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박조아 기자] 퇴직연금 시장의 규모가 최근 200조원을 돌파한 가운데, 증권사들이 투자자들을 끌어모으기 위해 개인형 퇴직연금(IRP) 상품에 리츠(REITs·부동산투자전문뮤추얼펀드) 매매가 가능하도록 하는 시스템 구축에 힘쓰고 있다.
26일 미래에셋대우는 지난 18일 기준 개인형 퇴직연금 적립금이 2조19억원으로 집계되면서 지난 2019년 대비 27.4% 증가했다고 밝혔다. 특히 개인연금을 포함한 전체 연금자산은 총 14조7709억원으로 15조원 돌파를 눈 앞에 두고 있다.
미래에셋대우 관계자는 "리츠를 통해 안정적 배당 투자를 꾀하는 신규 자금이 빠르게 유입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리츠(REITs·부동산간접투자회사)는 주식발행을 통해 다수 투자들로부터 자금을 모아 부동산 및 부동산 관련 상품에 투자·운용해 발생하는 이익을 주주들에게 배당하는 방식의 부동산간접투자기구를 의미한다. 앞서 고용노동부는 지난해 12월 18일 DC형과 IRP형 퇴직연금을 통한 상장리츠 투자가 가능하도록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 시행규칙을 개정했다.
미래에셋대우 관계자는 "IRP상품에 리츠 매매가 가능하도록 법 개정이 되면서, 미래에셋대우에서는 지난해 12월23일부터 시행 가능하도록 했다"며 "원래 연금 쪽으로 사업을 키웠던 부분이라 리츠의 매매가 가능하도록 (시스템화) 하는 데 준비가 되어 있었다"고 설명했다.
한국투자증권도 시스템 구축을 완료하고 이달부터 IRP에 리츠의 매매를 도입했다. 신한금융투자, 현대차증권, 삼성증권, 신영증권 등 다수의 증권사들도 IRP에 리츠 매매의 도입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중이라고 밝혔다.
현대차증권 관계자는 "현재 IRP에서 리츠펀드를 편입하는 것은 가능하지만, 리츠는 불가한 상태"라며 "ETF와 함께 개발을 계획하고 있지만, 정확한 시기는 미정이다"라고 설명했다.
증권사 관계자는 "다양한 투자처를 투자자들에게 제공하기 위해 증권사들이 IRP에서 리츠 매매가 가능하도록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며 "퇴직연금 시장이 확대되고 있는 만큼, 증권사들은 다양한 투자처 개발을 함으로써 고객 확보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IRP 시장의 규모가 크지만 현재 증권사가 차지하고 있는 비중 자체는 그리 크지 않다"면서도 "투자자들이 선택할 수 있는 투자처가 늘어남에 따라 (증권사가) IRP 규모를 확대할 수 있는 기회로 보고 있다"고 했다.
그는 이어 "다만 리츠의 매매를 도입하려면 매매 시스템을 구축하는데 시간도 많이 걸리고, 거기에 투자하는 금액도 크기 때문에 대형사 위주로 시스템 구축이 빠르게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