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박조아 기자] 개인투자자들의 주식투자 열풍이 해외시장으로 확대됨에 따라 '서학개미'(해외주식에 직접투자하는 개인투자자)를 유입하기 위한 각 증권사들의 서비스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10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투자자의 해외주식 결제액은 총 1983억2234만 달러로 전년(409억8539만 달러) 대비 약 4배 가까이 증가했다. 해당 기간 매도금액은 892억9411만 달러, 매수금액은 1090억2823만 달러로 집계됐다.
해외주식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은 올해에도 지속됐다. 지난 9일 기준 국내투자자들의 해외주식 결제액은 총 539억6187만 달러를 기록했다. 매수금액은 298억1904만 달러로 전년 같은 기간(41억114만 달러) 대비 257억1790만 달러(627.04%) 증가한 수준이다. 매도 금액도 241억4283만 달러로 전년(32억6813만 달러) 대비 크게 늘어났다.
이처럼 국내투자자들이 해외 주식투자 시장에 눈을 돌린 것은 신종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영향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코로나19가 확산됨에 따라 글로벌 증시는 폭락했고, 이때를 기회로 판단한 개인투자자들은 해외 주식시장에 공격적으로 뛰어들었다.
해외 주식투자에 관심을 갖는 국내투자자들이 증가함에 따라 각 증권사들은 실시간 해외 주식 시세를 무료로 제공하는 등 투자자들을 유입하기 위한 서비스 경쟁에 나서고 있다. 그 동안 증권사들은 미국 주식을 비롯한 실시간 해외주식 시세를 유료로 제공해 왔다. 해당 서비스를 이용하지 않을 경우, 15~30분 지연된 시세를 확인하게 되기 때문에 매수·매도 타이밍을 잡기 어려웠다.
그러나 투자자들의 해외주식 거래량이 급증하면서 미래에셋대우, 삼성증권, KB증권, 키움증권 등 증권사들이 미국 주식 시세 서비스 무료제공에 나섰다. 대신증권은 전달 미국주식 거래가 있을 경우, 다음달에 미국주식 시세를 무료로 제공한다. 유진투자증권은 지난 1월 해외주식 거래를 최초로 신청한 고객을 대상으로 1년간 해당 서비스를 무료로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일부 증권사들은 신규고객 유치를 위해 환율우대, 해외주식수수료 인하 등 부가서비스를 내세우고 있다. 통상적으로 해외주식거래 수수료는 약 0.25%가 발생한다.
미래에셋대우는 신규고객을 대상으로 해외주식수수료율을 0.07%까지 낮추고, 오는 3월까지 환율 100% 우대 혜택을 제공한다. KB증권은 오는 28월까지 '해외주식 온라인수수료 0.07%'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 해외주식을 처음 거래하는 고객 중 이벤트 신청자에 한해 미국, 중국, 홍콩, 일본주식 거래시 온라인 수수료를 0.07%로 제공한다. KB증권은 환전수수료 없이 해외주식을 매매할 수 있는 '글로벌원마켓'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하이투자증권은 스마트폰 MTS와 PC 홈트레이딩시스템(HTS)에서 미국주식을 직접 매매할 수 있는 서비스를 8일 개시했다. 별도의 환전 절차 없이 원화를 증거금으로 미국 주식을 매매하고 익영업일에 자동 환전되는 원화 증거금 서비스를 제공해 거래의 편의성을 높였다. 또 미국거래소 정규거래시간 1시간 이전(한국시간 오후 10시~11시30분)부터 거래가 가능한 프리마켓(장전 거래) 서비스도 함께 제공한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해외주식시장에 뛰어드는 국내 투자자들이 증가함에 따라 투자자들을 유입하기 위한 증권사들의 서비스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며 "고객들은 익숙해진 MTS, HTS를 쉽게 변경하지 않기 때문에 시장이 확대될 때 초기 투자자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