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존 넘어 미래로"···건설업계, 친환경 경영 '박차'
"생존 넘어 미래로"···건설업계, 친환경 경영 '박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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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사업부·연구조직 신설···전문 역량 확보
정부, '그린 뉴딜'에 5년간 73조원 투자
블룸SK퓨얼셀 제조공장 개관식 모습. 사진은 안재현 SK건설 사장(왼쪽 다섯번째), 강경성 산업통상자원부 산업정책실장(왼쪽 여섯번째), 구자근(경북 구미갑) 국회의원(왼쪽 일곱번째), 장세용 구미시장(왼쪽 여덟번째)이 블룸SK퓨얼셀 제조공장 개관을 축하하는 터치버튼 세레모니를 하는 모습. (사진=SK건설)
블룸SK퓨얼셀 제조공장 개관식 모습. 사진은 안재현 SK건설 사장(왼쪽 다섯번째), 강경성 산업통상자원부 산업정책실장(왼쪽 여섯번째), 구자근(경북 구미갑) 국회의원(왼쪽 일곱번째), 장세용 구미시장(왼쪽 여덟번째)이 블룸SK퓨얼셀 제조공장 개관을 축하하는 터치버튼 세레모니를 하는 모습. (사진=SK건설)

[서울파이낸스 박성준 기자] 올해 건설사들이 주목하고 있는 최대 경영 화두는 단연 '친환경'이다. 이제는 친환경 사업에 진출하지 않는 건설사를 찾기가 어려울 정도다. 부동산 규제 및 코로나19 여파로 불확실성이 증대되고 업계를 바라보는 사회적 잣대도 높아지면서 친환경 투자는 '선택'이 아닌 '필수'로 변화하고 있다.

7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최근 친환경, '사회적 책임(CSR)', 지배 구조 개선 등을 강조하는 'ESG(Environment·Social·Governance)' 경영 방침이 업계 전면으로 대두되고 있다. 이는 기업 행동이 사회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도록 하는 것으로, 소위 '착한 기업' 경영으로도 불린다. 그중 친환경 사업은 건설업계에서 지속성장이 가능한 신사업 모델로 주목을 받았고, 지속적인 투자는 물론 그 결실로 구체적인 성과까지 도출해내고 있다.

SK건설은 이런 친환경 이슈에서도 가장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SK건설은 지난해 7월 친환경 사업 부문을 신설해 안재현 사장이 직접 담당하기로 했으며, 올해에는 기존 엔지니어링·건설 부문의 조직명을 '에코엔지니어링'과 '에코스페이스'으로 전환했다. 이어 사명도 '에코'를 달아 새롭게 제시하겠다는 방침이다. 안재현 SK건설 사장은 신년사를 통해 "ESG는 시대적 요구이자 기업 가치를 높이기 위한 새로운 축"이라고 강조했으며, 올해 친환경 중심 사업으로 포트폴리오를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SK건설은 지난 2018년 고체산화물연료전지(SOFC) 국내 독점 공급권 계약을 체결하고, 지난해 초 미국 블룸에너지와 함께 합작해 '블룸SK퓨얼셀'을 설립했다. 이 합작법인은 발전효율이 뛰어난 SOFC의 국산화를 위해 설립됐으며, 지난해 10월 제조공장을 준공하고 친환경연료전지를 국내에서 생산하기 시작했다. 뿐만 아니라 지난해 9월에는 종합환경플랫폼 EMC홀딩스를 인수했다. EMC홀딩스는 수처리 부문 국내 시장점유율 1위를 기록하고 있다.

GS건설도 친환경 투자의 결실을 맺고 있다. GS건설은 지난해 11월 자회사인 GS이니마를 통해 오만 해수담수화 사업을 수주했다. 설계·조달·시공(EPC) 뿐만 아니라 자본조달, 유지관리(O&M) 등을 일괄 수행하는 담수발전사업(IWP) 프로젝트로, 수주금액만 2조3310여억원에 달한다. GS건설은 지난 2012년 스페인 수처리 전문기업 이니마를 인수해 사업 확장을 이어나가고 있다.

배터리 재활용 신사업도 주목된다. GS건설은 지난 1월 포항 영일만4 일반산업단지 재활용 규제자유특구에 2차전지 재활용 사업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전기차 보급 확대에 따른 투자로 배터리에서 니켈·코발트·리튬·망간 등의 유가금속을 생산할 수 있는 시설을 조성하게 된다. GS건설은 오는 2050년 배터리 재활용 시장이 600조원대까지 성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시공능력평가 1위의 삼성물산은 지난해 10월 석탄 관련 시공·투자를 전면 중단하는 탈석탄 방침을 전격 발표했으며, LNG 복합화력, 풍력·태양광 등 신재생 에너지 중심의 포트폴리오를 확대해나가겠다고 밝혔다. 대우건설은 전기차 충전기 전문기업인 휴맥스EV에 지분 투자를 단행했으며, 현대건설은 수소연료전지 발전에 속도를 낸다는 방침이다.

중견 건설사들도 친환경 사업을 위해 오래도록 공을 쌓고 있다. 코오롱글로벌은 10여년 전부터 풍력발전 사업의 선두 주자로 자리매김했으며, 최근 3년간 국내 육상 풍력발전 신규 인허가 물량의 25%를 도맡았다. 한양은 전남 해남군 구성지구 솔라시도 일대 국내 최대 규모의 태양광발전소를 준공한 바 있으며, 아이에스동서 역시 건설폐기물 중간처리 업계 1위 인선이엔티와 자동차 파쇄잔재물을 태워 발생한 스팀을 공급하는 케이알에너지를 보유하고 있다.

정부도 지난해 7월 76조원을 들여 국가 산업을 재편하는 '한국판 뉴딜'을 발표하면서 양대 축으로 그린 뉴딜을 제시했다. 정부는 △도시·공간·생활 인프라 녹색전환 △녹색산업 혁신 생태계 구축 △저탄소·분산형 에너지 확산 등을 3대 축으로 내세우는 등 친환경 바람에 더욱 박차를 가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런 친환경 바람이 불고 올 긍정적인 영향력을 기대하면서도 더욱 적극적인 정부 주도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최석인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실장은 "과거 이명박 정부 시절부터 친환경을 새로운 먹거리 사업으로 꼽았고 산업의 변화를 시도해왔다"면서 "점진적이지만 정부 주도로 산업계 전반에 친환경 바람을 불어넣는 것은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동안 발주 물량들이 기술개발 쪽에만 중점적으로 사업이 돌아간 것이 많았기 때문에 앞으로는 실제 건설 사업에서 신재생에너지 기술을 바로 적용할 수 있는 발주가 더욱 늘어난다면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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