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김태동 기자] 한국거래소가 시장조성자(증권사)로 지정된 12개 국내 증권사에 대해 추석 연휴 이후 감리에 착수한다.
29일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추석 이후 10월 내 시장조성자에 대한 감리를 진행할 것"이라며 "연내 감리를 마무리 하고 결과를 당국에 통보할 예정"이라고 했다.
금융당국이 최근 시장조성자 제도를 운영 중인 한국거래소에 대한 검사를 연내 추진하는 방안을 협의 중인 가운데 이에 대한 선행 절차라는 시각도 제기된다.
시장조성자는 거래 부진 종목에 매수·매도 가격을 촘촘하게 제시해 가격 형성을 주도하고 시장에 유동성을 공급하는 증권사를 의미한다.
이들은 주로 주식 선물 매수를 주문하는 대신 주식 현물을 매도하는 방식으로 위험회피(헤지)를 하는 공매도 전략을 구사한다. 현재 미래에셋대우, 신한금융투자, 골드만삭스 등 12개사가 시장조성자로 분류돼 있다.
거래소는 시장조성자가 주가 방향에 영향을 줄 수 없는 구조라는 입장이지만, 개인투자자들은 시장조성자 제도가 공매도 등을 통한 시세 조종 등에 악용되고 있다는 지적을 제기해 왔다.
금융당국은 개인투자자들이 시장조성자 제도에 대한 여러 의혹을 제기하는 만큼 제도 전반을 들여다볼 필요성이 있다는 판단이다.
은성수 금융위원장도 지난달 증권사 대표들과의 간담회에서 "시장조성자의 기능과 역할에 대해서도 필요성과 부작용을 다시 점검해 볼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다만 한국거래소 검사 범위와 시기 등을 두고 금융위와 금감원 사이의 의견 조율이 필요한 상황으로 알려졌다. 거래소의 감리 이후 금융감독원이 시장조성자 검사에 나서게 되면 2016년 제도 도입 후 첫 검사가 된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거래소에서 먼저 회원 감리를 진행하고, 그 결과를 받아본 후 검사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라며 "지금 당장 검사 일정 등 구체적인 계획을 말씀드리긴 어렵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