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운태·우상현·하정·윤진수 등···대규모 조직개편 병행
[서울파이낸스 김현경 기자] KB국민은행이 임기가 만료되는 부행장 6명 가운데 3명을 교체하고 전무 4명을 부행장으로 승진시키는 대규모 인사를 단행했다. 국민은행을 떠나는 이환주·이우열·한동환 부행장은 KB금융지주 부사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애초 지난해 부행장들이 대거 교체된 만큼 올해 부행장 인사폭은 크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했다. 하지만 디지털플랫폼 역량 강화에 방점을 둔 '윤종규-허인' 3기체제가 지난달 본격 시작됐고 그룹 보험·글로벌부문 총괄 부회장직이 신설되면서 그룹 차원의 대대적인 조직개편을 단행했고, 같은 맥락에서 인사 변동폭도 확대됐다는 분석이다.
이번 KB금융지주·KB국민은행 인사와 조직개편은 '보험·글로벌·넘버원금융플랫폼' 등 3가지에 방점을 두고 추진됐다. 특히, 디지털 부문에서 유기적인 업무체계를 구축하기 위해 국민은행 내 디지털금융그룹과 IT그룹을 통합해 테크그룹을 신설하고 ICT분야 전문가인 윤진수 전무를 테크그룹 부행장으로 임명했다.
KB금융과 KB국민은행은 29일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임원인사와 조직개편을 단행했다고 밝혔다. KB금융지주는 보험·글로벌·디지털 등 핵심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맹진규 기획조정실장을 감사담당 전무로, 권봉중 IR부장을 상무로 승진시켰다. 아울러 준법감시인에 서혜자 상무를 선임하면서 여성인재 중용을 통한 양성평등 확산 문화를 이어갔다.
KB국민은행은 종합 금융플랫폼 기업으로의 전환을 위한 조직혁신을 기조로 경영진 인사를 단행했다. 김운태 중소기업고객그룹 전무, 우상현 CIB고객그룹 전무, 하정 자본시장그룹 전무, 윤진수 데이터전략그룹 전무를 모두 부행장으로 승진시켰다. 윤진수 신임 부행장은 삼성전자, 삼성SDS 등에서 데이터분석 업무를 담당한 외부 전문가로, 이번에 신설된 테크그룹을 담당하게 됐다.
임기가 만료된 부행장 가운데 이환주 경영기획그룹 부행장은 KB금융지주 재무총괄(CFO) 부사장으로, 한동환 디지털금융그룹 부행장은 디지털플랫폼총괄(CDPO) 부사장으로, 이우열 IT그룹 부행장은 HR총괄(CHO) 부사장으로 각각 이동했다. 이재근 영업그룹 이사부행장과 성채현 개인고객그룹 부행장, 김영길 WM고객그룹 부행장은 그대로 유임됐다. 부행장 3명이 그대로 유임되고 4명이 신규 선임되면서 부행장직은 기존 6자리에서 총 7자리로 늘었다.
인사와 더불어 새로운 직제와 부문을 신설하는 내용의 조직개편도 단행했다. 우선 KB금융지주는 최근 푸르덴셜생명 인수·합병(M&A) 등으로 그룹 내 비중이 확대된 보험부문과 글로벌부문 사업을 진두지휘할 '부회장' 직제를 신설했다. 양종희 KB손해보험 대표이사가 지주 부회장으로 자리를 옮긴다. 양 신임 부회장은 앞으로 푸르덴셜생명의 안착과 그룹 내 보험 계열사 간 시너지 창출을 지원하고 동남아를 중심으로 한 글로벌 사업을 추진할 예정이다.
아울러 윤종규 KB금융 회장이 강조해온 '넘버원 금융플랫폼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플랫폼 경쟁력 강화를 위해 기존 디지털혁신총괄(CDIO)을 디지털플랫폼총괄(CDPO)로 변경한다. 디지털플랫폼총괄은 플랫폼 혁신 뿐만 아니라 디지털플랫폼 내 고객경험 개선과 품질보증 역할도 담당한다. 한동환 국민은행 디지털금융그룹 부행장이 자리를 옮겨 그룹의 디지털플랫폼 총괄을 담당한다.
인공지능(AI) 기반 상담플랫폼(콜봇·챗봇) 활용 등을 통해 보다 빠르고 편리한 비대면 고객상담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스마트고객총괄 직제도 신설했다. 그룹 내 AI 관련 추진전략 수립과 계열사간 협업을 지원하는 'AI혁신센터'도 신설했다.
KB국민은행도 △플랫폼 조직 신설 △고객 마케팅 강화 △신속한 실행력 등을 골자로 한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먼저 사업조직(Biz)과 기술조직(Tech)이 함께 일하는 25개 플랫폼조직을 8개 사업그룹 내에 신설했다. 또 본부 마케팅 조직을 강화해 핵심고객 기반을 확대하고 본부 부서의 의사결정 라인을 슬림화해 업무 효율성을 높였다.
플랫폼조직의 경우 고객 경험 혁신을 위해 기획과 개발, 운영이 동시에 이뤄지는 '데브옵스(DevOps)' 조직을 추구한다. 기획을 담당하는 직원과 IT 담당 직원이 함께 근무하며 소통하고 협업하는 환경을 조성할 예정이다. 특히, 운영과 기술이 한 팀(team)이 돼 고객혁신을 지향하는 사업 플랫폼이 고객 접점에 위치한 사업그룹(8개 부문)에 각각 편재됐다. 이를 통해 과거 단일조직(디지털금융그룹) 중심으로 추진했던 디지털 사업의 한계를 극복하고 은행 전 부문 차원의 디지털 혁신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고객 기반 확대를 위한 본부 주도 마케팅 역량도 강화한다. 고객군별 비대면 마케팅과 시니어고객 대상 마케팅 추진을 위한 전담조직 '개인마케팅단'을 확대 개편하고 'SME마케팅본부'를 신설한다.
이와 함께 △마이데이터플랫폼단 △개인마케팅단 △리브모바일플랫폼단 △미래컨택센터추진단 △기관영업추진단 △클라우드플랫폼단 등 KB국민은행 핵심사업 부문 조직명칭에 '단'을 부여하고 본부장급 부서장을 보임해 의사결정 속도와 실행력을 강화했다.
자본시장 부문의 경쟁력 확보를 위해 자본시장 디지털라이제이션 등의 업무수행 조직을 1본부 2부 추가 신설해 1그룹 2본부 9부 체제로 개편했다. 영업현장의 PG(지역본부)체계 안정화, 고객 및 성과관리 기능 이양 등 PG장(지역본부장) 역할을 확대해 지역영업그룹 광역화를 추진한다. 수도권 및 지방 지역영업그룹 광역화를 통해 기존 16개 지역영업그룹도 13개 그룹으로 재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