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체된 수요, 부족한 공급, 임대차 시장 불안 등 맞물린 결과"
[서울파이낸스 박성준 기자] 청약시장의 '광풍'이 끝나지 않을 기세다. 수요자들이 희박한 당첨 가능성에도 시세 대비 저렴한 '로또청약'에 쏠리면서 청약시장의 기록들을 연일 갈아치우고 있다. 특히 본격적으로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될 경우 공급 물량이 감소할 것으로 우려되면서 당분간 과열 양상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20일 한국감정원 청약홈에 따르면 전날 1순위 청약을 진행한 서울 은평구 'DMC SK뷰 아이파크 포레'는 110가구 모집에 3만7430명이 신청하면서 평균 340.3대 1의 경쟁률로 1순위 청약을 마감했다. 이는 올해 서울에서 분양한 단지 가운데 가장 많은 청약자를 동원한 숫자이며, 서울 역대 최고 경쟁률이다. 이전까지 서울에서 최고 청약경쟁률을 기록한 단지는 지난 2016년 10월 서초구에서 분양한 '아크로리버뷰'(306.6대 1)다.
수요자들의 청약을 향한 높아진 관심은 이번 DMC SK뷰 아이파크 포레 뿐만 아니라 올해 진행한 분양 단지들의 청약경쟁률을 세자릿수로 이끌었다. 이달 분양한 대치푸르지오써밋(168.1대1)을 비롯해 △마곡지구9단지(146.8대 1) △DMC센트럴자이(128.7대 1) △호반써밋목동(128.1대 1) △르엘신반포(124.8대 1) △고덕강일8단지(124.2대 1) 등 10개 단지가 100대 1을 넘긴 것으로 나타났다.
사회적 약자를 배려하기 위해 만들어진 특별공급 청약도 사실상 내 집 마련을 위한 수많은 경쟁의 장 중 하나로 전락했다. 지난 13일 은평구 수색증산뉴타운에서 분양한 'DMC센트럴자이'는 특별공급 청약을 받은 결과, 183가구 모집에 1만2244명이 몰렸다. 서울 아파트 특별공급 청약 신청 인원으로는 역대 최대숫자다. 90채가 배정된 신혼부부 특별공급에 1만160명이 신청한 것이다.
이렇듯 청약으로 주택 수요가 집중되는 까닭은 무엇보다 분양가가 시세보다 저렴한 탓이다. 이미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서 분양가격을 통제하고 있는 데다 지난달 말부터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되면서 가격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기 때문. DMC SK뷰 아이파크 포레의 경우 상한제 시행 전 입주자 모집공고 승인 신청으로 상한제 적용을 피할 수 있었지만, 이미 HUG의 분양가 규제로 인근 시세보다 4억~5억원 가량 싸게 분양받을 수 있다.
당첨 한 번으로 수억원의 시세차익을 얻을 수 있는 '로또청약' 열기가 지속되면서 청약통장 가입도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다. 지난달 말 기준 주택청약종합저축 가입자 수는 2484만4321명으로 전달 대비 15만9656명이 증가했다. 청약 가입자 수는 지난해 12월만 하더라도 4만여명 늘어나는 데 그쳤으나, 올해 들어 매달 10만명 이상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청약 과열 양상은 올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로또청약에 대한 기대와 특공 요건 완화로 수요는 증가했지만, 상한제가 본격적으로 적용될 경우 공급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물량이 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현재 청약 시장의 경우 그동안 공급량은 따라오지 못했음에도 주택 대기 수요는 오래도록 쌓여온 결과"라며 "공급대책이 언급되지만 총량에 대한 불확실성은 여전하고, 3기신도시 등의 대기 수요 역시 전세시장이 불안정해지는 것과 동시에 로또청약과도 맞물려 과열 양상이 빚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추가적인 공급 물량이 얼마만큼 가시화할지 알 수 없지만, 지금까지 누적된 수요를 고려한다면 청약 열기가 쉽게 사그라들기는 어려워 보인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