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박시형 기자] 국내 배터리 제조사들이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과 전기차 시장 장악을 위한 '합종연횡'을 펼치고 있다. 완성차 업체들은 안정적인 고성능 배터리를 공급받고, 배터리사들은 투자부담을 낮출 수 있다.
21일 SK이노베이션은 포드와 배터리 합작법인(JV)인 '블루오벌SK(BlueOvalSK)' 설립을 공식화했다. 블루오벌SK는 총 6조원 가량이 투입돼 오는 2025년경부터 매년 전기 픽업트럭 60만대 분의 배터리(60GWh)를 생산하게 된다.
블루오발SK는 전기차 배터리 시장의 성장속도에 따라 생산 확대에 대한 검토도 계획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도 제너럴 모터스(GM)과 합작설립한 얼티엄 셀즈의 제2공장을 짓기로 했다고 지난달 밝혔다. 얼티엄셀즈는 오하이오주에 건설중인 35GWh 제1공장과 테네시주의 35GWh 제2공장을 통해 총 70GWh의 배터리를 GM에 공급하게 된다.
SK와 LG가 이미 미국 내 배터리 공장을 짓고 있거나 완공 후 배터리를 생산하는 중이었음에도 각각 포드, GM과 JV를 추가로 설립한 건 급성장이 예상되는 전기차 시장에서 뒤처지지 않기 위한 전략으로 볼 수 있다.
배터리 시장조사업체인 SNE리서치에 따르면 2025년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수요는 1257GWh에 이르지만 공급은 1097GWh 수준에 그친다.
최근 시스템 반도체 품귀현상으로 차량 생산이 차질을 빚는 것처럼 핵심 부품인 배터리가 모자라면 차량 생산이 중단될 수 있다. 이에 대비해 JV를 설립하고 우선적·안정적으로 배터리를 공급받겠다는 목적이다.
배터리 부족은 미국 뿐만 아니라 글로벌로 확산할 수 있는 문제다. 특히 배터리 기술이 단번에 따라잡기 어려운만큼 배터리-완성차 간 JV 설립이나 전략적 협업은 더 확산될 가능성이 높다.
실제 삼성SDI도 제2의 테슬라는 리비안에 배터리를 공급하기로 했고, 중국 CATL은 독일 다임러와 배터리 개발 등 협력하기로 했다. SK이노베이션과 폭스바겐의 JV 설립 소문도 수년째 계속 이어지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최근 1분기 실적 발표 당시 컨퍼런스콜에서 "글로벌 완성차 기업들이 역량 있는 배터리 업체와의 협력을 강화할 가능성이 높고, 이는 배터리 기업에게는 안정적인 배터리 판매처 확보와 투자 부담 경감으로 이어질 수 있어 오히려 사업의 기회로 판단하고 있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