중국행 관광 상품 수요가 꾸준히 늘었던 것과 반대로 이달 들어 3~4월 출발 여행 상품 판매량이 상당수 줄어든 것으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인터파크투어 역시 최근 중국 여행 상품을 취소할 수 있는지 소비자 문의가 늘었다고 밝혔다.

인터파크 관계자는 "중국의 사드 보복이 본격화된 지난 7일 이후 여행 취소 문의가 평소보다 3배가량 늘었다"며 "주로 여행 안전 여부와 취소 위약금이 얼마인지 질문하는 사람들이 많았다"고 답했다.

반면 G마켓에서는 중국행 여행상품이 지난해보다 인기를 끌고 있다. 지난 1일부터 12일까지 G마켓의 해외여행 판매량을 살펴보면 △1위 일본 △2위 말레이시아 △3위 중국·대만 △4위 홍콩·마카오 △5위 괌·사이판·팔라우 등으로 나타났다. 중국·대만 여행 상품은 지난해 같은 기간 6위를 차지했었는데 올해 3위까지 올랐다.

다만 업계는 중국의 사드 보복이 장기화되면서 중국 여행을 기피하는 소비자들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 여행사에 따르면 오는 4월부터 6월까지 중국행 관광 상품 예약은 지난해와 비교해 절반 미만 수준으로 떨어졌다. 반면 중국 대신 일본과 동남아 여행을 선택하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에서 아시아권으로 향하는 해외여행 상품은 전체 규모가 늘지 않고 그 안에서 판매량이 나뉘는 경향을 보여왔다"며 "중국 여행 수요가 줄어들면 일본이나 홍콩, 동남아 쪽으로 수요가 몰리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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