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박조아 기자]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영향으로 국내 증시의 유동성이 커지면서, 지난해부터 개인투자자들의 유입이 가파르게 증가했다. 이에 따라 증권사의 홈트레이딩서비스(HTS),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 오류로 불편을 겪는 투자자가 증가하면서, 각 증권사들이 대책 마련에 나섰다.
1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해부터 한국투자증권,키움증권, 삼성증권, SK증권 등 국내 주요증권사들의 HTS와 MTS에 접속장애, 잔고 조회 지연, 매매거래 장애 등 전산장애가 발생하면서 투자자들의 불만이 크게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까지 접수된 민원 중 전년 동기 대비 가장 급증한 곳은 증권사가 포함된 금융투자권으로 나타났다. 금융투자에 포함되는 투자자문회사(1028건), 자산운용회사(536건), 부동산신탁회사(414건), 선물회사(71건) 모두 민원이 늘었지만, 특히 증권사가 1901건에서 3659건으로 92.5%(1758건) 늘어 폭증세를 견인했다. 증권사에 접수된 투자자들의 민원 중 내부통제·전산과 주식매매는 각각 22.3%, 14.0%의 비중을 차지했다.
이러한 투자자들의 민원에도 불구하고 증권사의 시스템 오류는 올해에도 이어졌다. NH투자증권은 지난 4일 국내증시가 개장된 이후 약 40분 가량 MTS, HTS에서 주식 잔고 조회 등 일부 업무에 대한 조회가 지연됐다. 같은날 신한금융투자와 KB증권도 각각 오전9시와 10시에 MTS 접속 오류가 발생했다. 증권사들의 MTS·HTS 오류는 지난 11일에도 발생했다.
이처럼 증권사들의 시스템에서 오류가 발생하는 가장 큰 요인은 국내증시가 호황을 보이면서 투자자들이 급증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각 증권사들의 MTS에 동시접속자 수가 큰 폭으로 늘어나면서 각 플랫폼이 과부하를 이겨내지 못하고 오류가 발생된 것으로 분석된다. 이러한 오류를 방지하기 위해 각 증권사들은 인터넷데이터센터를 추가하는 등 대책을 마련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키움증권 관계자는 "지난해에는 이렇게 유동성이 몰릴 것이라는 걸 예상하지 못했기 때문에 접속지연 등의 문제들이 좀 발생했다"며 "지난해 조회지연 문제가 발생한 이후 서버도 최대접속용량의 3배로 바꾸고, 서버를 증설했다"고 말했다. 이어 "인터넷데이터센터(IDC)도 따로 하나 더 만들었다"고 덧붙였다.
신한금융투자 관계자는 "동시접속이 집중되는 상황을 대비하기 위해서 시스템 프로그램 안정화·효율화 작업을 하고 있고, 장비도 더 확충하고 있다"며 "현재 일부 작업은 진행이 완료됐고, 아직 진행중인 부분도 있다"고 설명했다.
KB증권 관계자는 "접속자가 몰리면서 일시적으로 과부화가 발생해 시스템에서 오류가 생겼었다"며 "이후 프로세스를 분산시키는 등 프로세스 개선을 선조치해 고객 불편이 또 다시 일어나지 않도록 조치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작년에 데이터센터를 이전했는데, 이때 보유하고 있던 서버 등 여유장비를 추가로 적용해 개선해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데이터센터나 서버 등은 구축을 하게 되면 비용이 크게 발생한다"며 "설치비용 뿐만 아니라 유지비용도 크기 때문에 신중하게 결정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주식시장에 유입되는 개인투자자들이 폭증하면서 각 증권사들도 시스템을 효율적으로 운영하기 위한 대책을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