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5개 그룹 중 '대표이사 회장' 타이틀 보유 총수 25곳
55개 그룹 중 '대표이사 회장' 타이틀 보유 총수 25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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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CXO '그룹 총수 현황 분석'···친인척 주식보유자 580명
그룹 총수 96%는 남성···'1953년생·고대 경영학' 출신 최다
사진=서울파이낸스 DB
사진=서울파이낸스 DB

[서울파이낸스 남궁영진 기자] 국내 55개 대기업 집단(그룹) 중 '대표이사 회장' 타이틀을 보유한 총수는 25곳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그룹 총수 친인척이 해당 그룹 계열사 주식을 보유한 인원은 580명에 육박했다. 

또, 총수 가운데 남성은 대다수인 53명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평균 연령은 60대에서 두드러졌고, 고려대 경영학과 학벌을 가진 총수가 가장 높은 비중을 점했다. 

기업분석 전문 한국CXO 연구소는 '국내 55개 대기업 집단 총수 현황 분석' 결과를 29일 발표했다. 조사 대상은 공정거래위원회가 지난해 5월 지정한 64개 공시대상 대기업 집단 중 자연인을 동일인으로 지정한 55곳이다. 공정위가 관리하는 '기업집단포털'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서 참고됐다. 

결과에 따르면 55명 중 '회장' 타이틀을 유지하고 있는 이는 39명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명예회장(7명), 부회장(2명), 이사회 의장(2명) 등 직함을 쓰고 있다. 이해진 네이버 창업자는 글로벌투자책임자(GIO)라는 명칭을 공식적으로 쓴다. 정몽준 현대중공업 대주주는 관련 계열사 임원을 따로 맡고 있지 않고, 아산재단 이사장 직함을 별도 보유 중이다.    

해당 그룹 계열사 중 한 곳에서라도 '대표이사'를 맡고 있는 총수는 27명으로 조사 대상(55명) 중 49%에 그쳤다. 대표이사이면서 회장 직위를 동시에 쓰고 있는 그룹 총수는 25명(45.5%)이었다. 각종 권한과 지위를 행사하면서도 법적 책임을 피해가려는 그룹 총수가 평균 두 명중 한 명 꼴인 셈이다. 

자료=한국CXO
자료=한국CXO

55명 총수를 경영 세대별로 분류해보면 창업 2세 경영자가 22명으로 가장 많았고, 창업 1세대 총수도 20명이었다. 3세 및 4세 경영자는 각각 11명, 2명으로 파악됐다. 

정몽구 현대자동차 명예회장, 신동빈롯데 회장, 조석래 효성 명예회장, 조양래 한국타이어 회장 등은 대표적인 창업 2세 총수들이다. 김범수 카카오 의장, 이해진 네이버 GIO, 김정주 넥슨 대표이사, 방준혁 넷마블 의장 등은 창업 1세대다. 이와 달리 LG 구광모 회장과 두산 박정원 회장은 창업 4세 총수에 속했다. 

이번 조사 대상 55개 그룹 집단 중 6촌 이내 혈족과 4촌 이내 인척을 포함한 총수의 친족등이 해당 그룹 계열사에서 주식을 보유한 인원은 모두 580명으로 집계됐다. 한 개 그룹당 평균 10명 정도의 친족들이 해당 그룹 계열사 주식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50곳이 넘는 그룹 중에서도 서정진 명예회장의 친족 중 52명이 셀트리온 그룹 계열사에서 주식을 보유했다. 조사 대상 588명의 그룹 총수 친인척의 9%에 해당될 정도로 상대적으로 많은 규모다. 이어 GS(41명), 두산(31명), LS(27명), 삼양(26명), KCC(23명) 그룹도 20명 이상 되는 친족들이 계열사 주식을 보유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반면 19개 그룹은 5명 미만이었다. 이 중 방준혁 넷마블 의장의 친인척은 누구도 해당 계열사 주식을 보유하지 않았다. 김남구 한국투자금융 회장 친족 중에서도 주식 보유자가 한 명도 없었다. 이랜드·장금장선(각 1명), 현대중공업·신세계·아모레퍼시픽·현대백화점·IMM인베스트먼트(각 2명) 그룹 등도 주식을 보유한 친족이 1~2명 정도에 불과했다. 

오일선 한국CXO연구소장은 "넷마블 등 최근 급성장 중인 IT 그룹들은 친족들이 유의미한 지분을 소유하고 있는 경우가 적고, 계열사에서 등기임원을 맡는 경우도 다른 그룹에 비해 현저히 낮다"며 "다른 전통 그룹들처럼 일률적으로 동일한 법을 적용하는 것이 시대 흐름에 부합되는지 면밀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중소기업 등을 보호하기 위한 규제 등은 여전히 필요하지만 급격하게 변화하는 경영 환경에 맞게 대기업 집단을 관리하는 기준들은 새롭게 재정비하는 것에 대한 사회적 논의를 심도 깊게 할 시기에 접어들었다"고 제언했다. 

55개 그룹 총수 중 남성은 전체의 96.4%에 달하는 53명에 달했다. 여성 총수는 이명희 신세계 회장과 장영신 애경 회장 등 2명에 불과했다. 국내 그룹이 장자(長子)와 아들 중심으로 경영 승계가 이뤄지다 보니, 여성이 그룹 수장까지 오를 여건이 녹록치 않다는 방증이라고 CXO 측은 분석했다.
 
55명 총수의 평균 연령은 67.9세로 파악됐다. 이중 60대가 21명으로 가장 많았고, 70대(13명)와 50대(10명), 80대(9명) 등이 뒤를 이었다. 조원태 한진 회장(47세), 구광모 LG회장(44세)은 40대 젊은 총수에 속했다. 

자료=한국CXO
자료=한국CXO

단일 출생년도로 보면, 1953년생이 6명으로 가장 많았다.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과 박성수 이랜드 회장, 우오현 SM(삼라마이다스) 회장 등이 69세 동갑내기 그룹 총수다. 1968년생은 4명으로, 그 다음으로 많았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김정주 넥슨 대표이사, 방준혁 넷마블 이사회 의장, 이우현 OCI 부회장 등이다. 

그룹 총수들이 나온 대학(학부기준)을 살펴보면 고려대가 13명으로 가장 많았고, 다음으로 서울대(11명), 연세대(4명), 건국대·한양대(각 2명) 순이었다. 전공은 경영학도 출신이 18명으로 최다였고, 경제학(8명), 건축공학(3명) 등도 뒤를 이었다.  

단일 학과별로는 '고려대 경영학과'가 그룹 총수의 최고 요람지로 꼽혔다. 55명 총수 중 10명 여기에 포함됐다. 허창수 GS건설 회장과 박현주 미래에셋 회장, 김윤 삼양 회장, 정몽원 한라 회장, 정몽진 KCC 회장, 두산 박정원 회장 등이 고려대 경영학과 선후배 동문 그룹 총수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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