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레니얼 소비자 맞춰 알코올도수 내리고 쓴맛도 줄여
[서울파이낸스 천경은 기자] 오비맥주가 밀레니얼(M) 세대(1981~1996년생) 입맛을 잡기 위해 '오비라거' 마케팅에 공들이고 있다. 오비맥주는 신복고풍(뉴트로) 유행에 맞춘 '오비라거 뉴트로' 한정판을 지난해 10월 초 선보였는데, 355㎖ 캔에 담긴 한정판이 2030소비자로부터 인기를 얻은 덕분에 같은 해 11월 중순 일반음식점용 병 제품 출시로 이어졌다.
오비맥주에 따르면, 오비라거는 1953년 탄생한 '오비(OB)' 브랜드의 정체성을 잇는 제품이다. OB는 대한민국 맥주 역사에 한 획을 그은 브랜드다. 1986년 서울 아시안게임과 1988년 서울 올림픽의 공식 맥주였던 OB는 오랫동안 국내 소비자들 사이에 맥주의 대명사로 통했다. 1982년 1월 창단한 대한민국 첫 프로야구단 이름도 OB 베어스였다.
'OB라거'(1997), 'OB'(2003), 'OB블루'(2006)', 'OB골든라거'(2011), 'OB 더 프리미어'(2014) 등에 이어 OB 시리즈 중 열두 번째로 출시된 오비라거는 M세대를 겨냥한 맥주다. "출시 단계부터 밀레니얼 소비자의 입맛을 만족시키기 위해 연구개발(R&D)했으며, 최근 소비자 입맛을 공략할 라거의 맛을 구현했다"는 것이다. M세대에 맞춰 알코올 도수를 4.6%로 낮추고 쓴 맛도 줄였다.
한정판 딱지를 뗀 오비라거를 키우기 위해 오비맥주는 복고감성을 앞세웠다. 영화배우 박중훈의 '랄라라 댄스'로 유명했던 1990년대 OB라거 TV 광고를 되살리고, OB 브랜드의 곰 캐릭터를 현대적으로 바꾼 '랄라베어'를 선보였다. 특히 랄라베어가 맥주잔을 든 채 엉덩이춤을 추는 모습과 함께 '라가-비야', '등록상표', '東洋(동양)의 양조회사' 따위 문구를 내세워 중장년뿐 아니라 M세대 소비자 눈길을 사로잡았다.
색다른 마케팅 활동에도 힘을 쏟는다. 오비맥주는 지난 설 연휴 오비라거 랄라베어 전용잔을 내놨다. 이후 패션 브랜드 게스(GUESS)와 손잡고 기획한 랄라베어 디자인 티셔츠·모자, 여름 성수기를 겨냥한 '오비라거 썸머 굿즈' 컬렉션도 출시했다.
최근 새로 선보인 오비라거 광고에서 오비맥주는 '진정한 라거는 첫 맛부터 다르다'고 강조한다. 광고를 통해 오비라거 맛에 대한 자부심을 드러낸 셈이다. 오비라거 맛은 실제로 M세대 소비자 사이에 호평을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오비맥주 쪽은 "소셜미디어를 중심으로 오비라거 디자인이 신기해 구매했다가 오히려 깊은 맛에 감동받았다는 평가가 증가 추세"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