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업체들, 글로벌 컨설팅社 붙잡기 '안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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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설팅 수임료, 역량보다 성공사례로 책정
2조7천억원 국내시장…Door Opener로 '주목'

[서울파이낸스 이상균 기자] <philip1681@seoulfn.com> 토종 IT서비스 업체들이 컨설팅 부문의 강화를 위해 잇달아 글로벌 컨설팅 업체와의 제휴를 맺고 있다. 14일 IT서비스 업계에 따르면, 이러한 움직임은 삼성SDS, LG CNS, SK C&C 등 빅3업체들에게 중점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중견사인 현대정보기술도 타 업체와의 MOU를 검토 중이며, 대우정보시스템은 국내 업체와의 협력이 진행 중이다.

■글로벌社와 협력은 필수?
삼성SDS의 경우 지난 2일 전세계 IT컨설팅 분야 3위 업체인 캡제미나이와 제휴식을 갖고, 공동사업 전개, IT서비스 방법론과 교육 공유·인력 교류, 양사간 브랜드·IP(지적재산권) 공유에 대해 합의했다. 삼성SDS는 이번 제휴가 통상적인 업무 제휴가 아닌 사업공동체 수준의 제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LG CNS는 지난 9월 자사의 컨설팅 사업부문인 엔트루컨설팅이 글로벌 컨설팅 기업인 아치스톤 컨설팅, 델파이 그룹, 에드가 던 앤 컴퍼니, 재플린 전략 리서치 등 4개사와 국내외 사업수행에 대한 독점적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이들 기업들은 제조 및 SCM(공급망 관리), 금융, PI(프로세스 혁신) 부문의 전문 컨설팅 기업이다. LG CNS는 이외에도 통신분야 컨설팅사와의 제휴도 추진, 거의 마무리 단계에 이른 것으로 알려졌다.

SK C&C는 컨설팅 부문의 조직 및 인력 증설에 주력하고 있다. 올해부터 IT전략컨설팅팀을 공공, 금융, 제조, 통신 등 산업별 4개팀으로 분리하고, 현재 162명의 인력도 200여명으로 늘릴 계획이다. 지난 2004년 11월 프랑스의 컨설팅 업체인 밸텍과 상호출자한 밸텍 컨설팅 코리아와도 전략적 파트너십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이밖에도 SK C&C는 선제안 컨설팅에 주력하고 있다. 선제안 컨설팅이란 고객에게 시스템 구축에 대한 컨설팅을 먼저 제안하는 것으로 기존의 수동적인 컨설팅에서 한걸음 나아간 단계이다.

현대정보기술의 경우 컨설팅 사업 전반에 대한 MOU를 현재 검토 중이다. 컨설팅 부문 인력은 80명이며, 재무 수치상으로는 12%를 차지하고 있다.

대우정보시스템은 작년 11월 국내 컨설팅업체인 넥스젠NCG를 인수한데 이어 올 3월에는 티맥스 소프트와 함께 ERP(전사자원관리) 공동 개발 및 국내외 사업협력을 위한 전략 제휴를 체결했다.

■외국계 수임료 국내社보다 1.7배 높아
IT서비스 업체들의 컨설팅 부문 강화의 표면적 이유는 국내 컨설팅 시장의 높은 성장세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컨설팅시장은 2006년 기준 약 2조 7천억원 규모로 지난 2000년 대비 59.3%의 높은 성장률을 보였다.
▲ 통계청 제공 © 서울파이낸스
▲ 산업연구원 제공 © 서울파이낸스

그러나 겉으로 드러난 이러한 이유와는 달리 속사정은 더 복잡하다. 국내 컨설팅 시장에서 국내사와 외국사 간의 양극화가 상당히 심각한 것이다. 국내시장에 진출해 있는 다국적 컨설팅사의 수는 국내 전체 컨설팅사의 3.3%에 불과하나, 전체 매출액의 19%, 고용의 11%를 차지하고 있다. 더욱이 컨설턴트의 수임료를 비교해 볼 때, 외국계 컨설팅사가 국내 컨설팅사에 비해 1.7배 이상 높은 것이 현실이다.
이와 같은 현상은 컨설턴트 개인의 역량보다는 다국적 컨설팅사가 보유한 세계적 성공 사례를 더 높이 평가하기 때문이다. 근래 들어서 토종 IT 서비스 업체들이 세계 유수의 컨설팅 업체들을 대상으로 협력을 강화하는 것도 모두 이러한 속사정에 기인한다.

컨설팅 사업이 그 자체의 수익을 노리기 보다는 SI사업의 Door Opener로서 본 사업을 이끌어 낼 수 있는 첨병역할을 한다는 것도 중요 고려요소가 된다. 대부분의 SI사업은 컨설팅을 통해 자사의 시스템 구축에 대한 유리한 분위기가 조성될 경우 본 사업권을 획득하는 것도 훨씬 유리해진다.

IT서비스 업체의 관계자는 “국내 IT서비스 업체들의 컨설팅 강화 움직임은 각기 그 전략과 대응방법에서 약간의 차이가 있다”며 “하지만 수임료의 현실을 고려해볼때 글로벌 컨설팅사와의 제휴는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이상균 기자 <빠르고 깊이 있는 금융경제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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