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노골적' 증산 압박···증시 '3대 악재' 일부 해소되나
트럼프 '노골적' 증산 압박···증시 '3대 악재' 일부 해소되나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사우디에 증산을 요구해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트위터 (사진=트럼프 미미국 대통령 트위터 캡쳐)
사우디에 증산을 요구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트위터 (사진=트럼프 미국 대통령 트위터 캡쳐)

[서울파이낸스 김호성 기자] 트위터를 통해 사우디아라비아에 증산 필요성을 강조해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압박 수위를 한층 더 높이기 시작했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26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은 워싱턴D.C. 인근 앤드루스 공군기지에서 기자들과 만나 “인플레이션이 매우 낮고 휘발유 가격도 내려가고 있다”며 “내가 오펙에 전화해 그들에게 ‘유가를 낮춰야 한다’고 말했다”고 전해진다. 

오는 5월 2일부터 한국, 일본, 중국, 인도, 터키, 이스라엘, 그리스, 이탈리아 등에게 이란산 원유 수입을 금지하는 이른바 '한시적 예외조치(SRE, significant reduction exeptions) 종료'를 앞두고, 유가 폭등세를 진정시키기 위한 미국의 '증산 압박' 카드가 기존보다 한층 더 강하게 던져진 것이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석유수출국기구(OPEC)을 주도하는 회원국으로, 러시아와 함께 원유 감산을 주도해 왔다. 작년 OPEC 회원국과 러시아로 구성된 이른바 오펙 플러스(OPEC+)는 작년 12월 감산 합의에 이어 오는 6월 회의에서 합의를 더 연장할지 결정할 예정이다. 

남미 최대 산유국인 베네수엘라가 하이퍼인플레이션에 시달리고 있다는 점, 일 원유 생산량 130만 배럴의 주요 산유국인 리비아가 내전을 겪고 있다는 점 등의 상황을 고려하면 트럼프 대통령으로서는 우방국인 사우디아라비아에게 증산 압박 수위을 더욱 높이는 방법이 가장 효율적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 제재는 강화하면서도 유가 급등을 저지해야 하는 상반된 문제를, 동맹국인 사우디아라비아는 미국의 요구에 부응하면서도 OPEC+ 회원간 합의인 감산기조를 따라줘야 하는 딜레마를 각각 해결해야 할 입장이다. 

일단 금융시장은 사우디아라비아가 원유생산을 늘릴 확률에 무게를 두는 양상이다. 이날 S&P와 나스닥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음에도 불고하고 에너지 업종은 오히려 1.21% 하락했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역시 3% 가까이 급락했다. 

이에 따라 국내 증시의 '3대 악재' 가운데 하나인 유가급등 우려가 일부 해소되면서 외국인과 기관들의 반응에도 관심이 높아진다. 

국내 증시는▲유가급등 ▲환율 고공행진 ▲1분기 기업들의 어닝쇼크 및 ‘R(recession·경기 침체)의 본격적인 재현' 등 3대 악재에 시달렸다. 외국인들은 코스피·코스닥 양매도에, 기관들도 현물 매도·선물 매수의 매도차익에 나서면서, 코스닥은 5일 연속 코스피는 사흘 연속 하락세를 이어왔다.   

다음주엔 삼성중공업(29일), 삼성전자(30일), LG전자(30일), LG유플러스(5월2일), CJ대한통운(5월3일) 등 주요 기업의 1분기 실적 발표가 예정돼 있다. 그간 증시의 발목을 잡아온 유가급등 우려가 일부 해소되면서 외국인과 기관들이 어떤 행보를 보일지 주목된다.



이 시간 주요 뉴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