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기업 총수 주식 성적표는?···김범수 웃고 서경배 울고
올해 기업 총수 주식 성적표는?···김범수 웃고 서경배 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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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범수 카카오 의장 수익률 144%···비상장사 지분 합산 시 주식부자 비공식 2위
이건희 전 삼성전자 회장 3.7조↑···'코로나 쇼크'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회장 1.3조↓
'1조 클럽' 13명···"내년 이재용 부회장 1위 등극, 2~3위 놓고 총수 간 치열한 경쟁"
자료=CX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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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남궁영진 기자] 올해 증시가 역사적 변동 폭을 나타내면서, 주요 그룹 총수의 주식 가치에도 관심이 모인다. 김범수 카카오 의장이 올해만 주식으로 두 배 이상 벌어들여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故)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은 약 3조6000억원 불어나, 증가액으로 선두에 오른 반면,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회장은 1조3000억여원 쪼그라들었다. 

기업분석 전문 한국CXO 연구소는 자산 5조 원 이상 대기업 집단(그룹) 중 총수가 있는 50대 그룹 총수의 주식평가액 변동 현황을 분석한 결과를 8일 발표했다. 주식평가액은 올해 1월 2일과 12월 2일 종가를 기준으로 산출했고, 비상장사 등을 통해 보유한 상장사 지분가치는 집계에서 제외됐다.

결과에 따르면 상장사 주식을 보유한 총수 39명의 이달 2일 주식평가액은 67조1913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연초(57조6150억원)와 비교해 16.6%(9조5695억원) 증가한 수준이다. 이중 절반에 달하는 20명은 1년 새 주식재산을 더 불렸다. 
 
주식평가액 상승률이 가장 높은 인물은 김범수 카카오 의장이었다. 연초 1조9063억원으로 평가됐던 김 의장의 주식재산은 이달 초 4조6627억원으로, 2조7560억원 급증했다. 상승률로 보면 144.5%에 달해, 50대 그룹 총수 중 선두에 올랐다. 카카오 주가는 코로나19 여파가 절정이던 지난 3월, 12만원선까지 뒷걸음했지만, 빠르게 반등하며 현재 30만원대 후반까지 올라섰다. 

상승 규모만 놓고 보면 고(故)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압도적이었다. 이 전 회장의 주식평가액은 이달 초 21조397억원으로 평가됐는데, 1월 초(17조3800억원)과 견줘 3조6597억원(21.1%) 늘어난 규모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도 1월 초 7조2760억 원에서 12월 8조2111억 원으로 9351억 원(12.9%) 증가했다.

삼성전자 주가 역시 3월 4만원대까지 내려앉은 이후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며 사상 처음으로 7만원선을 돌파하면서 이들의 주식자산 증가에 주효한 것으로 관측된다. 삼성전자는 향후 우호적 업황과 호실적 전망이 잇따르며 주가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외에도 정의선 현대차 회장이 47.8%(2조2268억원→3조2920억원)이 높은 주식재산 상승률을 기록한 인물로 이름을 올렸다. 정 회장은 코로나19가 한창이던 상황에서 현대차와 현대모비스 주식을 꾸준히 매입한 것이 주식자산 증가에 기여한 것으로 풀이된다. 정몽구 현대차 명예회장도 3조8630억 원에서 4조7137억 원으로 22%(8507억원) 불었다.

이에 반해 코로나19로 직격탄을 맞고 주식재산이 급감한 이도 더러 있었다.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회장은 1월 초 4조9976억원이던 주식가치가 이달 초 3조6532억원으로, 1조3624억원(27.3%) 급감, 조사 대상 중 가장 큰 하락 폭을 기록했다. 다만 아모레퍼시픽의 주가는 회복세를 보이며 연초 수준에 근접해 있다.

이명희 신세계 회장과 조양래 한국테크놀로지그룹 회장의 경우, 자녀에게 주식을 상속하면서 주식평가액 규모가 크게 축소됐다. 이 회장은 1조1624억원에서 6745억원으로 42%, 조 회장은 5353억원에서 2485억원으로 53.6% 반 토막 났다. 

자료=CX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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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2일 기준, 주식재산 '1조 클럽'에 가입한 50대 그룹 총수는 13명으로 집계됐다. 이건희 전 회장(21조원)으로 부동의 1위 자리를 지켰다. 이재용 부회장(8조2000억원)보다 2.5배 웃돈다. 정몽구 명예회장과 김범수 의장, 서경배 회장은 3~5위를 차지했다.

다음으로 정의선 회장, 최태원 회장, 방준혁 넷마블 의장(2조6015억원), 서정진 회장, 구광모 LG 회장 등이 '탑10'에 올랐다. 네이버 이해진 글로벌투자책임자(1조7378억원)와 현대중공업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1조1808억원), CJ 이재현 회장(1조695억원)도 주식재산 1조 클럽에 가입했다. 

이 가운데, 김범수 의장은 비상장 회사 지분 가치까지 합산할 경우 비공식 주식부자 랭킹 2위까지 올라서게 된다. 김 의장이 보유 중인 카카오의 주식 가치는 4조 6627억원이다. 여기에 그가 100% 지분을 보유 중인 비상장사 '케이큐브홀딩스'는 카카오의 지분을 3조7000억원 규모로 갖고 있다. 이를 합산하면 8조3627억원으로 불어나, 이재용 부회장의 주식재산을 웃돈다.

한편, 개별 종목 주가상승률 1,2위는 모두 박정원 두산 회장이 보유한 주식종목에서 나와 눈길을 끌었다. 두산퓨얼셀은 올 1월 2일만 해도 보통주 1주당 종가가 8800원이었는데 12월 2일에는 4만 6400원으로 427.3% 급등했다. 두산중공업도 162.7%(5730원→1만 5050원) 뛰었다.

오일선 CXO 소장은 "내년에는 그동안 이건희 회장이 지켜오던 주식부자 1위 자리를 이재용 부회장이 이어받을 것으로 예상되면서, 국내 주식부자 2~3위 자리를 놓고 그룹 총수 간 보이지 않는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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