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업계서 '마이데이터' 찬밥 신세인 까닭은?
저축은행업계서 '마이데이터' 찬밥 신세인 까닭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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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례 없고, 구축비용 부담 커"
웰컴저축은행과 SBI저축은행이 한 건물에 나란히 간판을 걸고 있다. (사진=서울파이낸스)
웰컴저축은행과 SBI저축은행이 한 건물에 나란히 간판을 걸고 있다. (사진=서울파이낸스)

[서울파이낸스 이진희 기자] 전 금융권이 본인신용정보관리업(마이데이터)에 출사표를 던지는 가운데, 저축은행업계는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관련 시스템 구축 비용이 만만치 않은 데다 실효성 등을 가늠할 전례가 없다는 점에서 리스크가 크다고 판단하는 분위기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금융위원회가 지난 12일 받은 '마이데이터 예비허가 신청' 접수에 참여한 저축은행은 웰컴저축은행이 유일하다. SBI저축은행, OK저축은행을 비롯한 나머지 저축은행은 예비허가 심사에 참여하지 않았다. 최근 금융계 전반에 마이데이터 바람이 불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마이데이터는 은행이나 카드사, 보험사 등이 보유하고 있는 개인신용정보를 한눈에 보여주고, 새로운 서비스를 제공하는 산업이다. 흩어져 있는 데이터를 활용해 소비자의 편의성을 높이는 게 핵심이다. 마이데이터 사업자로 선정된 기업은 고객의 동의를 받으면 이를 토대로 맞춤형 금융 서비스를 내놓을 수 있게 된다.

금융 상품과 서비스를 일목요연하게 보여주는 플랫폼과 개인 자산관리 서비스 등 사업영역을 넓힐 수 있어, 업계에선 벌써부터 업종을 가리지 않고 시장 선점을 위한 움직임이 치열하다. 이날 접수에는 신한‧국민‧우리‧하나‧농협 등 국내 5대 은행을 비롯해 신용카드‧보험사, 네이버‧카카오 등 35곳이 마이데이터 1차 예비허가를 신청하기도 했다.

하지만 저축은행업계에선 관망하는 분위기가 뚜렷하다. 중소형 저축은행은 자산 규모가 턱없이 작은 데다 관련 시스템을 구축할 여력이 없고, 대형 저축은행들은 '검토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계열사가 많은 곳이라면 마이데이터 사업을 통해 시너지를 낼 수 있기에 나서 볼 만하지만, 그렇지 않은 곳은 부담요소가 적지 않다는 게 그 이유다. 이번에 마이데이터 사업권 확보에 뛰어든 웰컴저축은행은 타 저축은행과 달리 웰컴크레디라인대부, 웰릭스렌탈, 웰릭스캐피탈, 웰컴페이먼츠 등 계열사가 많은 케이스에 해당한다.

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웰컴저축은행처럼 계열사가 많다면 사업성이 괜찮겠지만, 저축은행같이 작은 업권은 마이데이터에 직접 뛰어들기보다 전문업체와 협업하는 게 더 효율적"이라며 "처음이라 구축비용도 가늠하기 힘들고, 전례가 없어 다들 몸을 사리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저축은행들은 저축은행중앙회의 행보를 주목하고 있다. 국내 저축은행의 중추적 역할을 하는 중앙회가 나설 경우 시스템 구축 비용을 회원사끼리 분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저축은행중앙회에 소속된 저축은행은 79곳이다. 

또 다른 저축은행 관계자는 " 비대면 채널 경쟁에서 밀릴 수 있다는 점에서 마이데이터 사업을 무시하기 힘든 처지"라면서 "중앙회의 역할이 중요하다. 중앙회가 주관해서 마이데이터 사업을 추진하고, 회사별로 비용을 분담한다면 업권 전체적으로 봤을 때도 긍정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아직까지 저축은행중앙회의 마이데이터 사업 진출 여부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중앙회는 마이데이터 사업성을 철저히 따져본 후 사업 진출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저축은행중앙회 관계자는 "중앙회 차원에서 사업을 추진하게 되면 비용이 분담돼 회원사들의 부담이 줄어들 것"이라면서도 "아직 마이데이터 사업을 추진을 확정 짓기는 이른 상황"이라고 답했다. 이어 "구축비용 대비 사업성이 괜찮은지, 그만큼의 효과가 있을 건지 등 실효성을 따져보고 있다. 검토를 거쳐 의사결정기구를 통해 논의해볼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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