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 인사이드] 北核 리스크에 증시 변동성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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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핵 리스크 발생시 코스피 수익률(표=한국거래소, NH투자증권 리서치본부)

[서울파이낸스 남궁영진 기자] 북한이 6차 핵실험 강행으로 문재인 대통령이 설정한 '레드라인'을 넘어섰다. 이에 지정학적 리스크가 또다시 부각되면서 국내 증시가 직격탄을 맞았다. 증권가에서는 그간의 북한발(發) 이슈를 반추해 볼 때 이번에도 단기 충격에 그칠 것이란 관측이 나오지만, 유례 없던 북한 리스크가 어떤 방향으로 흐를지 가늠하기 쉽지 않다는 점에서 위기론에 무게를 더 싣고 있다.

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28.04p(1.19%) 내린 2329.65에 마감하며 사흘 연속 하락세를 지속했다. 개장과 동시에 2%가량 급락, 2310선까지 고꾸라졌던 지수는 외국인과 기관의 동반 매수에 2340선을 회복했다. 하지만 장 막판 북한이 대륙간 탄도미사일(ICBM) 발사 준비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는 소식에 다시 내림폭을 늘려가며 2320선까지 후퇴했다.

앞서 북한은 지난 7월4일 ICBM 발사, 8월9일 괌 포격 위협, 8월 29일 일본 상공을 지나는 중거리 미사일 발사에 이어 이번 핵실험으로 도발 수위를 높여가고 있다. 최근 들어 누적돼 온 북한 리스크가 이번에 최고조에 달하면서 증시에 전해지는 충격이 과거와는 다른 양상을 띨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최근 북한의 도발, 리스크는 과거 학습효과에서 벗어나 바라봐야 한다"며 "ICBM 발사 이후 미국과 일본이 북한 공격의 사정권에 들어왔고, 북한과의 대화를 주도적으로 이끌어갈 주체가 부재하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이 연구원은 "7월초 이후 북한의 행동은 횟수측면과 실험대상, 강도측면에서 과거보다 빈번하고, 강하다"며 "그간 누적돼 온 북한 리스크가 6차 북핵실험을 계기로 한층 더 높아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현재 미국과 일본이 군사적 대응까지 고려하고, 중국도 강경 대응에 나서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북한 리스크는 단기간에 봉합되기보다는 당분간 위기감이 고조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이에 외국인 투자자의 투자심리 위축과 이로 인한 대규모 매물 출회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실제 외국인은 북한 리스크가 한창이던 지난 8월 한 달간 1조 8752억 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장재철 KB증권 연구원은 "북한이 추가적인 도발의 강도를 높인다면, 한반도의 지정학적 리스크가 고조되면서 금융시장의 변동성 또한 이전과 다른 수준으로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현재 예상되는 북한의 추가적인 도발은 사거리가 긴 '화성-14형' ICBM급 미사일의 발사 시험"이라며 "얼마나 자주, 어떤 방향으로 미사일을 발사하는가에 따라 북한발 리스크와 시장의 불안정성 크기가 결정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이에 반해 이번 북한 리스크가 제한적 이슈에 그칠 것이란 낙관론도 나온다. 김병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북한의 핵실험과 관련, 코스피가 단기 변동성 확대에 그칠 것으로 봤다.

김병연 연구원은 과거 북핵 리스크가 발생했을 때, 단기 코스피 흐름은 평균 5일 내로 회복한다는 점을 주목했다. 그는 "북핵 리스크의 주식시장 영향력이 가장 컷던 시점은 5차 핵실험을 단행한 지난해 9월 9일(건군절)로, 이후 5일 동안 최대 하락폭은 3.5%를 기록했다"며 "핵실험 이전 주가 수준 회복에는 10영업일이 소요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하지만 과거 9차례의 북핵 리스크 발생시 평균적으로 1.9% 하락했고, 5일내 이전 주가 수준을 회복했다"며 "주가 하락 장기화의 경우는 대외 리스크 확대에 기인한다"고 덧붙였다.

김 연구원은 "북한 리스크의 관건은 미국과 중국의 대응으로, 북한에 대한 긴장 수위 확대가 가능하지만 미국은 이달 의회 개회, 중국은 내달 당대표대회 등이 예정돼 있어 자국 내 이슈가 중요하다"며 "과거와 유사한 경우라면 코스피의 흐름은 단기 변동성 확대에 그칠 가능성 높다"고 분석했다.

유승민 삼성증권 연구원은 "6차 핵실험으로 인한 시장 충격은 제한적인 수준에 그칠 것"이라며 "이미 8월에 전쟁 우려까지 심리적 임계점이 높아졌고, 북한의 행동이 일정 부분 예견된 것이었기 때문"이라고 판단했다. 곽현수 신한금융투자 연구원도 "북한 이슈가 코스피에 미치는 영향력은 2~5%로, 과거 경험칙을 통한 저점 구간은 2250~2320선"이라며 "코스피가 2350선을 하회한다면 분할 매수가 유효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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