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3사, 올해 들어 수주량 증가세…'업황 바닥론' 솔솔
조선3사, 올해 들어 수주량 증가세…'업황 바닥론' 솔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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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서울파이낸스DB

"국내 해운사 발주 선박 70% 中에 빼았겨"…선가 하락 영향 제한적

[서울파이낸스 박윤호 기자] 조선업 안팎에서 '업황 바닥론'이 확산되는 분위기다. 최근 현대·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등 국내 조선 대형 3사가 잇따라 수주에 성공하면서 업황 바닥 탈출 조짐이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이번 수주 증가가 부진에 빠졌던 조선 업황이 살아나는 신호가 아니냐는 낙관적 전망까지 대두되고 있다.

24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삼성중공업은 최근 대한해운으로부터 소형 LNG선 2척을 약 1억 달러에 수주했다. 이번에 수주한 선박은 7500㎥급 LNG선으로 국내 기술로 개발한 한국형화물창(KC-1)을 장착하는 것은 물론 2척 중 1척은 LNG 급유 기능을 갖춘 LNG벙커링 겸용선으로 건조될 계획이다.

이번 수주로 삼성중공업은 현재까지 유조선 8척, LNG선 2척, 부유식 가스 저장·재기화 설비(LNG-FSRU) 1척, 부유식 원유생산설비(FPU) 1척 등 올해만 총 12척, 23억 달러 규모의 수주 실적을 내게 됐다. 여기에 이달 중 이탈리아 Eni가 발주하는 25억 달러 규모의 부유식 LNG 생산설비에 대한 계약도 체결해 총 48억 달러 수주 계약을 달성하게 될 예정이다. 이는 올해 목표인 65억 달러의 약 74%에 달하는 수준이다.

현대중공업의 경우 그룹 내 조선 3사(현대중공업·현대삼호중공업·현대미포조선)는 지난 4월 말까지 총 39척, 23억 달러의 수주 실적을 기록했다. 개별사 별로 보면 현대중공업(현대삼호중공업 포함) 탱커(유조선) 13척과 가스운반선 2척을 수주해 총 15척, 14억 달러의 계약을, 현대미포조선은 석유화학제품운반선 18척 등 총 24척, 9억 달러 계약을 각각 체결했다. 현대삼호중공업은 따로 영업조직이 없어 현대중공업이 한꺼번에 수주 계약을 체결해 일감을 배분한다.

앞서 현대중공업은 지난해 1~4월까지 8척, 4억 달러 수주를 기록하는 데 그쳤다. 이에 따라 현대중공업이 지난해 수주 실적 64척, 59억 달러와 비교하면 넉 달 만에 수주량의 40% 가까이 달성하게 됐다.

대주조선해양 역시 올해 4월까지 7억7000만 달러 수주를 기록했다. 건조계약 의향서(LOI)까지 체결한 물량을 포함하면 14억 달러에 달한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1억3000만 달러를 수주했던 것과 비교하면 10% 넘게 늘어난 수준이다.

이들 조선 3사의 수주가 큰 폭으로 늘어난 것은 선가 하락이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조선·해운 시황 분석기관인 클락슨의 리서치는 지난 3월 말 기준 VLCC의 신조선가는 8000만 달러 수준 하락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2003년 이후 14년 만에 최저치다. 이에 선사들도 올해가 발주 적기라는 판단에 노후 선박 교체를 추진하면서 업황이 살아나는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최근 국내 해운사가 발주한 선박 중 대부분이 중국 조선소에서 건조되는 것으로 확인되면서 업황 상승효과는 크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영국의 조선·해운 분석기관 클락슨 리서치와 업계에 따르면 지난 1월부터 이달 15일까지 국내 해운사가 발주한 선박은 총 20척으로 이중 국내 조선소에서 건조 중인 선박은 7척(35%)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한국 해운사가 발주한 26척 중 22척(84%)을 국내에서 지은 것과 비교하면 올해 들어 국내 발주 물량 비중 크게 줄어든 것이다.

중국에 가장 많은 선박을 발주한 한국의 해운사는 국내 최대 벌크선사인 팬오션이다. 팬오션은 올해 들어 벌크선 5척을 중국의 민영 조선소 장쑤뉴양쯔강에 주문했다. 또한, 삼라마이더스(SM)그룹의 대한해운도 올해 들어 선박 6척 중 4척을 중국에 발주했고, 삼성물산은 특수선 4척을 중국에 발주했다.

반면 중국은 올해 들어 발주된 총 16척의 선박 가운데 16척 전부를 중국 조선소에게 맡겼다.

이에 대해 국내 해운사들은 중국의 조선소들이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높은 기술력이 요구되지 않는 선박들에 대한 수주 경쟁에 나설 경우 어쩔 수 없이 중국 조선소에 수주를 맡길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업계 관계자는 "벌크선의 경우 국내 조선사들이 잘 취급하지 않고 중국 가격이 국내보다 평균 10~20% 저렴해 경쟁력이 떨어지는 상황"이라며 "이에 기술 경쟁력 우위를 가진 LNG선 등의 수주가 국내로 들어오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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