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양 '홍수'속 '제로 청약' 속출
분양 '홍수'속 '제로 청약' 속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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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양시장 양극화 극심
 
[서울파이낸스 이광호 기자]<lkhhtl@seoulfn.com>최근 들어 분양물량이 쏟아지면서 인천 송도 등 인기지역에만 몰리고, 공급이 많거나 가격 매력이 없는 곳은 철저히 외면받는 '분양 양극화 현상'이 극심해 지고 있다.

9일 금융결제원이 발표한 청약 경쟁률을 분석한 결과 지난 달과 1월 현재까지 청약을 받은 전국 110여단지 가운데, 27%에 해당하는 30곳 정도에서 청약자가 단 한 명 미분양사태가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대구지역의 미분양 사태가 심각한 수준이다.
대우건설이 지난 2-4일 대구 달서구 감삼동에 분양한 대구 월드마크 웨스트엔드 20가구의 경우 청약자가 단 한 명도 없었다. 규모가 큰데다 분양가마저 높다보니 청약통장을 쓰려는 사람이 없었던 때문이라는 게 회사측의 분석이다.

이보다 앞서, 지난해 말 현대산업개발이 대구 달서구 유천동에 분양한 신월성아이파크2차 1천46가구도 청약자는 한 명도 없었다. 이 뿐이 아니다. 비슷한 시기에 분양한 대구 북구 매천동 매천택지지구 화성파크드림(500가구), 대구 북구 읍내동 태왕 아너스칠곡(573가구) 등도 청약자가 한 명도 없었다.

다른 지역들은 모두 사정이 비슷하다.
한라건설이 지난 달 27-31일 청약받은 강원 원주시 우산동 한라비발디 2단지는 622가구가 모두 미달됐다. 

이밖에, 이달 2-4일 청약을 받은 전북 전주시 하가택지지구 휴먼빌 331가구(109㎡)를 비롯해 지난달 청약을 받은 강원도 주문진 케이티레파트 더블루힐(111가구), 충남 서산시 동문동 신한 미지엔(200가구), 전남 목포시 상동 리젠시빌(84가구), 경남 진해시 이동 디에스 아이존빌(118가구), 전북 군산시 수송공원 삼성쉐르빌(654가구), 경남 진주시 문산 코아루(520가구), 전남 광양 브라운스톤 가야(488가구) 등도 '청약률 0' 대열에 합류했다.
 
이같은 미분양 사태는 비단 지방에만 국한된 현상이 아니다.
수도권 지역도 일부 노른자위를 제외하고는 미분양 사태가 속출하고 있다.
일례로, 서울에서 분양한 광진구 광장동 유진 주상복합 52가구도 청약자가 전무했다.

청약자가 있더라도 청약률이 형편없긴 마찬기지. 충북 제천시 덕산면 풍림아이원은 498가구 모집에 3순위에서 단 2명이 신청해 청약률이 0.4%, 남양주시 진접읍 원일플로라는 431가구 모집에 3명이 신청해 0.69%였다. '0분양'이나 다를바 없는 수치다.

이같은 미분양 사태의 가장 큰 원인으로는 '밀어내기식' 분양이 지목되고 있다.
공급과 시장 분위기 등은 감안하지 않은 채 분양가 상한제를 피할 목적으로 무리하게 분양물량을 쏟아내고 있는 것이 문제라는 지적이다.

건설업계는 새 정부가 지방 미분양 해소를 위해 이달중 지방의 투기과열지구와 투기지역을 모두 해제하기로 한 것에 일말의 기대를 걸고 있는 분위기다. 하지만, 그 효과에 대해서는 여전히 의구심을 갖고 있다. 지방은 이미 상당수 지역이 규제가 풀렸기 때문에 이번 조치만으로는 청약심리가 되살아나긴 힘들다며 양도소득세, 종합부동산세 등 세제완화가 뒷받침 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에, 분양시장 침체는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이광호 기자 <빠르고 깊이 있는 금융경제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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