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1분기 1103억원 순익 예상···초대형IB 진입 '순항'
[서울파이낸스 남궁영진 기자] "이번 합병을 계기로 새로운 도약을 향한 첫 걸음을 내딛게 됐습니다. 30여년이 넘는 두 회사의 연륜과 장점들을 적극 조화시켜 메리츠종합금융증권을 경쟁력있는 대형 금융투자회사로 키워가겠습니다."
지난 2010년 4월, 메리즈증권이 메리츠종합금융과 합병한 뒤 열린 출범 기념식에서 최희문 메리츠종합금융증권 대표이사(CEO) 부회장이 천명한 포부다. 합병된 회사의 초대 수장에 올라 향후 청사진을 제시했던 최 부회장은 어느덧 증권업계 최장수 대표이사(CEO)에 이름을 올리게 됐다.
메리츠종금증권은 지난달 정기 주주총회를 열고 최희문 부회장을 재선임했다. 이번이 네 번째 취임으로, 3년간의 임기를 채우면 최 부회장은 12년간 한 기업을 이끌게 된다. 이는 지난해까지 11연임(임기 1년)으로 한국투자증권 CEO를 맡다 내려온 유상호 한국금융지주 부회장의 종전 기록을 넘어서는 것이기도 하다.
최 부회장이 10년 넘게 메리츠종금증권의 수장 자리를 유지한 비결은 단연 호실적이 주효했다. 메리츠종금증권은 지난해 4338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냈다. 전년 대비 22.1% 증가한 수준으로, 2년 연속 '사상 최대' 실적이다. 네 분기 내내 1000억원대 순이익을 시현, 상승 곡선을 그려나갔다. 자기자본 규모가 1조원 이상 많은 NH투자증권과 삼성증권, KB증권 등 초대형IB를 가뿐히 넘어섰다.
특히 지난해 4분기 증시가 속절없이 무너진 여파로 브로커리지, 트레이딩 수익이 감소했지만, 압도적 투자은행(IB) 성과가 이들을 모두 상쇄했다. 항공기 인수금융 셀다운(인수 후 재매각), 독일 부동산 매각이익 등으로 지난해 4분기에만 기업금융 수수료 수익으로 1000억원 이상 벌어들였다. 올 1분기에도 1103억원의 순이익을 거둘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사실, 최 부회장의 연임은 예견됐다. 임원후보추천위원회는 그에 대해 "2014년 리테일 초대형 거점 점포 신설을 시작으로 개시한 리테일 혁신 전략을 통해 업계 내 새로운 수익모델을 제시했다"면서 "회사의 규모와 실적의 성장을 주도함과 동시에 리스크 관리에 주력해 내실 있는 성장을 이끌어 CEO 후보자로서 추천할만한 자격 요건을 갖췄다"고 평가한 바 있다.
2017년 11월 종합금융투자사업자(대형IB) 타이틀을 획득한 메리츠종금증권은 지난해 말 기준 자기자본 3조4731억원으로 초대형IB 요건(4조원)에 5000억원 남짓 못 미친다. 앞으로 기존의 강점인 기업금융 사업부문을 포함해 브로커리지 등 자산관리(WM), 자산운용(Trading) 등 제반 영역에서 업계 최고 수준의 경쟁력 발휘, 초대형IB 진입을 노린다는 복안이다.
급변하는 글로벌 금융시장에서도 회사의 안정적이고 꾸준한 성장을 진두지휘해 온 최 부회장이 '최장수 CEO'로서 향후 어떤 행보를 보일지 업계는 자못 기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