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기간 HMID 7243대 판매, 30.6%↓···아이오닉 5는 62.0%↓
"인도네시아산 배터리 단 현지 생산 전기차로 판매 회복할 것"
[서울파이낸스 문영재 기자] 올해 1분기 현대자동차 인도네시아 생산법인(HMMI)은 현대차 해외 생산법인 가운데 가장 높은 공장 가동률을 거둔 반면, 현대차 인도네시아 판매법인(HMID)은 저조한 실적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2일 현대차에 따르면 HMMI는 올 1월부터 3월까지 생산능력 2만300대, 생산실적 2만2520대를 보이며 가동률 110.9%를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2배 이상 늘어난 수치이자 한국 공장(114.9%) 제외, 해외 공장 중 가장 높은 수치다. HMMI 측은 "유의미한 성과"라면서 "고객이 원하는 실용적인 차를 생산해 시장 내 입지 강화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HMMI는 현지 특화 전략 차종인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 크레타를 비롯해 다목적차(MPV) 스타게이저, 중형 SUV 싼타페, 전기차 아이오닉 5 등 4종의 차량을 만들고 있다.
같은 기간 HMID는 올 들어 3월까지 지난해보다 30.6% 감소한 7243대 판매하며 저조한 실적을 거둔 것으로 드러났다. 주력 차종인 아이오닉 5의 경우 62.0% 급감한 395대 판매되며 체면을 구겼다. 작년 1분기 인도네시아 전기차 시장 판매 1위를 차지하며 시장의 주목을 받은 아이오닉 5는 중국산 저가형 전기차 공세 앞에 무기력한 모습을 보이며 불과 1년 만에 정상에서 내려왔다. 아이오닉 5를 꺾고 시장 판매 1위로 올라선 차종은 3121대가 팔린 중국 우링차의 빙궈EV였다. 작년 12월부터 소비자 인도를 시작한 이 차량은 아이오닉 5 대비 4억7350만루피아(약 4000만원) 저렴한 가격(3억1700만루피아, 약 2700만원)을 앞세워 단숨에 정상에 올랐다.
현대차 관계자는 "만드는 족족 팔렸던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판매량보다 생산량이 많은 것이 사실"이라며 "판매 회복을 위해 가격 문턱을 낮춘 전기 SUV 코나 일렉트릭을 연내 출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가격 경쟁력 확보를 위해 현지 생산 및 HLI그린파워가 만든 인도네시아산 배터리를 적용한다. 참고로 HLI그린파워는 현대차그룹이 LG에너지솔루션과 함께 작년 6월 인도네시아 카라왕 지역에 세운 배터리셀 합작공장"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코나 일렉트릭 생산은 현대차가 인도네시아에 진출한 완성차 업체 중 최초로 전기차 배터리부터 완성차까지 현지 생산·판매 체계를 갖춘다는 것을 의미한다. 본격적인 전기차 생태계를 구축하면 물류비도 줄이고, 배터리 공급 납기일까지 단축해 전기차 생산 효율을 크게 높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인도네시아 정부의 올해 전기차 보급 목표 대수는 5만대다. 지난해 보급 대수 대비 3배 많은 수치다. 이와 관련, 인도네시아전기차산업협회(PERIKLINDO) 몰도코 회장은 최근 현지 통신사 안타라와 인터뷰에서 "시장 성숙도와 신규 차종 출시 등을 고려했을 때 무난하게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보조금도 계속해서 지급할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는 현지 정부의 전기차 보급 의지가 뚜렷한 만큼, 시장 주도권을 두고 한·중 전기차 업체 간 경쟁이 과열될 것으로 본다. 현대차에는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기라는 얘기다. 인도네시아 일간지 콤파스는 "인도네시아 정부의 전기차 보급 정책 시행 초기에는 현대차를 대적할 만한 업체가 없었지만, 지금은 중국 우링차, 체리차 등 쟁쟁한 경쟁 업체가 대거 등장했다. 연내 중국 최대 전기차 업체 비야디(BYD)와 베트남 최대 전기차 업체 빈패스트도 판매를 시작할 예정이라서 경쟁은 더 치열해질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현대차는 "올해 들어 중국산 저가형 전기차들이 대거 시장에 진입하면서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지만, 현지 생산 코나 일렉트릭을 앞세워 전기차 시장 이미지를 각인시키는 동시에 특화 차량 등 현지화 판매 전략으로 시장을 적극 공략할 방침"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