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식 취임식서 "권위 추락한 금감원…금융소비자 보호에 주력"
김기식 취임식서 "권위 추락한 금감원…금융소비자 보호에 주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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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기식 신임 금융감독원장이 취임사를 하고 있다.(사진-=금융감독원)

"감독당국 정체성 확립…권위는 국민 신뢰 받을 때 뒤따라와"
김홍범 교수 "누구를 위한 것이 아닌 '공정성' 관점에서 역할 수행해야"

[서울파이낸스 남궁영진 기자] "감독당국으로서의 영(令)이 서야 할 금융시장에서조차 금융감독원의 권위가 바닥에 떨어졌습니다. 이러한 현실을 직시해 금융소비자를 보호하는 역할을 다하고 금융감독의 조화와 균형이 유지되도록 하겠습니다."

김기식 신임 금융감독원장은 2일 대강당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금감원의 정체성을 바로 하고 본연의 역할에 집중해 감독 당국의 권위와 위상을 확립하겠다"며 이같이 역설했다.

김 원장은 "시장경제의 룰을 집행하는 기관은 여러 곳이 있지만, 금융감독기구는 법령에 근거하면서도 그 특성상 재량범위가 넓다"며 "금융감독기구로서의 권위가 더욱 중요한 금감원이 여러 논란에 휘말리면서 국민들의 실망이 크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런 상황에서는 금융개혁을 열망하는 국민들의 기대치를 만족시키기란 요원할 수밖에 없다"며 "감독당국의 권위와 위상을 확립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정책과 감독은 큰 방향에서 같이 가야 하는 동전의 양면과 같은 것이지만, 정책기관과 감독기관의 역할은 분명히 다르다"면서 "금융감독의 원칙이 정치적, 정책적 고려에 의해 왜곡되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말했다. 김 원장은 특히 "금감원의 정체성을 명확히 하고 국민이 금감원에 부여한 권한을 본연의 역할을 수행하는 데만 사용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금융회사와 소비자, 건전성 감독과 소비자 보호 간에 조화와 균형을 유지하는 것이 감독당국의 위상을 온전히 유지할 수 있는 길"이라면서 "그러나 그동안 금감원이 금융회사의 건전성 유지를 우위에 둔 채 금융소비자 보호에는 상대적으로 소극적이라는 비판이 끊이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김 원장은 "금융회사의 불건전한 영업행위로 인한 금융소비자의 피해 사례가 빈발하고 가계부채문제에 대해 일각에서는 '약탈적 대출'이라는 주장까지 제기하는 상황"이라며 "이러한 비판을 겸허히 수용하고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와 함께 일관성과 예측가능성을 통해 신뢰를 확보해 감독당국의 권위와 위상을 확립할 것도 약속했다.

김 원장은 "금감원에 주어진 권한이 상당하고, 법률이 규정하지 못하는 경우에 발휘할 수 있는 재량의 범위도 꽤 넓은 편"이라며 "이에 감독업무를 수행할 때에는 일관된 일처리가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래야만 금융회사와 금융소비자가 감독업무에 대한 예측가능성을 높일 수 있고, 금융감독원을 신뢰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끝으로 그는 "감독당국으로서 권위는 칼을 휘두르며 위엄만 내세우는 것이 아니라 시장으로부터, 국민들로부터 신뢰받을 때 자연스럽게 따라온다는 점을 함께 인식해 달라"고 당부했다.

김홍범 경상대 경제학과 교수는 이에 대해 "금융감독원장으로서의 소비자 보호 역할은 근본적으로 다르다"고 전제한 뒤, "김 신임원장이 과거 시민단체와 국회의원으로서 소비자 편에서 위로하고 지원했다면 불완전판매와 불공정계약과 같은 '공정성' 관점에서 역할을 명확히 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김 교수는 이어 "금융감독원(장)은 누구를 위해 일하는 것이 아닌, 소비자가 정보약자이기에 발생할 수 있는 금융사와 소비자 사이의 비대칭성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데서 정당성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김기식 원장은 1966년 서울 출신으로, 경성고등학교와 서울대학교 인류학과를 졸업했다. 참여연대 정책실장, 참여연대 사무처장, 참여연대 정책위원장 등을 역임, 시민 운동가 활동을 해왔다.

이후 더불어민주당 비례대표로 제19대 국회에 입성해 국회 정무위원회 위원, 민주당 정책위원회 원내 부의장, 국회 정무위원회 민주당 간사, 새정치민주연합 제2정책조정위원회 위원장 등을 지냈다. 이후 2016년 부터는 더미래연구소장을 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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