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윤은식 기자] LG·GS·LS 등 범LG가(家)를 비롯해 코오롱 그룹 등의 정기 임원인사를 시작으로 국내 주요 대기업의 연말 정기인사 시즌이 본격 개막했다.
LG그룹은 전체 임원승진자 185명 중 134명을 상무급으로 채우고 GS와 LS는 40세 전후의 오너가 4세를 경영 전면에 배치하는 등 세대교체를 단행했다. 이웅열 코오롱 회장은 자진 퇴임 의사를 밝히는 등 재계에 파격적인 인사 행보가 이어지고 있다.
12월 첫째 주부터 삼성전자와 SK, 한화 등 국내 주요 그룹의 인사가 줄줄이 예고돼 있어 이들 그룹에서도 이런 파격적인 인사행보가 이어질지 관심이 쏠린다.
반도체 중심으로 사상최대 실적 행진을 이어가는 삼성전자는 지난해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장, 소비자가전(CE)부문장, IT·모바일(IM)부문장을 교체한 만큼 올해 사장단 교체 폭은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대부분의 사장들이 유임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다만 사업 부진을 겪고 있는 IM부문의 임원교체 폭은 다소 클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하지만 삼성바이오로직스 문제와 이재용 부회장에 대한 국정농단 대법원 재판이 남아 있는 상황에서 섣불리 수장 교체카드를 꺼내기 쉽지 않다는 전망도 나온다. 대외적으로 불안정한 상태인 삼성으로서는 '조직안정'이 무엇보다 중요해서다.
올해 4분기도 역대급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보이는 반도체 부분은 지난해와 비슷한 규모의 승진인사가 있을 것으로 재계는 예상한다. 지난해 승진인사 221명 중 99명과 사장 승진자 7명 가운데 4명이 반도체 부문에서 나왔다.
오는 6일로 정기 인사가 예고된 SK그룹의 인사 폭도 그리 크지 않을 것으로 예측된다.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한 SK하이닉스와 유가변동성에도 호실적을 이어가는 SK이노베이션 등 주력 계열사가 순항하고 있어 성과 있는 곳에 보상을 해주는 SK그룹의 인사 특성상 필벌(必罰)보다 신상(信賞)에 초점이 맞춰질 전망이다.
한화는 그룹 차원에서 태양광 사업에 힘을 실어 주는 만큼, 태양광 사업을 이끄는 김승연 회장의 장남 김동관 한화큐셀 전무의 부사장 승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한화그룹은 앞서 김 회장의 차남인 김동원 한화생명 상무를 미래혁신총괄 겸 해외총괄에 선임하며 경영전면에 배치했다. 이에 따라 한화그룹도 이들을 경영전면에 배치하며 3세 경영시대를 공식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흘러나온다.
실적 부진에 빠진 현대자동차는 정의선 수석부회장을 중심으로 한 대대적인 인적 쇄신이 예고된 상황이다. 실제로 최근 중국 현대차 본부 임원에 대한 물갈이가 진행된 것에서 나타나듯 대규모 인사가 기정사실로 되는 분위기다.
재계 관계자는 "기업 인사는 인사발표가 나기 직전까지도 알지 못하는 것"이라며 "오너가 3세, 4세가 경영전면에 나서는 분위기인 데다 조직의 재정비를 통해 그룹의 활력과 역량 강화를 위한 인사에 초점이 맞춰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