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자산 5조 이상 대기업집단 64곳···순이익 '반토막'
올해 자산 5조 이상 대기업집단 64곳···순이익 '반토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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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위, HMM·장금상선·IMM·KG·삼양 등 5곳 신규 지정
반도체·유화 업황 부진···넷마블·카카오·태영 '순위 껑충'
세종시 공정거래위원회 건물 전경. (사진=김혜경 기자)
세종시 공정거래위원회 건물 전경. (사진=서울파이낸스DB)

[서울파이낸스 오세정 기자] 올해 자산총액이 5조원을 넘는 공시대상기업집단(대기업집단)에 64개 그룹이 지정됐다. 이는 공기업 집단이 제외된 2017년 이후 최대치다. 특히 IMM인베스트먼트는 사모펀드(PEF) 전업집단으로는 처음으로 대기업집단에 진입했다.

이 가운데 반도체·석유화학 등의 업황 부진으로 대기업집단의 순이익이 1년 사이 절반 수준으로 감소하는 등 실적이 악화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 1일 자산총액 5조원 이상인 64개 기업집단(소속회사 2284개)을 공시대상기업집단으로 지정‧통지했다고 4일 밝혔다. 공시대상 기업집단으로 지정되면 공정거래법에 따라 공시·신고 의무, 총수일가 사익편취 규제 등이 적용된다.

공시대상기업집단 수는 지난해보다 5개 증가했다. 지정집단 수는 2016년 65개에서 공기업이 제외된 2017년 57개로 줄었고 이후 2018년 60개, 2019년 59개, 2020년 64개로 늘었다.

신규 지정 대상은 HMM(자산총액 6조5000억원), 장금상선(6조4000억원), IMM인베스트먼트(6조3000억원), KG(5조3000억원), 삼양(5조1000억원) 등이다.

에이치엠엠(옛 현대상선)은 운용리스 관련 자산 증가, 장금상선은 흥아해운 컨테이너사업부 인수, KG는 KG동부제철 계열 편입, 삼양은 계열회사 사채발행과 당기순이익 증가로 자산 5조원을 넘겼다.

공정위는 공시대상기업집단 중 자산총액 10조원 이상인 34개 기업집단(소속회사 1473개)을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으로 지정했다.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은 상호·순환출자가 계열사간 상호출자·순환출자·채무보증 등이 금지되는 등 보다 강한 규제가 적용된다.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 수는 34개로 전년과 같았다. 다만 기업 구성이 변동되면서 소속회사 수는 52개 증가했다. 대우건설(자산 10조2000억원)이 회계기준 변경에 따른 운용리스 자산 증가로 신규 편입했고 OCI의 경우 폴리실리콘 업황 악화 등으로 자산이 9조9000억원으로 줄어 제외됐다.

64개 공시대상기업집단의 계열사 수는 전년 대비 181개 늘어난 2284개로, 평균 계열사 수는 전년과 비슷한 수준(35.6개→35.7개)을 유지했다. 카카오, 농협, SK의 계열사 수가 각각 26개, 14개, 14개 증가한 반면 SM, 롯데, 다우키움은 12개, 9개, 9개 감소했다.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 계열사 수는 전년 대비 52개(1421개→1473개), 평균 계열사 수는 1.5개(41.8개→43.3개) 증가했다.

2020년 공시대상기업집단 지정 현황 (표=공정거래위원회)
2020년 공시대상기업집단 지정 현황 (표=공정거래위원회)

대기업집단의 자산총액은 2176조1000억원으로 작년보다 136조4000억원 늘었지만, 기업집단별 평균 자산(34조원)은 6000억원 줄었다. 자산총액 기준 순위가 가장 많이 오른 집단은 코웨이를 인수한 넷마블(57위→47위)이었고, 한국카카오은행 등 계열사를 대거 편입한 카카오(32위→23위)와 공동주택 개발사업을 확대한 태영(46위→37위)의 약진도 두드러졌다. 반면 중흥건설(37→46위), 태광(40위→49위), 유진(54위→62위) 등은 순위가 하락했다. 

대기업집단의 경영실적은 전년 대비 악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기업집단 총 매출액은 1401조6000억원으로 전년대비 20조4000억원 감소했다. 당기순이익은 48조원으로 48.1% 급감했다. 부채비율도 71.7%로 3.9%p 증가했다. 지난해 반도체, 석유화학 업황 부진 등에 따른 상위집단 실적 악화가 주요 원인이라고 공정위는 분석했다. 

자산 5조원 이상 공시대상기업집단의 연도별 순이익은 △2016년 49조5000억원 △2017년 53조8000억원 △2018년 100조2000억원 △2019년 92조5000억원 △2020년 48조원 등을 기록했다.

반도체·석유화학에 주력하는 삼성(19조7000억원↓), SK(14조7000억원↓), LG(3조5000억원↓)의 순이익 감소 규모가 컸다. 반면 현대차(3조8000억원↑), 두산(1조3000억원↑), 포스코(8000억원↑)의 경우 순이익이 오히려 늘었다. 이 중 두산 그룹 이익 증가는 ㈜두산의 면세사업 부문 매각 등에 따른 것이며, 포스코의 경우 자산손상 차손이 줄어든 데다 사업설비 처분 이익이 발생했다.

자산총액 기준 상위집단과 하위집단 간 격차는 여전히 크지만 지난해는 소폭 좁혀졌다. 상위 5개 기업집단의 자산총액 비중은 지난해 54.0%에서 올해 52.6%로 감소했다. 매출액 비중도 57.1%에서 55.7%로, 당기순이익 비중도 72.2%에서 68.5%로 줄었다. 

공정위는 "이번 지정으로 공정거래법상 경제력 집중억제시책의 적용대상이 확정됐으며, 이들 집단과 관련된 정보를 지속적으로 분석‧공개해 시장 감시 기능 강화를 지원해 나갈 것"이라며 "특히 올해부터는 금융·보험사 의결권행사현황 분석·발표 주기를 단축(3년→1년)하고, 정보공개 대상 확대·분석기법의 고도화 등을 통해 보다 양질의 정보를 시장에 제공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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