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ELW, 증권사들 '상반된 행보'
디지털 ELW, 증권사들 '상반된 행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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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스크 관리 입장달라…보수적 VS 낙관적
 
[서울파이낸스 김주미 기자]<nicezoom@seoulfn.com> 디지털 ELW(주식워런트증권)발행을 앞두고 증권사들의 행보가 엇갈린다. 만기일에 특정 기초자산의 가격이 미리 정해져 행사가격보다 크거나 작으면 정해놓은 일정 금액을 지급받을 권리를 갖는 디지털 ELW는 모든 증권사가 참여하는 시장으로 키우겠다는 증권선물거래소 측의 입장에도 불구, 시작부터 난항을 겪고 있다.

29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증권사들이 기본형 ELW보다 헤지가 어려운 디지털 ELW 발행에 각기 다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가장 대조적인 증권사는 한국투자증권과 우리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은 지난 24일 KOSPI200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디지털 ELW를 발행할 예정이었으나, 내달로 발행을 연기, 거래소 측에 최소발행금액 한도와 호가 스프레드 조정을 요청한 상태다. 한국투자증권 ELW 관계자는 "디지털 ELW의 최소 발행금액을 3억으로 하향 조정하는 것과 호가 스프레드 비율 개선과 관련해 거래소와 협의 중이다"고 말했다.
아예 가격이 없다가 갑자기 가격이 발생할 수 있는 디지털 ELW의 특성상 기본형 ELW와 같이 최소 발행금액 10억원을 적용할 경우 리스크가 매우 크다는 것이 한국투자증권의 입장이다.
일례로, 10억 원씩 발행하는 경우 최악의 경우 1워런트당 100억원의 손실이 발생할 수도 있는데 이런 경우 또한 배재할 수 없다는 것이 이 증권사의 입장이다.
실제로, 지난주와 같이 이틀간 주가가 100포인트 이상 빠지는 경우 이런 사태가 벌어질 수 있다는 것이 관계자의 설명이다.
그는 이어 "3억 내외로 발행하되 여러 종목을 발행해 위험을 줄이면서 상품을 늘리는 방안이 효율적"이라고 덧붙였다.
또, 한국투자증권은 거래소 측과 디지털 ELW의 만기를 최소 3개월로 줄이는 방안을 협의 중이다. 기본형 ELW의 호가 스프레드 비율은 20%인데 디지털 ELW 자체가 기본형과 판이하게 달라 스프레드 비율을 조정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이다.

한편, 한국투자증권의 보수적인 입장과는 반대로 우리투자증권은 기존 최소발행규모와 호가 스프레드를 유지한 채 지난 26일 업계 최초로 디지털 ELW를 발행했다.
우리투자증권이 발행한 디지털 ELW는 KOSPI200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상승형과 하락형 상품으로 만기평가가격이 조건에 해당하는 경우 1워런트 당 10,000원의 확정금액을 지급받게 되는 상품이다.
우리투자증권 관계자는 "디지털 ELW만 헤지 한다면 리스크관리가 쉽지 않은 것은 사실이다"며 "하지만 기본형 ELW를 계속 해왔고 기본형과 함께 헤지를 하는 종합적인 측면에서는 크게 어려움이 없을 것이라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전체적인 포지션관리에서는 크게 변수가 없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그는 이어 "디지털 ELW의 상품성은 두고봐야하지만, 가장 적극적으로 LP를 하는 증권사 입장에서 다양성을 고려해 적극적으로 대처를 한다는 데 의의가 있다"고 자평했다.

대우증권도 내달 13일 경에는 인덱스형 디지털 ELW를 내놓을 전망으로 상장종목을 정해 놓은 상태다. 현재 기존 LP시스템 중 이론가를 계산하는 모듈에 새로운 모듈을 추가하는 작업 중으로 8월초 테스트를 걸쳐 디지털 ELW 발행에 나설 계획이다.
대우증권 관계자는 "최소 10억에서 20억원 규모로 발행할 것"이라며 "행사가에 근접하는 부분이 리스크가 큰 것은 사실이지만 시뮬레이션을 통해 검토한 결과 큰 무리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당초 디지털 ELW를 발행하기로 했던 신영증권은 헤지를 위한 내부 트레이딩시스템이 완결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발행을 취소한 바 있다.

국내보다 앞서 디지털 ELW 시장이 활성화 됐던 홍콩 시장의 경우 1년여 동안 많은 디지털 ELW가 상장됐다가 현재는 사장되고, 국내시장에서 디지털 ELW가 활성화되기까지 각 증권사와 투자자들의 각별한 관리와 관심이 요구되고 있다.
 
김주미 기자 <빠르고 깊이 있는 금융경제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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