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2·아이더·밀레, 냉감소재 티셔츠 기술 경쟁
[서울파이낸스 김현경 기자] 패션업체들이 '아이스 티셔츠'를 쏟아내면서 여름 특수를 노리고 있다. 낮 최고기온이 30도가 넘는 때 이른 더위가 찾아오자 제품군을 확대하고 새 광고를 선보이면서 코로나19 확산 영향으로 움츠렸던 소비심리 회복에 나서고 있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의 이탈리아 캐주얼 브랜드 슬로웨어에선 더운 날씨에도 양복 착장이 필수인 직장인을 겨냥한 리넨 소재 양복 세트를 내놨다. 신상품 아이스 울 셋업은 여름용 울과 리넨 혼방 소재가 적용돼, 통기성이 뛰어나고 착석으로 생기는 주름도 자연스럽게 연출해준다.
슬로웨어에선 짧아지는 봄과 실용적인 의류 선호 동향에 맞춰 간절기부터 한여름까지 입을 수 있는 여러 혼방 상품도 선보였다. 면과 저마 혼방 재킷의 경우 구김이 덜 하며, 도톰한 소재감에 시원함과 통기성까지 갖춘 데다 봄·여름·가을에 모두 입을 수 있어 삼성물산 패션부문이 추천하는 상품이다.
아웃도어·스포츠업계에선 냉감 소재 의류를 두고 기술 전쟁이 펼쳐졌다. 냉감 의류 경쟁이 매년 뜨거워지자, 신소재와 자체 개발 기술을 입혀 기능을 높힌 신제품으로 시장 선점에 나서는 모양새다.
케이투(K2)코리아의 아웃도어 브랜드 K2에선 냉감 소재를 촘촘하게 짠 하이게이지(High Gauge)와 체온이 상승하면 열을 흡수하는 냉감 물질 상변환물질(PCM·Phase Change Material)을 안감에 가공한 오싹 티셔츠를 출시했다. PCM은 미국항공우주국(NASA)이 개발한 신소재로, 자동온도조절 기능을 갖춰 온도가 올라가면 열을 흡수하는 흡열 효과를 낸다.
K2에선 경량성과 통기성에도 신경을 썼다. 오싹 라이트 티셔츠는 100호 기준 무게가 98g에 불과한데, 티셔츠 앞면에 일반 반팔 티셔츠보다 20% 이상 얇고 가벼운 메쉬 소재를 사용한 덕이다. 겨드랑이 부위에는 항균·항취 효과가 있는 데오드란트 테이프를 적용해 오래도록 쾌적함을 유지하게 했다. K2에선 새 얼굴인 배우 박서준과 함께한 TV 광고도 2편 선보이면서 오싹 티셔츠의 쾌적함과 시원한 착용감을 강조했다.
아웃도어업체 아이더는 태양열 반사 소재를 적용한 티셔츠 세이덤과 슈틸을 선보였다. 지난해에 이어 기능성 긴팔을 선호하는 소비자를 겨냥한 긴팔 티셔츠로, 햇빛에 노출되기 쉬운 어깨와 소매 부위에 아이스 쉐도우 시스템을 적용했다. 여름에는 밝은 색상의 옷만 입는다는 편견을 깨고 소비자의 선택지를 넓히기 위해 빛을 반사하는 검정색 티셔츠도 추가했다.
밀레도 자체 개발한 기능성 소재 콜드엣지를 쓴 트릴로지S 집업 티셔츠를 출시했다. 땀을 흘리면 원단에 코팅된 기능성 폴리머(Polymer)가 부풀어 오르며 수증기 형태의 땀과 화학 반응을 일으키면서 즉각적인 냉감 효과를 준다. 땀과 만나 팽창된 폴리머는 땀을 외부로 보내고 건조시키는 효과를 갖추고 있어, 땀으로 인해 옷이 몸에 달라붙는 일 없이 쾌적하게 입을 수 있다. 덥고 습한 환경에서 활동할 경우, 일시적인 것이 아니라 효과가 계속 지속된다.
송선근 밀레 기획본부 수석부장은 "무덥고 습한 여름철 쾌적함을 보장해주는 냉감 티셔츠는 더 이상 선택이 아닌 필수"라며 "벌써 한낮엔 여름 날씨를 보이며 때이른 더위가 찾아오고 있어 냉감 소재 의류에 대한 소비자 요구가 점차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여름 휴양지 패션에 어울리는 액세서리도 출시됐다. 세정그룹의 디디에 두보에선 파도의 푸른 빛과 태양의 색을 담은 올해 여름 컬렉션 레 드 파리(L'air de Paris)를 선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