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삼성證 배당 착오, 우리사주 배당 입력시스템 문제"
금감원 "삼성證 배당 착오, 우리사주 배당 입력시스템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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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장 증권회사의 현금배당 배분 체계(자료=금융감독원)


"주주배당·고객배당 동일시스템서 처리"…타 증권사도 비슷

[서울파이낸스 남궁영진 기자] 금융당국은 삼성증권의 이번 '배당 착오' 사고는 배당 입력 시스템에서 비롯됐다고 판단했다. 주주에 대한 배당과 고객에 대한 배당 업무가 한 시스템상에서 처리된 것이 오류 발생 가능성을 키웠다는 지적이다.

배당을 앞둔 다른 증권사 중 4곳도 삼성증권과 비슷한 구조로 돼 있어, 금융당국은 시스템 분리 등 개선 방안을 마련할 방침이다.

9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삼성증권은 그동안 발행회사로서의 배당업무와 투자중개업자로서의 배당업무를 동일한 시스템을 통해 처리해왔다. 일반 상장사에 대한 주식·현금배당과 자사 우리사주에 대한 주식·현금배당을 같은 시스템에서 처리한 것이다.

통상 우리사주 조합원에 대한 현금배당은 일반주주와 달리 예탁결제원을 거치지 않고 발행회사가 직접 업무를 처리한다.

이에 따라 삼성증권은 지난 6일 우리사주 조합원인 직원 2018명에게 현금배당 28억1000만원을 지급하는 과정에서 직원의 전산 입력 실수로 삼성증권 주식 28억1000만주를 입고했다.

그러나 삼성증권은 증권사로서 고객들에게 배당할 때도 이번에 우리사주 조합원에게 배당한 것과 동일한 시스템에서 처리해왔다.

두 가지 배당업무를 한 시스템에서 처리하다 보니 오류 가능성이 클 수밖에 없고 실제로 이번에 문제가 터진 것이다. 주주배당 업무와 고객배당 업무를 담당하는 직원도 한 명에 불과했다.

원승연 금감원 부원장은 "두 업무 간에 분명히 장벽이 있어야 하는데 하나로 돼 있던 것은 시스템상으로 문제를 내재하고 있었다는 것을 뜻한다"고 지적했다.

금감원은 삼성증권과 같은 사례가 재발하지 않도록 이달 중 배당을 예정하고 있는 상장 증권사에 대해 배당 처리 시 내부통제를 철저하게 하는 등 사고 예방에 각별히 유의할 것을 촉구할 예정이다.

실제, 금감원이 배당을 앞둔 증권사 중 4곳을 점검한 결과 배당 시스템은 삼성증권과 동일한 것으로 파악됐다.

금감원 관계자는 "규정상 위반은 아니지만 주주배당 업무와 고객배당 업무를 별도로 처리하는 것이 내부통제에 바람직할 수밖에 없다"며 "한 사람이 두 업무를 모두 맡다 보니 오류 발생 가능성이 컸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점검을 통해 이런 내부통제 문제를 더 점검하고 제도 개선을 해나가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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